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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승호 콜업 벤투, 이강인은 왜? [축구국가대표팀 명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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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승호 콜업 벤투, 이강인은 왜? [축구국가대표팀 명단]
  • 안호근 기자
  • 승인 2021.09.27 14: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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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27명이나 뽑혔지만 특별히 새로운 인원은 없었다. 변화보다 안정을 추구하는 파울루 벤투(52)의 색깔이 잘 나타났다. 

특히나 2,3선에선 벤투 감독이 신뢰를 보이는 선수들이 예상대로 선택을 받았다. 그 중에서도 주목은 받는 건 오랜 만에 부름을 받은 백승호(24·전북 현대). 반면 이적 후 활발한 활약을 펼쳤음에도 외면을 받은 이강인(20·마요르카)이었다.

벤투 감독은 왜 백승호를 다시 불러들이고 이강인은 선택하지 않았을까.

10월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명단에서 전북 현대 백승호(왼쪽)와 마요르카 이강인의 희비가 엇갈렸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벤투 감독은 4-2-3-1 포메이션을 주로 활용한다. 객관적 전력에서 밀려 수비적으로 나서는 아시아 팀들을 상대로는 4-1-4-1 등 수비형 미드필더를 한 명만 세우기도 했다. 시리아(10월 7일, 홈)와 이란(10월 12일, 원정)을 상대해야 할 이번 대표팀. 수비형과 공격형 미드필더는 백업 포함 최소 2명씩 필요하다.

이달 초 열린 이라크, 레바논과 최종예선 1,2차전. 이라크전에선 4-2-3-1을 가동했는데 황인범(루빈 카잔)과 손준호(산둥 타이산)이 3선, 이재성(마인츠)가 2선 중앙에 섰다. 레바논전엔 조금 더 공격적으로 황인범만 포백 앞에 세우고 이재성과 이동경(울산 현대)을 공격적으로 배치했다.

백승호는 어떻게 활용할 계획이고 이강인은 왜 활용하기 까다롭다고 판단한 것일까.

◆ 김학범도 고민한 이강인 활용법, 벤투는 확신이 필요하다

당시 선발 기회를 잡은 황인범과 손준호, 이재성, 이동경을 제외하고 권창훈(53분), 남태희(45분), 주세종(1분)에겐 제한된 기회만이 돌아갔다. 누군가는 벤치에서 대기해야 하는 상황이고 더 많은 조합을 준비해야 하기에 멀티플레이어 기질이 요구됐다. 실제로 레바논전 결승골을 넣은 권창훈은 주로 활용되던 측면이 아닌 중앙에 투입돼 골을 만들어냈다.

이강인을 선발하지 않은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강인은 올 여름 마요르카 이적 후 최근 2경기 연속 선발로 나서 보다 활발히 공격을 지휘하며 인상적을 활약을 펼쳤는데 이날 명단에선 빠져 있었다.

이강인(왼쪽)은 새 팀 마요르카에 빠르게 적응하며 입지를 넓혀가고 있다. [사진=마요르카 공식 트위터 캡처]

 

벤투 감독은 27일 열린 10월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명단 발표 기자회견에서 “이강인이 최근 좋은 활약을 펼친 건 사실”이라면서도 “다른 선수들 또한 소속팀에서 좋은 경기력을 보였다. 몇몇은 많이 출전하지 않았지만 2개 이상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어 선발했다”고 밝혔다.

틀린 말은 아니다. 2020 도쿄 올림픽에 나선 이강인은 출전할 때마다 맹활약하며 4경기에서 3골을 넣었다. 그럼에도 선발로는 단 한 경기에만 나섰다.

상대적으로 수비력이 다소 아쉽고 활동량을 앞세워 공수에 적극적으로 가담하기보다는 뛰어난 센스를 바탕으로 공격에 힘을 싣는 스타일. 지난 시즌 발렌시아에서 측면 미드필더도 나섰으나 낯선 자리에서 특별한 활약을 펼치진 못했다.

이강인에겐 팀에 더 적응할 시간을 버는 것도 나쁘지 않은 선택이다. 다만 벤투 감독이 그런 이유로 이강인을 배려한 것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벤투의 재신임을 받기 위해선 소속팀에서 더 임팩트 있는 활약이 필요할 전망이다.

K리그 적응을 마친 백승호는 3경기 연속골 등으로 맹활약하며 벤투 감독의 선택을 받았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 살아난 백승호, 멀티성까지 증명

백승호가 발탁된 이유도 이와 궤를 같이 한다. 백승호는 공격형, 수비형 미드필더를 두루 소화할 수 있다. 올해 국내 복귀 후 컨디션을 찾는데 어려움이 있었으나 최근 날카로운 킥과 특유의 감각적인 플레이가 살아나며 K리그에서 주가를 높여가던 중이었다.

벤투 감독과 인연도 있다. 2019년 1월 아시안컵 이후 벤투호 핵심이던 기성용(FC서울)이 대표팀 은퇴를 선언한 뒤 벤투 감독은 ‘포스트 기성용’을 찾는데 혈안이 돼 있었다.

백승호에게서 가능성을 찾았다. 이란, 조지아와 연속 경기에서 수비형 미드필더로 나선 백승호는 빌드업 시발점 역할은 물론이고 우려를 자아냈던 수비 지원과 공수 조율에서도 합격점을 받았다.

그러나 이후 다름슈타트에서 큰 활약을 펼치지 못했고 올 여름 전북 유니폼을 입었다. 국내 복귀 후에도 폼을 끌어올리지 못해 벤투 감독의 눈에 들지 못했다.

최근 분위기가 반전됐다. 수비형 미드필더로 출전해 노련한 볼키핑과 배급은 물론이고 3경기 연속 골을 터뜨리며 팀의 상승세를 이끈 것.

벤투 감독은 백승호의 발탁과 이강인의 탈락의 이유로 멀티포지션 소화 능력을 꼽았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벤투 감독은 “백승호와는 부임 초기에 같이 했다”며 “기술적으로도 뛰어나고 미드필더로 두 포지션 이상 소화 가능한 선수”라고 호평했다.

특히 지난 25일 인천 유나이티드전에서 강력한 오른발 프리킥 골을 터뜨리며 데드볼 스페셜리스트로서 활용 가능성도 제시했다. 기존 주축 자원이던 황인범, 정우영(알 사드)과 주전 경쟁을 벌일 예정이다.

1승 1무(승점 4)로 이란(승점 6)에 이어 2위에 자리한 한국은 다음달 7일 시리아와 홈경기를 치르고 12일 이란 원정에 나선다. 조 2위까지 월드컵 본선 자격을 얻을 수 있기 때문에 시리아전 반드시 승리하고 이란전 최소 패하지 않아야 긍정적인 미래를 기약할 수 있다.

■ 10월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참가 명단(27명)

△ FW = 황의조(보르도) 조규성(상무)
△ MF = 정우영(알 사드) 백승호 송민규(이상 전북) 황인범(루빈 카잔) 이재성(마인츠) 이동경 이동준(울산) 권창훈(수원 삼성) 손흥민(토트넘) 황희찬(울버햄튼) 나상호(FC서울)
△ DF = 김영권(감바 오사카) 김민재(페네르바체) 박지수 정승현(상무) 권경원(성남) 이용 김진수(전북) 김태환 홍철(울산)
△ GK = 김승규(가시와) 구성윤(상무) 조현우(울산) 송범근(전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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