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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병호 클래스! 키움이 품는 마지막 기적 [프로야구 순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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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병호 클래스! 키움이 품는 마지막 기적 [프로야구 순위]
  • 안호근 기자
  • 승인 2021.10.29 21: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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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척=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시즌 내내 실망만 가득했지만 팀이 가장 필요로 하는 순간 한 방으로 제 몫을 했다. 박병호(35·키움 히어로즈)는 큰 경기에서 왜 베테랑이 무서운 지 보여줬다.

박병호는 29일 서울시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KT 위즈와 2021 신한은행 SOL(쏠) KBO리그(프로야구) 홈경기에서 1회말 팀이 0-1로 뒤진 2사 만루 2타점 2루타를 날리며 팀에 4-2 승리를 안겼다.

남은 2경기 모두 승리를 거둬야만 가을야구 희망을 꿈꿀 수 있는 키움. 박병호의 결정적인 한 방이 팀에 가을의 꿈을 이어갈 수 있게 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을 대표하는 거포지만 최근 경기력을 기대 이하였다. 2018년 국내 복귀 후 43홈런, 이듬해 33홈런을 때려낸 박병호는 지난해 21홈런, 타율은 0.223까지 떨어졌다. OPS(출루율+장타율)도 0.782로 떨어지며 평범한 타자가 됐다. 그에 대한 높은 기대치를 고려하면 극도로 실망스러운 성적이었다.

올 시즌이라고 상황이 나아지지 않았다. 타율 0.229 20홈런 74타점. 그나마 다행인 건 9월 이후 타율 0.250 8홈런으로 나아지는 면모를 보여줬다는 것.

키움은 68승 67패 7무로 4위 두산 베어스와 1.5경기, 5위 SSG 랜더스와 1경기 뒤에 머문 6위. 정규리그 마무리를 2경기 앞두고 이날 선두 KT를 반드시 잡아내야만 했다. 2경기를 모두 이기고 두산 혹은 SSG 중 한 팀 이상이 승리를 거두지 못해야만 가을야구에 나설 수 있었다.

우선은 KT를 잡아내는 게 급선무. 1회초 선발 투수 한현희가 강백호와 유한준에게 일격을 맞고 선취점을 내줬다. 그러나 절박한 키움도 물러서지 않았다. 2사에서 이정후가 좌전안타를 날렸고 윌 크레익이 연속 안타로 출루했다. 오드리사머 데스파이네가 흔들렸다. 폭투를 범했다. 1루가 비었고 송성문과 어려운 승부 끝에 볼넷을 내줬다.

[사진=연합뉴스]

 

2사 만루. 박병호에 대해선 기대반 우려반이었다. 여전한 그에 대한 기대감과 그 옆으로 실망스러움만 안겨줬던 지난날이 스쳐갔다. 

박병호는 데스파이네의 시속 153㎞ 빠른공을 받아쳤다. 타구는 좌익선상을 타고 흘렀고 주자 2명이 홈을 밟아 승부가 다시 뒤집어졌다. 박병호 효과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자신만만했던 속구가 통타를 당하자 데스파이네는 급격히 흔들렸다. 전병우에게 몸에 맞는 공을 허용했고 폭투로 한 점을 더 내줬다. 박동원에게 던진 속구도 안타로 이어지며 실점은 4까지 늘었다.

이후 박병호는 잠잠했다. 3회엔 삼진, 5회엔 투수 땅볼. 8회엔 다시 삼진. 그러나 한 방이면 충분했다. 한현희가 6이닝 2실점하며 잘 버텼고 김재웅, 김태훈, 조상우가 연달아 호투하며 KT 타선을 잠재웠다.

박병호의 한 방과 투수진의 릴레이 호투로 키움은 이날 쉬어간 SSG와 승차를 0.5경기로 좁혔다. 30일 키움은 KIA 타이거즈, SSG는 KT를 만난다. 키움의 선택은 안우진. 올 시즌 KIA전 2경기 1승 1패 평균자책점(ERA) 2.45로 잘 던졌다. 창단 첫 페넌트레이스 우승을 위해 반드시 승리가 필요한 KT는 SSG전 소형준을 내보낸다. SSG전 4경기 2승 ERA 1.46으로 극강 모드를 과시했다.

키움의 절박함이 가을의 기적으로 이어질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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