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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정완-이건희, 이랜드FC 실험에 피어난 꽃 [K리그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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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정완-이건희, 이랜드FC 실험에 피어난 꽃 [K리그2]
  • 김준철 명예기자
  • 승인 2021.10.05 0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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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스포츠Q(큐) 김준철 명예기자] 서울 이랜드FC 유정완(25)과 이건희(23) 재발견이었다. 올 시즌 많은 기회를 잡지 못한 두 선수가 실험적인 라인업에서 맹활약하며 존재 가치를 입증했다.

이랜드는 지난 2일 서울 잠실올림픽주경기장에서 열린 2021 하나원큐 K리그2(프로축구 2부) 32라운드 홈경기 경남FC전에서 1-1 무승부를 거뒀다. 전반 20분 유정완의 선제골로 리드를 잡았으나, 전반 종료 직전 윌리안에 동점골을 허용해 승점 1을 추가하는 데 그쳤다.

득점에 성공하고 기뻐하는 이랜드 유정완(왼쪽). [사진=서울이랜드FC 제공]
득점에 성공하고 기뻐하는 이랜드 유정완(왼쪽). [사진=서울이랜드FC 제공]

하위권 탈출이 급한 이랜드다. 지난 부산 아이파크전 패배로 사실상 승격 플레이오프(PO) 진출이 어려워졌다. 31라운드까지 승점 33을 기록, 4위 전남 드래곤즈와 12점 차다. 5경기를 남긴 시점 전부 승리한다고 하더라도 전남 전패를 기대하긴 쉽지 않다. 그래도 유종의 미를 바라본다. 최근 성적은 나쁘지 않다. 29라운드 부천FC전을 시작으로 4경기 2승 1무 1패로 준수한 결과를 따냈다.

반전을 노리는 이랜드의 목표는 승점을 최대한 많이 쌓는 것이다. 특히 이번 라운드 이후 전남, FC안양, 안산 그리너스, 충남 아산 등 원정경기가 이어진다. 남은 경기를 어떻게 치르냐에 따라 순위 변동은 물론 상대팀들의 PO 향방까지 관여하는 '고춧가루 부대'로 거듭날 수 있다.

많은 전문가들은 이랜드가 이번 경기에 힘을 크게 줄 것이라 예상했다. 한의권-김인성 측면 조합이 가공할만한 득점감각을 뽐내고 있고, 레안드로와 바비오, 베네가스 등 외국인선수들도 살아나고 있어 더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이날 정정용 이랜드 감독은 외인을 전원 선발에서 제외하고 이건희와 유정완을 택했다. 두 선수 모두 경기 감각 부재라는 불안요소가 있었다. 유정완은 직전 라운드 교체 출전해 골 맛을 보긴 했지만 올 시즌 선발로 꾸준히 나선 선수가 아니다. 심지어 이건희는 6월 27일 부산전 이후 14경기만의 첫 출전이었다.

경기 후 정 감독 말에서 의중을 읽을 수 있었다. 이랜드는 현재 리그 9위로 PO 진출이 힘들다. “뭐든지 목표 설정을 해야 한다. 4경기 모두 원정인데 최선을 다했으면 좋겠다. 못해본 실험을 하고 싶다. 젊은 선수, 기회를 받지 못한 선수들을 적극 활용하겠다. 오늘도 이건희가 100% 다해줬다. 훈련 때 열심히 하는 선수들을 유심히 볼 것이고, 나머지 경기에서 중점적으로 기용하겠다”며 그간 부족했던 로테이션과 다양한 전술 실험에 집중하겠단 의사를 내비쳤다.

최전방 공격수로 분전한 이랜드 이건희. [사진=서울이랜드FC 제공]
최전방 공격수로 분전한 이랜드 이건희. [사진=서울이랜드FC 제공]

그렇게 유정완과 이건희가 선발 기회를 잡게 됐다.

두 선수는 전반 초반 몸이 덜 풀린 듯 움직임이 아쉬웠다. 유정완이 버틴 중원에서 볼이 돌지 않아 3선에서 골키퍼 김경민에게 백패스를 건네는 일이 반복됐다. 이건희 역시 상대 센터백 사이에 묶여 움직임이 제한됐다.

그러나 이랜드는 전반 15분 이후 서서히 주도권을 잡았다. 경남이 미드필드진 운용에 스스로 발목이 묶이자 이랜드에 기회가 나기 시작했다. 두 선수도 서서히 경기력을 끌어올렸다.

유정완은 2선에서 전진 수비와 볼배급을 담당했다. 장기인 활동량이 빛났다. 윗선에서 활발히 뛰며 1차 압박을 가했고, 높은 위치에서 공을 뺏는데 성공했다. 또한 오프 더 볼 움직임으로 장윤호와 김선민이 원활히 전진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측면 조합과 짧은 패스 플레이도 날카로웠다.

전반 20분 유정완이 골맛을 봤다. 유정완부터 시작된 패턴 플레이가 잘 맞아떨어지며 선제골로 연결됐다. 유정완이 측면으로 공간을 열어줬고, 김인성이 박스 안으로 크로스를 올렸다. 혼전 상황에서 집중력을 잃지 않은 유정완이 이를 마무리했다.

선제골 이후에도 부지런히 움직였다. 빠르게 공수 전환함과 동시에 과감한 슛까지 적극적으로 시도했다. 그렇게 45분간 피치를 누빈 그는 후반 시작과 동시에 레안드로와 교체됐다. 이 경기를 중계한 해설진도 만약 윌리안 동점골이 전반에 들어가지 않았더라면 그가 조금 더 많은 시간을 부여받을 수 있었을 것이라 평가할 정도로 활약이 좋았다.

이건희는 최전방에서 싸웠다. 1998년생으로 아직 어리지만 187㎝ 큰 키가 장점인 선수다. 경기 전 정정용 감독은 “열심히 하는 선수다. 득점을 터뜨렸으면 좋겠다. 충분히 가능한 선수다. 상대 센터백 라인이 완벽하지 않은 부분이 있다. 제공권 면에서 많은 준비를 했다. 잘할 것이라 믿는다”며 신뢰를 보냈다.

정 감독 기대에 부응하듯 이건희는 적극적인 몸싸움으로 상대 중앙 수비를 흔들었다. 동료들에게 세컨드 볼 찬스를 만들어주는가 하면 직접 헤더로 득점을 노리는 장면도 눈에 띄었다. 유정완 선제골 역시 이건희가 페널티 박스 안에서 몸을 사리지 않고 경합해준 결과였다.

두 선수의 합도 좋았다. 유정완이 2선에서 공을 잡았을 때 이건희가 상대 센터백을 등진 채로 원투패스를 이어가거나, 한 박자 빠른 전진패스로 배후 공간을 노리는 패턴이 위협적이었다.

정 감독이 새로 설정한 목표인 ‘실험’ 속에서 기대 이상 활약을 보여준 유정완과 이건희다. 남은 4경기에서도 두 선수가 중용받는 모습을 기대할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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