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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형준 부활 찬가, KT 희망도 커진다 [프로야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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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형준 부활 찬가, KT 희망도 커진다 [프로야구]
  • 안호근 기자
  • 승인 2021.08.26 11: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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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소포모어 징크스. 2020 KBO리그(프로야구) 신인상의 주인공 소형준(20·KT 위즈)에게도 적용되는 이야기였다. 2년차를 맞아 롤러코스터를 타는 것만 같았던 그가 이젠 다시 안정기를 맞는 모양새다.

소형준은 25일 경기도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SSG 랜더스와 2021 신한은행 쏠(SOL) KBO리그 홈경기에 선발 등판, 6이닝 동안 4피안타 무사사구 5탈삼진 1실점(비자책) 호투했다.

팀이 7-1 대승을 거두며 소형준도 60일 만에 값진 승리(4승)를 추가했다. 더불어 안정감을 더하는 투구로 KT의 선두 질주에 큰 힘을 보탤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을 더해준 수확이었다.

KT 위즈 소형준이 25일 SSG 랜더스전 역투하고 있다. [사진=KT 위즈 제공]

 

지난해는 소형준과 KT에 잊지 못할 한 해였다. 2020년 KT에 1차 지명을 받고 입단한 그는 13승 6패 평균자책점(ERA) 3.86으로 맹활약했다. 2006년 류현진(토론토 블루제이스) 이후 14년 만에 고졸 신인 투수 10승 투수가 됐고 신인상 영예도 당연히 그의 차지였다.

소형준의 등장과 함께 KT도 날아올랐다. 정규리그 2위를 차지하며 창단 첫 가을야구에 나섰다. 소형준은 포스트시즌에서도 2경기 ERA 1.00으로 뛰어난 투구를 펼쳤다.

올 시즌 기대는 더욱 높았다. 팀의 확실한 에이스가 될 것이라는 것이 하나, 도쿄올림픽에서 메달을 목에 걸어 군 면제까지 누릴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뒤따랐다.

그러나 초반부터 예상을 빗나갔다. 소형준은 작년과 같은 공을 뿌리지 못했다. 제구도 흔들렸고 5월까지 9경기에서 1승 2패 ERA 5.82라는 초라한 성적을 냈다.

떨어진 구속이 뼈아팠다. 지난해 150㎞를 웃도는 속구를 바탕으로 타자들을 압도했지만 올해엔 패스트볼 위력이 크게 떨어졌다. 최고 시속도 140㎞ 중반대에서 맴돌았다. 결정구가 없다는 지적을 받았던 그였기에 속구 구속 저하는 더욱 치명적이었다.

소형준은 6이닝 비자책점 투구를 펼치며 60일 만에 승리를 추가했다. [사진=KT 위즈 제공]

 

지난 6월 중순 발표된 2020 도쿄올림픽 최종엔트리에도 소형준의 이름은 없었다. 김경문 대표팀 감독은 “소형준의 컨디션이 작년 같지 않다”며 아쉬움을 나타냈다.

이전까지 부진하긴 했으나 4경기 연속 5이닝 이상, 2실점 이하로 버텼고 특히 6월 치른 2경기에서는 12이닝 동안 무실점 행진을 이어갔고 6월 2승 ERA 0.75로 압도적인 성적을 내며 이달의 MVP로 뽑혀기에 더욱 아쉬운 결과였다. 

도쿄행 불발 충격 때문이었을까. 소형준은 7월 키움 히어로즈전에서 2⅓이닝 10실점(8자책)하며 크게 무너졌다.

전화위복. 오히려 더 단단해지는 계기가 됐다. 한 달 가량 주어진 올림픽 휴식기 동안 소형준은 지난해와 무엇이 달라졌는지, 좋았을 때 어떻게 던졌었는지를 복기했다. 결국 제구력이었다. 좌우를 적극적으로 공략하는 투구에서 해법을 찾았다.

후반기 첫 경기 3⅓이닝 4실점(2자책)으로 다소 헤매는 듯 했으나 지난 19일 LG 트윈스전에서 5이닝 6탈삼진 무실점하며 살아났다. 그리고 이날 완벽한 투구로 SSG 타선을 잠재웠다. 피안타 4개도 산발이었고 무엇보다 사사구를 허용하지 않은 게 고무적이었다. 올 시즌 첫 무사사구 경기였다.

지난해를 연상케하는 투구를 이어가는 소형준이 KT의 정규리그 우승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사진=KT 위즈 제공]

 

연합뉴스에 따르면 소형준은 경기 후 “오늘 사사구를 안 줘서 좋았다. 컷패스트볼과 속구가 좋을 때 결과가 좋았는데 예전에는 그 부분이 잘 안 됐지만 오늘은 잘 돼서 카운트 싸움을 유리하게 가져갈 수 있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6월보다도 오히려 상태가 좋다며 미소 짓기도 했다. 안 좋은 부분을 발견하고 확실히 개선해냈기 때문. 구속이 떨어졌음에도 위기를 극복해나가며 더욱 단단해지고 있다.

KT에 올 시즌은 매우 중요하다. 치열한 순위 경쟁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KT는 8월 줄곧 선두 자리를 지켜가고 있다. 2위 삼성 라이온즈와 승차는 3경기. 

안정감을 찾고 있는 소형준의 부활이 더욱 반가운 이유다. 팀 전체가 가을야구 경험이 적은 만큼 페넌트레이스를 1위로 마쳐 한국시리즈에 직행하는 게 절실하다. 지난해를 연상케 하는 소형준의 부활은 KT의 정규리그 1위 가능성을 한층 더 높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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