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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챔피언' 김세연-'최연소' 용현지, 우승자는 멘탈서 갈린다 [프로당구 LPB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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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챔피언' 김세연-'최연소' 용현지, 우승자는 멘탈서 갈린다 [프로당구 LPBA]
  • 안호근 기자
  • 승인 2021.09.20 21: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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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초대 월드챔피언십 우승자이자 디펜딩챔피언 김세연(26·휴온스 헬스케어 레전드). 이에 맞서는 상대는 최연소 우승을 노리는 용현지(20). 더 없는 한가위를 보내게 될 주인공은 누가 될까.

김세연과 용현지는 20일 경기도 고양시 소노캄 고양에서 열린 2021~2022 PBA 투어 2차전 TS샴푸 LPBA 챔피언십 4강에서 각각 최혜미(27)와 최지민(29)을 세트스코어 3-2(11-9 4-11 6-11 11-6 9-6), 3-1(10-11 11-5 11-10 11-5)로 꺾고 결승에 진출했다.

가장 강력한 우승후보 중 하나인 김세연과 새롭게 대권에 도전하는 용현지의 치열한 한판 승부가 21일 오후 9시 30분부터 펼쳐진다.

[사진=PBA 투어 제공]

 

김세연에게 TS샴푸 LPBA 챔피언십은 남다른 의미가 있는 대회다. 프로 원년인 2019~2020 첫 대회부터 준우승에 오르며 큰 주목을 받았던 김세연은 이후 내림세를 탔다.

그러던 중 커리어에 터닝포인트를 맞이할 수 있었던 게 지난해 추석에 열린 TS샴푸 대회였다. 당시 김세연은 여자부 최다인 3회 우승자 임정숙(SK렌터카 위너스)을 꺾고 LPBA 첫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이후 지난해 열린 왕중왕전 성격의 LPBA 월드챔피언십에서 김가영(신한금융투자 신한 알파스)을 꺾고 1억 원을 챙기며 가장 주목 받는 선수가 됐다.

올 시즌 첫 대회에서도 승승장구한 김세연은 4강에서 ‘캄보디아 당구 영웅’ 스롱 피아비(31·블루원리조트 엔젤스)에 패했다. 이번 대회 8강에서 다시 스롱을 만난 김세연은 세트스코어 2-0으로 완승을 거두고 4강에 올랐다.

최혜미를 상대로 어려운 승부를 펼쳤다. 첫 세트를 따냈으나 2,3세트를 최혜미에게 내줬다. 행운 섞인 결정적인 득점이 연이어 나오며 흔들리기도 했다. 경기 후 김세연은 “지는 줄 알았다”며 “4세트 키스가 나면서 들어간 뱅크샷 이후 (최)혜미 언니가 올라가는 흐름이라고 생각했다. 내가 우승할 때도 그런 샷들이 있었기에 힘들겠구나 싶었다”고 돌아봤다.

[사진=PBA 투어 제공]

 

그러나 소중한 기회가 왔고 흘려보내지 않았다. 최혜미가 갑작스럽게 크게 흔들렸다. 큰 경기 경험이 많은 김세연은 차근히 점수를 쌓아갔고 4세트 17이닝 만에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5세트에도 하이런은 없었지만 꾸준히 점수를 추가한 김세연이 최종 승자가 됐다.

김세연은 “2-1에서 한 세트만 따서 지더라도 마지막 세트에서 지자고 생각했다. 혜미 언니가 5전3선승제를 처음 쳐볼텐데 나는 월드챔피언십에서 4선승제도 경험해봤다”며 “길어진 경기 탓인지 혜미 언니의 연이은 실수가 나왔다. 평소라면 절대 놓치지 않을 배치에서 놓치더라. 마지막 세트에 갈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했다”고 끈질기게 따라붙은 뒤 승부를 뒤집을 수 있었던 비결을 설명했다.

반대편 대진 승자는 용현지. 조예은(19) 다음으로 LPBA에서 가장 어린 선수인 용현지는 아마추어 시절 대한당구연맹(KBF) 슈퍼컵과 제2회 아시아 3쿠션 여자 선수권 준우승 등 일찌감치 주목받은 신성이었다. 그러나 지난해 와일드카드로 출전했고 올 시즌 본격적으로 프로 무대에 뛰어든 뒤로 성적은 만족스럽지 못했다.

[사진=PBA 투어 제공]

 

이전까진 32강이 최고 성적이었다. 4전 5기. 5번째 도전에서 일을 냈다. 이전 대회 성적이 좋지 않아 PQ 라운드부터 시작했는데 이미 잔뼈가 굵은 차유람(웰뱅 피닉스), 여자부 최다 우승자 이미래(TS샴푸 히어로즈)와 한 조에서 경기하면서도 위축되지 않았다. 16강에선 백민주, 8강에서 최연주를 격파 후 최지민을 만났다.

시작은 좋지 않았다. 1세트 7-10 세트포인트에서 2연속 공타 끝에 고개를 숙인 용현지는 2세트를 가볍게 따내더니 3세트 역전승을 거두며 기세를 높여나가더니 4세트에서 승부를 마무리지었다.

“오늘도 정신이 없었지만 어제보단 조금 나았다. 좀 덜 정신이 없다. 결승 간 것만으로도 기쁘다”는 용현지는 “PQ 라운드부터 늘 똑같은 마음가짐으로 경기 전 연습과 루틴을 이어가며 ‘후회 없는 내 경기만 하면 된다’, ‘연습하던대로 하자’고 생각했다. 세트제에 가는 게 목표였는데 결승에 와서 얼떨떨하다. 우승할 것이라는 마음보다는 하던대로 하자는 생각”이라고 전했다.

남자친구이자 국내 아마 3쿠션 최강자 조명우(23)에 대한 이야기를 빼놓을 수 없었다. “(경기 후) 전화가 왔다”며 “항상 ‘잘하고 있다’. ‘기죽지 말라’고 말해준다. 부진했을 때 자존감도 떨어지고 실력적으로도 아쉬웠는데 늘 최고라고 말해준다”고 고마움을 감추지 못했다.

[사진=PBA 투어 제공]

 

든든한 존재 덕분인지 정신적으로도 많이 성숙해졌다. “멘탈이 스스로 느낄 정도로 정말 많이 좋아졌다. 실력이 올라가면 멘탈도 올라간다. 부담 없이, 연습해 온 루틴대로 칠 생각”이라며 “예전엔 중간에 차이가 많이 벌어지면 던진다는 생각도 있었는데 이젠 점수 차가 나도 ‘한큐에 치면 되는거지’라며 마음을 바꿨는데 그게 좋은 결과로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젠 마지막 한 경기. 지난해에 이어 다시 한 번 추석에 웃을 준비를 하고 있는 김세연은 절친한 사이인 김보미의 아버지이자 PBA 우승자 출신 김병호를 스승으로 삼고 있다. “경기 후 스승님과 만났다. 오늘도 힘든 경기를 이겨내고 잘했으니 내일은 너무 부담 갖지 말고 오늘처럼 즐기면서 하라고 하셨다. 즐겨볼 생각”이라고 여유를 보였다.

한 경기만 더 이기면 김예은(22)의 최연소 우승자 타이틀을 빼앗아 올 수 있는 용현지는 “세연 언니가 왕중왕전 우승자라 어려울 것이라 생각하지만 내 경기만 하자고 생각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이미 600만 원을 확보했으나 우승자에겐 3배 이상인 2000만 원이 주어진다. 거금의 주인공이 될 인물은 누구일까. 디펜딩챔피언 김세연의 관록과 최연소 우승 타이틀을 노리는 용현지의 패기 싸움이 결승전의 주인공을 가릴 중요한 변수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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