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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트 둘 대한항공-레오 잡은 현대캐피탈, 초장부터 파격 [남자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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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트 둘 대한항공-레오 잡은 현대캐피탈, 초장부터 파격 [남자배구]
  • 김의겸 기자
  • 승인 2021.10.19 1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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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김의겸 기자] 예상대로 거를 타선이 없다. 남자배구가 초장부터 이변으로 시작했다. 국가대표팀 에이스 없이 뛴 인천 대한항공과 외국인선수를 부상으로 잃은 천안 현대캐피탈이 나란히 우승후보를 잡고 기분 좋게 출발했다.

지난 시즌 통합우승을 차지한 대한항공은 지난 16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2020~2021 프로배구 도드람 V리그 남자부 개막전에서 서울 우리카드를 세트스코어 3-1로 따돌렸다.

사실 경기 전에는 국내 최고의 윙 스파이커(레프트) 정지석이 데이트 폭력 및 불법 촬영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고 모든 팀 훈련에서 제외된 상황이라 대한항공의 열세가 점쳐졌다.

2020~2021시즌 정규리그 2위에 오르고, 챔피언결정전에서도 2승 3패로 아쉽게 패한 우리카드는 지난 시즌 함께한 외인 알렉스(포르투갈)까지 기존 전력을 그대로 유지해 유력한 대권 후보로 꼽힌다. 더군다나 지난 8월 한국배구연맹(KOVO)컵에서 우승했고, 개막 미디어데이에서도 다수 사령탑의 집중 견제를 받았다.

[사진=KOVO 제공]
곽승석(오른쪽 첫 번째)이 있어 대한항공은 라이트 링컨(오른쪽 두 번째)과 임동혁을 모두 기용할 수 있었다. [사진=KOVO 제공]
토미 틸리카이넨 대한항공 감독의 승부수가 적중했다. [사진=KOVO 제공]
토미 틸리카이넨 대한항공 감독의 승부수가 적중했다. [사진=KOVO 제공]

하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결과는 달랐다. 토미 틸리카이넨(핀란드) 신임 대한항공 감독의 승부수가 적중했다.

대한항공은 아포짓 스파이커(라이트) 링컨과 임동혁을 동시에 기용, 또 다른 국가대표 레프트 곽승석이 수비 부담을 짊어지는 파격 라인업을 들고 나왔다. 임동혁은 지난 시즌 대한항공이 부상으로 부진한 외인 비예나(스페인)와 계약을 해지한 뒤 요스바니(쿠바)가 합류하기 전까지 공백기 때 그 자리를 대신하며 맹활약한 차세대 라이트다. 

통상 레프트 2명이 리베로를 도와 리시브 라인을 구축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링컨과 임동혁을 동시에 출전시킬 거라 예상한 이는 전무했다고 봐도 무방하다. 뛰어난 수비력을 갖춘 곽승석이 있어 가능한 전술이었다. 곽승석은 리베로 오은렬과 리시브에 집중하며 두 공격수의 부담을 덜어줬다. 공격에선 4점에 그쳤지만 리시브효율 44.84%, 디그 11회로 양 팀 통틀어 수비에서 가장 번뜩였다. 

외인 드래프트 후순위였고, 연습경기에서도 위력이 살아나지 않았던 링컨은 실전에선 날아오르며 우려를 불식시켰다. V리그 데뷔전에서 무려 70.58%의 공격성공률로 31점을 생산했다. 블로킹 4개, 서브에이스 3개를 곁들이며 트리플크라운(서브·블로킹·후위공격 득점 각 3개 이상)도 작성했다. 임동혁도 19점으로 뒤를 받친 덕에 우리카드 알렉스(26점), 나경복(17점)과 화력 싸움에서 판정승을 거뒀다.

개막 앞서 만난 틸리카이넨 감독은 "정지석 유무와 상관 없이 우리만의 배구가 가능하다. 팀 스포츠에서 한 명에 포커스를 맞추는 것은 좋지 않다"며 의연함을 드러냈는데, 개막전부터 결과로 입증했다. 주장 한선수(36)보다 어린 지도자 틸리카이넨(34) 감독이 리그 첫 경기부터 강렬한 임팩트틀 남겼다.

[사진=KOVO 제공]
7시즌 만에 돌아온 OK금융그룹 레오는 변함 없는 기량을 과시했다. [사진=KOVO 제공]
[사진=KOVO 제공]
외인 공격수가 부상으로 이탈한 현대캐피탈은 문성민(왼쪽 두 번째)과 허수봉(등번호 7)을 앞세워 이변을 연출했다. [사진=KOVO 제공]

이튿날인 17일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도 이변이 발생했다. 외인 없이 경기한 현대캐피탈이 7시즌 만에 V리그로 귀환한 '킹' 레오(쿠바)를 보유한 안산 OK금융그룹을 3-1 격파한 것이다.

현대캐피탈은 발목을 다친 보이다르 뷰세비치(세르비아)와 계약을 해지하고 대체자로 로날드 히메네즈(콜롬비아)를 영입했지만 히메네즈마저 이달 초 대퇴직근 힘줄이 파열돼 3라운드까지 출전이 어려울 전망이다. 결국 히메네즈 없이 전반기를 보내야 해 먹구름이 드리웠다. 개막전 결과가 놀라운 배경이다.

과거 2012~2013시즌부터 3시즌 연속 정규리그 득점왕과 최우수선수(MVP)를 휩쓴 레오를 앞세운 OK금융그룹의 우세가 예상됐다. 레오는 35점(공격성공률 56.14%)을 퍼부으며 제 몫을 했지만 현대캐피탈 국내 선수들의 조직력이 한 수 위였다. 국내 라이트 계보를 잇는 문성민과 허수봉이 각각 18, 25점으로 맞섰다. 미들 블로커(센터) 최민호가 12점을 보태면서 삼각편대를 구축했다.

남자배구는 지난 시즌 수원 한국전력이 대형 트레이드로 전력을 끌어올리면서 총 5개 팀이 봄 배구 경쟁에 가담해 흥미를 자아냈다. 중상위권이던 3위 의정부 KB손해보험과 4위 OK금융그룹, 5위 한국전력까지 모두 지난 시즌보다 전력이 강해졌다는 평가다. 리빌딩에 집중하며 하위권에 머문 두 명가 현대캐피탈과 대전 삼성화재가 도약을 다짐하고 있으니 올 시즌 판도는 더 예측하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인기 및 화제성에서 여자배구에 추월당한 남자배구가 새 시즌 개막 주간부터 치열한 순위싸움을 예고해 기대감이 조성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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