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벼랑 끝 FC서울, 간절함으로 빚은 대역전극 [K리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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벼랑 끝 FC서울, 간절함으로 빚은 대역전극 [K리그]
  • 안호근 기자
  • 승인 2021.11.04 17: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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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벼랑 끝에 몰린 FC서울이 희망 가득한 승점 3을 챙겼다. 다시 한 번 강등 길목에 선 서울은 감격적인 드라마 연출을 위한 한 걸음을 옮겼다.

서울은 3일 광주축구전용경기장에서 열린 2021 하나원큐 K리그1 2021 35라운드 파이널 B 원정 경기에서 광주FC에 4-3 대역전승을 거뒀다.

10승 10무 15패(승점 40)을 기록한 서울은 강원FC(승점 38)을 제치고 10위로 올라섰다. 반면 광주는 9승 6무 20패(승점 33)로 최하위에 그대로 머물렀다.

FC서울 고요한(왼쪽에서 2번째)이 3일 광주FC전에서 후반 막판 승부를 뒤집는 결승골을 터뜨린 뒤 동료들과 함께 기뻐하고 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이 경기는 단두대 매치나 다름 없었다. 지는 팀의 강등 가능성은 더욱 커지고 승리 팀은 시즌 막판 잔류 희망을 키울 수 있는 외나무 다리에서 펼쳐진 경기였다.

후반 중반까지만 하더라도 누구도 광주의 승리를 의심치 않았다. 전반 42분 김종우가 기다렸던 선제골을 뽑았다. 서울 골키퍼 양한빈이 제대로 걷어내지 못한 공을 오른발 중거리 슛으로 마무리한 것.

이어 서울 수비진의 잇따른 실책성 플레이로 순식간에 승부가 기울었다. 이찬동과 엄원상에게 연속골을 내주며 0-3. 좀처럼 분위기를 뒤돌리기 쉽지 않아 보였다. 광주가 그대로 승리를 지켜낸다면 승점 차는 1로 줄어드는 상황이었다. 

서울의 대반격이 시작됐다. 서울은 후반 19분 코너킥 상황에서 오스마르의 헤더가 광주 수비수 알렉스의 몸을 맞고 골대로 들어가 한 점을 만회했다. 후반 23분엔 고요한의 패스를 받은 팔로세비치가 골 지역 왼쪽에서 왼발슛, 골망을 흔들었다. 

후반 33분엔 슈퍼 루키의 탄생을 알렸다. 신인 강성진이 골문 오른쪽에서 고요한의 패스를 받았고 수비수 2명을 앞에 두고 과감한 돌파에 이어 허를 찌르는 왼발슛으로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강성진의 K리그 데뷔골.

데뷔 첫 골을 가장 결정적인 순간에 터뜨린 강성진.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주인공은 2006년부터 16시즌째 서울에서만 뛰고 있는 프랜차이즈 스타 고요한이었다. 경기 내내 가장 부지런히 뛰던 그는 후반 43분 일을 냈다. 왼쪽에서 나상호의 패스를 받아 강력한 왼발슛, 크로스바를 맞고 들어가는 역전골을 터뜨렸다.

경기 종료 휘슬이 흘리자 서울 선수들은 함께 모여 얼싸안고 포효했다. 반면 패자 광주 선수들은 피치 위에 드러누워 분통함을 감추지 못했다.
 
경기 뒤 중계 방송사와 인터뷰에 나선 고요한은 “전반전에 좋은 득점 기회를 하나 날렸다”며 “더 집중해서 제대로 마무리를 해야겠다고 생각하며 후반전에 임했다”고 말했다.

2018년 승강 플레이오프까지 나서봤던 고요한. 누구보다 잔류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보였다. “경기 전에 (주장) 기성용을 비롯한 동료들이 모여 ‘오늘 지면 강등’이라는 마음가짐으로 경기에 나서자고 다짐했다”며 “이렇게 승리를 거두게 돼 정말 기쁘다”고 감격스러워 했다.

물론 아직 안심할 수는 없다. 오는 7일 성남FC전 이후 A매치 주간으로 인한 휴식기를 맞게 되고 이후 28일 다시 강원, 다음달 4일 포항 스틸러스와 3경기에서 잘 버텨내야만 한다. 특히 강원과 승점 차는 2에 불과해 이날 같은 또 한 번의 단두대 매치가 예고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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