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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셋 꿈 키움, 두산 포비아 넘을까? [프로야구 포스트시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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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셋 꿈 키움, 두산 포비아 넘을까? [프로야구 포스트시즌]
  • 안호근 기자
  • 승인 2021.11.02 1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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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또 한 번 악몽이 재현되는 듯 했다. 가을야구에서 두산 베어스만 만나면 약해졌던 키움 히어로즈이기에 더욱 불길했다. 그러나 키움 또한 충분한 경험이 있었다. 이번만큼은 다를 수 있을까.

홍원기 감독이 이끄는 키움은 1일 서울시 송파구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과 2021 신한은행 SOL(쏠) KBO(프로야구) 와일드카드(WC) 결정 1차전에서 7-4로 이겼다.

두산 앞에서 한 없이 작아졌던 키움의 가을. 이번엔 새로운 역사에 도전한다.

[잠실=스포츠Q 손힘찬 기자] 키움 히어로즈 선수단이 1일 두산 베어스와  2021 신한은행 SOL KBO WC 결정 1차전에서 승리를 거두고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정규리그 막판까지 6위에 머물던 키움. 최종전에서 SSG 랜더스와 운명이 맞바뀌며 가까스로 나서게 된 가을야구. WC 결정전은 익숙했으나 상대가 두산이라는 점이 불안감을 키웠다.

키움의 가을 역사에 두산은 무섭거나 혹은 얄미운 상대로 기억된다. 긴 암흑기를 끝내고 처음 가을야구에 나선 2013년. 3위로 준플레이오프(준PO)에 나선 넥센(키움 전신)은 안방에서 2경기를 모두 챙기며 기세를 올렸다.

그러나 두산의 저력은 무서웠다. 3,4차전을 내줬고 다시 홈에서 열린 5차전 9회말 박병호의 극적인 동점 스리런포로 연장으로 향했지만 결국 고개를 숙여야만 했다. 2015년에도 두산을 준PO에서 만났고 연장 혈투 끝에 1차전을 내준 뒤 1승 3패로 다시 한 번 고개를 숙였다.

2019년 한국시리즈는 더 가슴 아픈 기억. 키움은 두 번째 나선 한국시리즈에서 다시 두산과 조우했다. 매 경기 치열한 접전이 펼쳐졌으나 한 끗 차이로 4연패. 남의 집 잔치에 들러리가 돼야 했다.

이번엔 달랐다. 올 시즌 두산전 2경기에서 1패 평균자책점(ERA) 2.84로 잘 던졌던 안우진을 내보냈다. 안우진의 공은 무시무시했다. 

[잠실=스포츠Q 손힘찬 기자] 안우진은 위력투를 펼치며 두산 타자들을 꽁꽁 묶었다.

 

4회까지 삼진 6개를 잡아내며 퍼펙트 피칭을 펼쳤다. 150㎞ 중반대 빠른 공에 두산 타자들은 좀처럼 타이밍을 맞추지 못했다. 5회 1,3루 위기에서도 박계범을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난공불락.

2-0으로 앞서가던 7회가 아쉬웠다. 첫 타자 김재환에게 볼넷을 내주더니 연속 안타를 맞고 동점을 내준 뒤 김태훈에게 공을 넘겼다.

두산은 역시 만만치 않았다. 8회 2점을 추가하며 달아났지만 곧바로 김재환이 투런포를 쏘아올리며 다시 따라왔다.

4-4에서 맞은 9회초 키움의 공격. 허무하게 2아웃이 되며 연장 승부 혹은 끝내기 패배에 대한 불안감이 커져갔다. 그러나 경험 많은 주축들의 활약이 빛났다. 이용규와 김혜성이 노련하게 볼넷으로 걸어나갔고 이정후가 주자 2명을 불러들이는 2타점 결승타를 날렸다. 시즌 내내 부진하던 박병호까지 쐐기 타점을 올렸다.

마지막까지 안심할 수는 없었다. 클로저 조상우가 1사 만루에 몰린 것. 40구를 넘게 던지며 진땀 승부를 펼쳤다. 흔들릴지언정 무너지진 않았다. 정수빈과 호세 미구엘 페르난데스를 내야 플라이와 3루수 땅볼로 잡아내며 경기를 마무리했다.

[잠실=스포츠Q 손힘찬 기자] 타격왕 이정후는 가장 결정적인 순간 2타점 적시타를 터뜨리며 두산의 반격을 잠재웠다.

 

키움은 사상 첫 WC 업셋에 도전한다. 와일드카드 결정전 첫 업셋도 노린다. 2015년 시작한 와일드카드 결정전의 승리팀은 늘 4위팀이었다. 역대 6차례 중 키움은 세 차례나 나섰는데 상위팀이었을 땐 두 번 다 준PO에 진출했고 5위팀으로 나선 지난해엔 LG 트윈스에 연장 13회 접전 끝에 패하며 고개를 숙였다.

선발 대결은 정찬헌과 김민규. 정찬헌은 올 시즌 키움 유니폼을 입고 선발로 활약하며 9승 5패 ERA 4.01을 기록했다. 커리어하이 시즌. 두산전 2경기 2승 ERA 0.82로 극강의 면모를 보였다.

반면 김민규는 올 시즌 2승 3패 ERA 6.07. 외국인 투수 2명이 모두 부상으로 이탈한 두산의 투수 고민이 얼마나 심각한지 보여주는 대목. 그나마 기대를 걸어볼 만한 건 올 시즌 키움전 2경기 1승 1패 ERA 2.45로 잘 던졌다는 것이다. 또 지난해 PO와 한국시리즈에서 깜짝 호투를 펼쳤던 경험도 있다는 부분에 작은 희망을 거는 두산이다.

다만 분위기는 키움쪽에 훨씬 기울어 보이는 게 사실. 1차전에서 핵심 타자들이 대부분 안타를 맛봤고 특히 시즌 내내 박병호가 멀티히트를 기록한 점은 고무적이었다. 반면 상대 수비에선 실책성 플레이가 속출했다.

과연 키움이 ‘두산 포비아’를 극복하고 프로야구에 새 역사를 써낼 수 있을까. 2차전은 2일 오후 6시 30분부터 잠실구장에서 펼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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