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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윌리엄스 감독의 실패, 외인 사령탑 능사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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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윌리엄스 감독의 실패, 외인 사령탑 능사 아니다
  • 김의겸 기자
  • 승인 2021.11.02 1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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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김의겸 기자] 2021 KBO리그(프로야구) 정규시즌 종료 이후 처음으로 지도부 교체 소식이 들려왔다. 10개 구단 중 9위로 마친 KIA(기아) 타이거즈 감독이 경질됐고, 사·단장은 동반 사퇴했다.

KIA는 1일 "맷 윌리엄스(56) 감독과 상호 합의를 통해 계약을 해지했다"며 "올 시즌 성적 부진에 책임지고 팀 분위기를 쇄신하기 위한 차원"이라고 밝혔다. 이화원 대표이사, 조계현 단장도 옷을 벗었다. 김종국 수석코치가 오는 4일부터 시작되는 마무리 훈련을 지휘한다.

잔여 계약기간은 1년. 윌리엄스 KIA 전 감독은 KBO리그 지도자 중 가장 화려한 현역 시절을 보냈지만 감독으로서는 계약기간을 모두 채우지 못한 채 성적 부진에 책임지고 불명예스럽게 물러나게 됐다. 

윌리엄스 전 감독은 KBO리그 역대 세 번째 외국인 사령탑이다. KIA는 지난해 73승 71패로 6위에 그쳤고, 올해는 58승 10무 76패로 9위로 추락했다. 윌리엄스 감독은 에이스 양현종의 미국 진출과 외국인선수 이탈 등 전력 약화를 극복하지 못했다. 역대 외국인 사령탑 중 2년 연속 '5강' 진입에 실패한 이는 윌리엄스 전 감독뿐이다.

맷 윌리엄스 감독이 KIA에서 2시즌 동안 부진한 끝에 계약기간을 채우지 못하고 물러나게 됐다. [사진=스포츠Q(큐) DB]
맷 윌리엄스 감독이 KIA에서 2시즌 동안 부진한 끝에 계약기간을 채우지 못하고 물러나게 됐다. [사진=스포츠Q(큐) DB]

윌리엄스 전 감독은 선수 때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에서 17년 뛰며 1866경기에 출장, 타율 0.268 378홈런 1218타점을 올렸다. 5차례 MLB 올스타에 뽑혔고, 4차례 골드글러브와 실버슬러거를 수상했다. 2001년 애리조나가 월드시리즈(WS) 우승을 차지할 때 4번타자로 활약한 스타플레이어였다.

지도자가 된 후 2014년부터 워싱턴 내셔널스를 2시즌 이끌었다. 2014년 내셔널리그(NL) 올해의 감독상을 받으며 지도력도 인정받았다.

한국에 오기 전 이력만 놓고 보면 윌리엄스 감독 앞서 먼저 KBO리그를 경험한 제리 로이스터 전 롯데 자이언츠 감독, 트레이 힐만 전 SK 와이번스(현 SSG 랜더스) 감독과 비교가 안 된다. 로이스터 감독과 힐만 감독은 현역 시절 이름을 날린 선수는 아니었다. 로이스터 감독은 빅리그에서 16년 동안 타율 0.249 40홈런 352타점, 힐만 감독은 162경기 타율 0.179에 그쳤다.

하지만 감독으로서 KBO리그에서 남긴 성적표는 현역 시절 업적과 비례하지 않았다.

KBO리그 최초의 외국인 사령탑으로 부임한 로이스터 전 감독은 2008시즌부터 3년 동안 롯데를 이끌었다. 2000년대 들어 한 번도 가을야구를 경험하지 못했던 롯데는 2008년 정규시즌 3위로 마치며 8년 만에 포스트시즌 무대를 밟았다. 롯데는 로이스터 전 감독 체제에서 3년 내내 가을에도 야구를 했다. 당시 '로이스터 신드롬'이란 말이 생길 만큼 부산 지역에서 롯데 팬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얻었다.

힐만 전 감독은 KBO리그 최초로 한국시리즈(KS)에서 우승한 외국인 지도자로 기억된다. 2017년 지휘봉을 잡은 뒤 2018년 정규시즌 2위로 가을야구를 시작, KS까지 정복했다.

래리 서튼 롯데 자이언츠 감독과 카를로스 수베로 한화 이글스 감독은 내년에도 팀을 지휘할 것으로 보인다. [사진=한화 이글스 제공]
래리 서튼(오른쪽) 롯데 자이언츠 감독과 카를로스 수베로 한화 이글스 감독은 내년에도 팀을 지휘할 것으로 보인다. [사진=한화 이글스 제공]

공교롭게 2021시즌에는 윌리엄스 전 감독뿐만 아니라 다른 두 외국인 감독도 가을야구행 티켓을 얻는 데 실패했다. 더 이상 외국인 감독 선임이 성적을 보장하지 않는다는 걸 의미한다. KIA 수뇌부가 한번에 바뀌게 됐다는 점 역시 실패가 오로지 감독의 몫만은 아니라는 걸 방증하기도 한다.

하지만 래리 서튼 롯데 자이언츠 감독과 카를로스 수베로 한화 이글스 감독은 올 시즌 나름대로 유의미한 수확을 거둔 덕에 다음 시즌에도 현 소속팀을 지휘할 것으로 점쳐진다.

지난 5월 허문회 전 감독 대신 롯데를 지도하게 된 서튼 감독은 다음 시즌 자리를 보장받았다. 그가 부임하기 전 12승 18패를 거둔 롯데는 이후 53승 5무 53패로 5할 승률을 기록했다. 롯데는 8위(65승 8무 71패)였지만 마지막까지 가을야구를 노크했다. 5위 키움(70승 7무 67패)과 승차는 4.5경기에 불과했다. 수베로 감독은 최하위(49승 12무 83패)로 마쳤지만 리빌딩이라는 과제를 수행하고 있는 만큼 충분한 시간이 주어질 것으로 보인다. 

서튼 감독은 2022년, 수베로 감독은 2023년까지 계약돼있다. 만년 하위권 두 팀에서 임기를 모두 채우며 가시적인 성과를 낼 수 있을지 시선이 쏠린다. 두 감독의 성패는 향후 KBO리그 구단에서 외인 감독 선임을 고려할 때 참고할 본보기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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