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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시리아] 피파랭킹은 전부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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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시리아] 피파랭킹은 전부가 아니다
  • 김의겸 기자
  • 승인 2021.10.07 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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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김의겸 기자] 국제축구연맹(FIFA·피파)랭킹 격차는 제법 나지만 최근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의 월드컵 최종예선 여정을 돌아보면 이는 종이 한 장 차이 정도나 마찬가지인 듯하다. 객관적 전력에서 앞서는 게 분명하나 방심은 금물이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축구 대표팀은 7일 오후 8시 안산 와~스타디움에서 시리아와 2022 FIFA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A조 3차전 홈경기(tvN, 쿠팡플레이 생중계)를 치른다.

피파랭킹은 한국이 36위로 시리아(81위)보다 45계단 높다. 앞서 열린 2경기에서도 한국은 1승 1무(승점 4)를 거둬 이란(승점 6)에 이은 2위에 오른 반면 시리아는 1무 1패(승점 1)로 4위에 처져있다.

한국은 홈에서 열린 첫 2경기에서 제법 고전했다. 이란 테헤란 아자디 스타디움 포함 원정 5경기가 고스란히 남아있는 상황, 또 다시 안방에서 나서는 시리아전에서 승점 3을 획득하지 못할 경우 향후 일정이 험난해지는 것은 물론 '벤투호'를 향한 여론은 더 악화될 수밖에 없다. 시리아전이 중요한 이유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사우디 리그에서 잔뼈가 굵은 시리아의 베테랑 공격수 알 소마(사진)가 최전방에서 한국 골문을 노릴 것으로 예상된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시리아는 지난달 이란 원정에서 0-1로 졌지만 아시아 최강을 맞아 제법 인상적인 경기력을 보여줬다. 5백을 기반으로 수비에 무게를 뒀지만 효율적인 역습으로 대등히 맞섰다. 슛 개수 7-10으로 이란 골문을 위협했다. 좌우 윙백 칼레드 케르다질(티슈린SC)과 압둘 라흐만 우에즈(OFI FC)의 전략적 역할이 눈에 띄었다.

이어진 아랍에미리트연합(UAE)전에선 좀 더 공격적인 4백을 꾸렸는데, 한국 원정에선 이란전과 마찬가지로 수비에 보다 힘을 쓸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으로 시리아 화력도 무시할 수 없다. 네덜란드에서 뛰고 있는 모하메드 오스만(스파르타 로테르담), 그리스에서 좋은 활약을 보여주고 있는 아이아스 오스만(이오니코스)이 비자 문제로 동행하지 못했다. 유럽파 미드필더 2명이 빠졌지만 제법 경쟁력 있는 스쿼드를 갖췄다는 평가다.

9월 부상으로 결장했던 정신적 지주 오마르 알 소마(알 아흘리)가 합류했다. 사우디아라비아 리그에서 3차례 득점왕을 차지한 키 192㎝ 장신 골잡이다. AFC도 "알 소마의 복귀로 2017년 AFC 올해의 선수로 선정된 오마르 크리빈(알 와다)과 파트너십이 기대된다"고 주목했다. 지난 시즌 루마니아에서 활약한 2선 공격수 마흐무드 알 마와스(알 쇼르타)도 경계해야 한다.

니자르 마흐루스 시리아 감독은 6일 사전 기자회견에서 "한국은 강한 팀이지만, 우리도 수준 높은 선수들을 많이 보유한 만큼 승리한다는 각오"라며 "한국의 좋은 선수들을 막고자 잘 준비했다"고 밝혔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니자르 마흐루스 감독은 유럽에서 뛰고 있는 미드필더가 2명 빠졌음에도 자신감을 나타냈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마흐루스 감독은 유럽에서 뛰고 있는 두 오스만의 결장에 대해 "한국 영사관에서 비자가 필요하다는 통보를 미리 받지 못했다. 한국 측에 책임이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그들을 대체할 선수들이 있지만 행정상 문제로 두 선수가 오지 못한 건 안타깝다"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두 선수는 각각 독일과 네덜란드 이중국적을 갖고 있다. 대한축구협회(KFA)는 "두 선수가 비자와 격리 면제서가 발급된 시리아 여권이 아닌 독일, 네덜란드 여권을 들고 비행기에 탑승하려 했고, 그 여권엔 비자와 격리 면제서가 발급돼 있지 않았기에 탑승이 거절됐다. 절차상 문제는 없다"고 반박했다.

시리아 중원에서 경계해야 할 선수는 카멜 흐메샤(티슈린)다. 힘을 앞세우는 팀 컬러를 갖춘 시리아 미드필드 지역에 세밀함을 불어넣는 테크니션이다. 앞선 2경기 모두 선발로 중앙을 지켰다. 공을 간수하고 전방으로 배급하는 역할이니 한국으로 치면 황인범(루빈 카잔)과 플레이스타일이나 임무가 흡사하다.

최근 전적도 시리아가 쉽지 않은 상대임을 말해준다. 역대 상대전적은 4승 3무 1패로 한국이 우위다. 지난 러시아 월드컵 최종예선에서도 같은 조에 편성됐는데, 당시엔 1승 1무를 거뒀다. 원정에서 득점 없이 비겼고, 홈에선 센터백 홍정호(전북 현대)가 코너킥을 통해 득점하면서 1-0으로 겨우 이겼다. 한국은 조 2위로 월드컵에 직행했고, 시리아는 3위로 B조 3위 호주와 대륙별 플레이오프(PO)에 나서 패하면서 본선 티켓 획득이 좌절됐다.

플랜 B 부재, 소통 부족 등으로 비판받고 있는 벤투 감독 입장에선 힘겨운 이란 원정 앞서 시리아전 승리가 절실하다. 쉽지 않은 상대 시리아를 잡고 분위기를 바꿀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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