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스포츠Q(큐) 글 김의겸·사진 손힘찬 기자] 한국을 대표하는 타자 중 하나인 김현수(33)가 또 가을야구에 침묵했다. LG(엘지) 트윈스는 이번에도 라이벌 두산 베어스를 넘지 못한 채 시즌을 마감했다.
김현수는 7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두산과 2021 신한은행 쏠(SOL) KBO리그(프로야구) 준플레이오프(준PO) 3차전 홈경기에 좌익수 겸 3번타자로 선발 출전, 4타수 무안타로 고개를 떨궜다.
주말 낮 위드 코로나 체제 속에 펼쳐진 KBO리그 최고 라이벌전에 만원 관중이 운집했다. 팬들의 열렬한 성원을 등에 업고도 LG는 3-10 완패를 당했다.
김현수는 준PO 두산과 3경기 동안 14타수 2안타 타율 0.143으로 물러났다. 그의 정규시즌 타율 0.285에도 못 미친 수치다. 통산 타율 0.319를 생산해 잠시나마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무대까지 밟았던 김현수지만 이번에도 가을에 부진했다.
이날 경기 전까지 김현수의 와일드카드(WC) 결정전 통산 타율은 0.200, 준PO 통산 타율은 0.245에 그쳤는데, 이날도 가을에 약한 흐름을 벗어나지 못했다.
경기를 중계한 박용택, 장정석 KBS 야구 해설위원은 "김현수가 출루하지 못하면서 서건창이 만든 흐름을 살리지 못하다보니 4번타자 채은성 앞에 주자가 없다"며 안타까워 했다. 이날 선두타자로 나설 때가 많았던 채은성이 만약 3번타자로 출전했다면 결과가 달라졌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날 2번타자 서건창은 1안타 2볼넷, 4번타자 채은성은 2안타 1볼넷으로 3출루 경기를 했다.
경기 전후로 류지현 LG 감독은 물론 문성주 등 후배들도 김현수의 리더십, 그가 더그아웃에 불어넣는 남다른 정신력에 대해 치켜세웠지만 정작 그라운드에선 부담감을 이겨내지 못한 꼴이다.
LG는 3시즌 연속 준PO에서 여정을 멈추게 됐다. 올 시즌 KT 위즈, 삼성 라이온즈와 선두 다툼을 했다. 최종전까지도 우승 가능성이 열려 있을 만큼 좋은 시즌을 보냈다. 3위로 준PO에 선착했으니, 상대보다 유리한 입장에서 나섰지만 가을에 강한 두산을 꺾지 못했다. 포스트시즌(PS)에 두산만 만나면 고전했는데, 올해도 다를 게 없었다.
경기 후 류지현 감독은 "오늘 우리가 준비한 확실한 카드를 사용해 정상적으로 운용했지만 원하는 결과가 나오지 않았다. 책임은 감독의 몫"이라며 "처음부터 맞는다는 생각으로 방어적으로 운용하면 미래지향적으로 봤을 때 희망이 없을 거라 생각했다. 결과적으로 좋지 않았던 건 돌아보면서 다시 차근차근 잘 준비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1, 3차전 패인은 결국 타선의 부진이었다. 1차전에는 9안타를 때리고도 1득점에 그쳤고 3차전에선 홍창기와 김현수 등 중심타자들이 무너졌다.
류 감독은 "시즌이 막 끝난 상황에서 어느 한 부분을 꼬집어 논하는 건 적절치 않은 시각"이라며 "다만 홈 팬들 앞에서 좀 더 좋은 경기를 했으면 좋았을 텐데, 그렇지 못한 아쉬움이 크다. 경기 후반 점수 차가 크게 벌어진 상황에서도 자리를 떠나지 않고 끝까지 응원해주신 팬들께 감사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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