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Q(큐) 김의겸 기자] '황선홍호' 한국 23세 이하(U-23) 축구 국가대표팀이 닻을 올렸다.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아시안컵 디펜딩챔프에게 예선은 결과보다 내용이 중요한 무대였다.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으라고 했던가.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이 열리는 내년 23세가 되는 1999년생 위주로 팀을 재편 중인 가운데 새 얼굴들이 황선홍 신임 감독 눈도장을 받았다.
한국 U-23 축구 대표팀은 지난달 31일(한국시간) 싱가포르 잘란 베사르 스타디움에서 열린 대회 예선 H조 3차전에서 싱가포르를 5-1로 눌렀다. 박정인(부산 아이파크)이 멀티골을 작렬했고, 김찬(충남 아산)과 조상준(수원FC), 최준(부산)이 한 골씩 보탰다.
앞서 필리핀을 3-0, 동티모르를 6-0으로 제압했으니 3경기 동안 14골을 넣는 압도적인 전력 차로 내년 6월 우즈베키스탄에서 열리는 본선에 진출했다.
김학범 전임 감독 휘하 2020년 태국 대회에서 우승한 한국은 2연패를 노린다. 항저우 아시안게임 직전 전력을 가늠할 수 있는 무대가 될 전망이다.
원래 U-23 대회인 2020 도쿄 올림픽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1년 미뤄지면서 해당 연령대 선수들의 불이익을 막고자 연령제한을 1년 높여 진행했다. 그 결과 24세 선수들이 주축으로 참가하게 됐다.
이동경, 이동준, 원두재(이상 울산 현대)를 비롯해 정태욱, 정승원(이상 대구FC), 김동현(강원FC), 송범근, 이유현(이상 전북 현대) 등 1997년생이 핵심이었다. 이제 김진야(FC서울) 1998년생 선수들까지 팀을 떠나고, 송민규(전북), 엄원상(광주FC), 조영욱(서울), 오세훈(울산) 등 1999년생이 맏형 라인에 이름을 올리게 된다.
황선홍 감독은 이번 U-23 아시안컵 예선과 앞서 진행한 소집훈련을 통해 그동안 U-23 대표팀에서 기회를 거의 얻을 수 없었던 1999년생부터 2000년대생까지 어린 선수들을 폭 넓게 점검했다.
이번 대회 2000년생 박정인은 동티모르전 해트트릭 포함 3경기 연속골(6골)을 터트리며 황 감독에게 존재감을 어필했다. 2년 전 같은 대회에선 이동경이 6골로 두각을 나타낸 바 있다.
또 눈길을 끈 건 2019년 U-20 월드컵 준우승을 합작한 주역들이 요소요소 포진했다는 점이다. 이날 고재현(서울 이랜드FC)이 중원에 섰고, 이규혁(아산)과 김주성(김천 상무), 최준은 포백을 구성했다. 이광연(강원)은 골문을 지켰다. 김세윤(대전 하나시티즌)은 후반 교체 투입됐다. 고재현, 이규혁, 최준, 이광연은 전 경기 선발로 뛰었고, 최준은 도합 2골을 기록했다.
K리그1(프로축구 1부)에서도 주전으로 뛰고 있는 엄원상, 오세훈, 조영욱 등 이미 실력이 검증된 자원은 K리그1 순위싸움이 한창인 상황이라 이번 대회 굳이 부르지 않았다. 2001년생으로 U-20 월드컵 골든볼(최우수선수)을 수상한 뒤 도쿄 올림픽에도 출전한 이강인, U-20 월드컵 멤버는 아니나 1999년생으로 A대표팀에 안착한 송민규, 분데스리가에서 활약 중인 정우영(프라이부르크) 역시 공격의 핵이 될 선수들이다.
이번 대회를 통해 U-20 월드컵 준우승을 이끈 세대가 다음 레벨인 U-23 대표팀에서 선배들의 바통을 이어받을 것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 더불어 내년 U-23 챔피언십까지 치열한 경쟁도 예고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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