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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험' 두산-'투수력' 삼성, 명품 라이벌전이 온다 [프로야구 P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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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험' 두산-'투수력' 삼성, 명품 라이벌전이 온다 [프로야구 PO]
  • 안호근 기자
  • 승인 2021.11.09 10: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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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두산 베어스와 삼성 라이온즈가 맞붙는다. 야구 팬이라면 알만한 사람은 아는 명품 라이벌전을 기대케 하는 매치업이다.

두산과 삼성은 9일 오후 6시 30분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2021 신한은행 SOL(쏠) KBO(프로야구)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PO) 1차전을 시작한다.

역대 37차례 PO에서 1차전 승리팀의 한국시리즈(KS) 진출 확률은 78%(29/37)였다. 3전2승제로 열린 시리즈에선 1차전 승리팀이 8차례 모두 KS에 나섰다.

두산 베어스와 삼성 라이온즈가 9일 PO 1차전을 시작한다. [사진=연합뉴스]

 

외국인 투수가 모두 이탈한 4위 두산은 와일드카드(WC) 결정전에서 키움 히어로즈, 준PO에서 LG 트윈스를 잡아내며 올라왔다. 전력은 예년과 같지 않았으나 가을야구에 대한 많은 경험과 타선 집중력 등으로 기세를 높였다.

삼성은 정규리그 2위를 차지한 뒤 충분한 휴식을 취했다. 데이비드 뷰캐넌과 원태인, 백정현 등 탄탄한 선발진과 우규민, 오승환 등 믿음직한 계투진까지 갖췄다. 

삼성의 우위가 점쳐짐에도 기대감은 남다를 수밖에 없다. 두산과 삼성은 프로야구를 통틀어 많은 명승부를 펼쳤던 라이벌 중 하나다. 만나기만 하면 워낙 치열한 승부를 벌이는 탓에 팬들은 ‘싸대기 매치’, ‘싸대기 동맹’이라고 부르기도 했다. 서로 뺨을 한 대씩 차례로 올려붙이며 각축을 벌인다는 의미였다. 특히 한 팀이 한 번 우세 3연전을 가져가면 다음 번엔 루징시리즈로 이어지는 경우가 잦아 이런 이름이 붙여졌다.

흔한 라이벌 관계와는 묘하게 달랐다. 양 팀간 트레이드도 잦았고 물고 뜯는 관계가 아닌 경기 내에서만 치열하게 맞붙는 사이여서 팬들은 서로를 두려워하면서도 존중했다.

포스트시즌에서도 마찬가지. 두산(OB 시절 포함)과 삼성은 역대 포스트시즌에서 9차례 만났다. 전적은 삼성이 5승 4패로 근소우위였다.

2010년 PO에서 매 경기 한 점차 승부를 벌이던 양 팀. 결국 5차전 연장전에서 두산의 실책으로 삼성이 KS로 향했다. [사진=연합뉴스]

 

2010년 이후 대결은 그 중에서도 명승부 열전으로 꼽을만한 시리즈가 있었다. 2010년 PO에서 만난 두산과 삼성. 3위로 준PO를 거쳐 올라온 두산은 첫 경기를 내주고도 쉽게 물러서지 않았다. 매 경기 한 점 차 경기가 펼쳐졌고 두 차례나 연장 승부를 이어갔다. 5차전에서도 연장 11회 끝 손시헌의 실책으로 아쉽게 시리즈가 넘어갔다. KBO리그 역사에 남을 만큼 명승부를 펼치며 온 힘을 쏟아부은 탓일까. 삼성은 한국시리즈에서 SK 와이번스에 힘 한 번 써보지 못하고 4연패로 고개를 숙였다.

2013년 한국시리즈도 명품이었다. 4위로 가을야구에 나선 두산은 준PO부터 9경기를 치르고 삼성과 만났다. 당시 두산의 기세는 하늘을 찔렀고 먼저 3승 1패 우위를 점하며 기적 같은 우승을 꿈꿨다. 그러나 삼성이 점차 힘을 되찾았고 승부를 원점으로 돌리더니 7차전에서 승리, 우승 트로피를 차지했다.

2015년 이후로는 가을야구에서 만나지 못했다. 통합 5연패를 노렸던 삼성은 가을야구를 앞두고 일부 선수들의 해외 원정 도박 사실이 밝혀지며 분위기가 뒤숭숭해졌다. 상대는 또다시 준PO부터 거치고 올라온 두산. 상대의 기세는 무서웠지만 삼성은 그 반대였다. 첫 경기를 따내고도 내리 4연패, 두산의 잔치에 들러리를 서야 했다.

이후 두산은 6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진출할 만큼 더욱 강해졌다. 반면 삼성은 왕좌를 내려놓고 암흑기를 거쳐야 했다. 올해 다시 반등해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처음 맞이하는 PO에 대한 기대감이 커질 수밖에 없다.

누구보다 두산을 잘 알고 있는 삼성 핵심타자 오재일의 역할이 중요하다. [사진=연합뉴스]

 

올 시즌을 앞두고 오재일 보상선수로 두산 유니폼을 입은 박계범은 시즌에 이어 친정팀에 비수를 꽂을 준비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두산이 불리한 상황이라고는 해도 확신을 가지긴 어렵다. 올 시즌 9승 7패로 두산이 우위를 보였고 키움, LG와 상대하며 경험의 우위를 확실히 증명했다. 반면 삼성은 최근 5년 동안 가을야구를 경험하지 못했다. 왕조 시절 핵심이었던 최형우(KIA 타이거즈), 박석민(NC 다이노스), 박한이, 윤성환(이상 은퇴) 등도 사라졌다. 

그러나 삼성에도 믿을 만한 선수가 있다. 지난해까지 두산에서 뛰며 가을야구에서 이기는 법을 알고 있는 오재일. 중요할 때 한 방을 날려줄 수 있고 두산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에 삼성엔 천군만마와 같은 존재다.

두산 또한 오재일의 보상선수로 이적한 박계범이 있다. 2014년 입단해 삼성에서만 뛰다 올 시즌을 앞두고 유니폼을 갈아입은 그다. 올 시즌 삼성전 타율 0.385로 친정팀에 비수를 꽂기도 했다. 두산에 특별히 강하지 않았던 오재일(타율 0.275)보다도 상대 성적은 더 좋았다.

투수진은 확연한 삼성의 우위가 점쳐진다. 두산은 외인 투수 없이 토종 선발 3명으로 버텨왔는데 피로도가 큰 상황이다. 이날은 잠수함 최원준이 나서는데 지난 4일 준PO 1차전 선발 후 4일 휴식을 취했다. 삼성전 4경기에서 3승 평균자책점(ERA) 0.36으로 강했던 좋은 기억을 안고 있다.

3전2승제 경기이기에 첫 경기 승자의 KS 진출 가능성이 어느 때보다 크다. 그동안 치열하게 맞섰던 두 팀이기에 1차전 얼마나 뜨겁게 맞설지 벌써부터 팬들의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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