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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극장 대역전극, 이용규 '3색 쇼타임' 없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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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극장 대역전극, 이용규 '3색 쇼타임' 없었다면?
  • 민기홍 기자
  • 승인 2015.05.17 23: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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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포커스] 밀어치기 3루타-번트쇼-다이빙캐치, 대역전극 선봉장

[대전=스포츠Q 민기홍 기자] 3안타에 끝내기 밀어내기 볼넷을 기록한 강경학, 9회말 극적인 동점포를 쏘아올린 김경언, 2이닝을 무실점으로 틀어막고 승리를 거둔 권혁이 수훈갑이었다.

그러나 이용규(30)의 ‘쇼타임’이 없었다면 한화는 6점차 대역전극을 쓸 수 없었다. 한화는 17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2015 타이어뱅크 KBO리그 홈경기 넥센전에서 연장 10회 7-6 끝내기 승리를 거뒀다.

왜 지난해 한화가 이용규를 영입하는데 67억원을 쏟아 부었는지 알 수 있는 ‘진기명기 플레이’들이 쏟아졌다. 이용규가 엮어낸 명품 플레이에 한밭벌이 뜨겁게 달아올랐다.

시즌 10번째 매진사례를 이룬 '한화극장'에서 이용규의 쇼타임은 세 번이나 빛났다.

첫 번째 쇼는 안타. 0-6으로 뒤진 3회초 1사 1루, 이용규는 넥센 선발 라이언 피어밴드의 몸쪽 낮은 직구를 절묘한 배트컨트롤로 밀어쳐 좌익선상에 떨어뜨리는 장타를 뽑아냈다. 회전이 많이 걸린 덕에 좌익수 브래드 스나이더가 놓치며 1루 주자가 홈을 밟았다. 추격의 서막이었다.

▲ [대전=스포츠Q 최대성 기자] 지난해 이름값을 하지 못했던 이용규는 이번 시즌 최다안타 1위에 오르며 리그 최고 리드오프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두 번째 쇼는 번트였다. 4-6로 뒤진 8회말 1사 2루, 이용규는 이상민의 슬라이더에 1루로 향하며 유격수 방면으로 향하는 번트를 댔다. 전진하던 3루수 윤석민을 뚫었고 2루 베이스 커버를 하던 김하성을 역동작에 걸리게 하는 절묘한 내야안타였다. 5-6. 이것으로 한화는 대역전극을 연출할 준비를 마쳤다.

세 번째 쇼는 명품 수비였다. 김성근 감독은 이틀을 쉰 권혁을 9회초 올리며 승리를 향한 강한 의지를 나타냈다. 1사 주자 없는 상황, 고종욱이 3-2 풀카운트에서 권혁의 패스트볼을 받아쳐 안타성 타구를 만들어냈다. 좌중간으로 이동해 있던 이용규는 전력질주해 전진하더니 두 바퀴를 구르며 타구를 건져냈다. 그 ‘슈퍼캐치’에 1만3000 만원관중이 또 한번 달아올랐다. 빠른 주자 고종욱의 출루를 막은 것이라 더욱 의미가 컸다.

KIA에서 전성기를 보낸 이용규는 거액을 받고 팀을 옮겼지만 타고투저가 극에 달했던 지난해 타율 0.288, 12도루에 머무르며 이름값을 해내지 못했다. 게다가 어깨 부상으로 외야 수비에 나서지 못하고 지명타자 슬롯을 차지해 팀의 허술한 수비에 빌미를 제공했다.

▲ 한화는 17일 넥센전 연장 10회말 강경학(14번)의 밀어내기 볼넷으로 7-6 끝내기 승리가 확정되는 순간 이용규(왼쩍에서 세번째)가 더그아웃을 뛰쳐나오며 환호하고 있다.

올해는 다르다. 타율이 0.356에 달한다. 22경기 연속안타 행진, 5월 들어 15경기에서 무려 26안타를 몰아치고 있다. 57안타로 리그 최다안타 부문 선두이며 좋은 리드오프의 필수 조건인 출루율도 0.420대를 기록해 민병헌(두산)과 함께 수위를 다투고 있다.

김성근 감독은 경기 후 “어려운 경기를 했다. 선수들이 한점 한점 따라가 준 것과 투수들이 추가점수를 안준 것이 컸다”며 “승률 5할을 깨지 않기 위해 힘을 합쳐서 승리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0-6으로 뒤진 경기를 뒤집을 수 있게끔 동료들을 일깨운 주인공이 바로 이용규였다.

sportsfactory@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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