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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균 7.8득점' 두산, AGAIN 2001을 꿈꾸며 [프로야구 P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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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균 7.8득점' 두산, AGAIN 2001을 꿈꾸며 [프로야구 PO]
  • 안호근
  • 승인 2021.11.10 2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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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스포츠Q(큐) 글 안호근·사진 손힘찬 기자] 와일드카드(WC) 결정전, 준플레이오프(준PO), PO를 거쳐 다시 한국시리즈(KS). 두산이 프로야구 최초의 역사를 써냈다. 마지막 무대가 남았음에도 두산에 ‘미라클’이라는 수식어가 붙는 이유다.

김태형 감독이 이끄는 두산은 10일 서울시 송파구 잠실구장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 2021 신한은행 SOL(쏠) KBO(프로야구) 플레이오프(PO) 2차전에서 11-3 대승을 거뒀다.

1위 결정전까지 치렀을 만큼 뛰어난 성적을 낸 2위 삼성에 2연승을 거둔 두산은 KBO 최초로 7년 연속 KS에 나서 ‘V7’을 노린다.

두산 베어스가 10일 PO 2차전에서 삼성 라이온즈를 꺾고 KS에 진출했다. 경기 후 함께 하이파이브를 나누는 선수들.

 

이젠 진부한 표현처럼 느껴질 수도 있으나 가을 두산을 표현하는데 기적, 미라클이라는 말처럼 알맞은 말을 찾는 것도 어렵다.

하위 팀의 반란 정도로 표현하기엔 터무니 없이 부족하다. 올 시즌 두산은 예년 강했던 때의 그 팀이 아니었다. 6년 연속 결승 무대에 올랐음에도 시즌을 앞두고 내부 자유계약선수(FA) 3명을 놓쳤다. 이젠 가을야구 진출에 대해서도 의심하는 시선이 생겨났다.

7위까지 처졌던 두산은 가을 냄새를 맡고 무서운 상승세를 그렸다. 결국 4위로 다시 한 번 가을 무대에 진출하게 됐다.

두산 팬들 조차도 그 이상 기대를 하지 않았다. 시즌 말미 외국인 원투펀치가 나란히 부상으로 이탈했다. 토종 선발 2명과 시즌 때도 확실한 선발카드로 분류되지 않았던 영건 한 명까지 단 3명으로 선발진을 꾸려야 했기 때문.

그러나 두산은 강했다. 명확히 설명하기 어려울 정도로 시즌 때에 비해 더 강력한 힘을 발휘했고 상대팀은 이런 두산을 맞아 제 실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4타수 3안타 2타점 강승호(오른쪽) 등의 활약 속에 두산은 삼성을 대파하고 KT 위즈와 KS를 치르게 됐다.

 

WC, 준PO 모든 일정을 소화하며 체력이 바닥난 채로 맞은 삼성. 탄탄한 4선발, 최대 5선발까지 운영할 수 있는 삼성이기에 대부분 전문가가 두산의 열세를 예상했지만 가을 두산은 달랐다. 1차전 최원준의 역투와 타선의 놀라운 집중력을 바탕으로 1승을 거두더니 이날은 삼성을 압살했다.

이날 삼성은 백정현에 이어 원태인을 대기시키는 강수를 뒀다. 최채흥까지도 언제든 올라올 준비가 돼 있었다. 

그러나 달아오른 두산의 타선 앞에 무의미했다. 모든 투수들을 완벽히 공략해냈고 매 이닝 득점하며 경기 초반부터 상대를 좌절케했다.

2001년이 오버랩된다. 당시에도 3위부터 차근차근 올라가 업셋 역사를 써내며 ‘미라클 두산’의 서막을 알렸다. 투타 밸런스가 기형적이라고 할 만큼 독특했기 당시 두산엔 10승 투수가 단 한 명도 없었다. 팀 내 최다는 9승. 진필중은 마무리였고 이혜천 또한 전문 선발 자원은 아니었다.

사상 첫 7년 연속 KS행 쾌거를 이룬 두산 베어스.

 

가을야구에서 거둔 9승 중 선발이 챙긴 건 단 2승. 그러나 한화 이글스와 준PO 2경기에서 20점, 현대 유니콘스와 PO 4경기에서 20점, 삼성 라이온즈와 한국시리즈에서 6경기에선 52점을 뽑아내는 엄청난 화력을 뽐내며 정상에 섰다.

이번에도 비슷하다. 부족한 선발진으로 나선 이번 가을야구. PO까지 거둔 5승 가운데 선발승은 단 한 경기뿐이었다. 그러나 7경기 평균 7.86득점으로 불을 뿜으며 상대를 압도했다. 

여전히 우승팀 KT 위즈에 비해선 불리한 점이 많다. 그러나 사기가 하늘을 찌르는 팀 분위기 외에도 기대감을 키우는 부분이 있다. 힘겨운 일정을 이어오던 팀에 사흘의 꿀 같은 휴식이 주어졌다는 것. 

더불어 올 시즌 14승(5패)을 따내며 평균자책점(ERA, 2.33) 1위, 탈삼진(225개)에선 최동원의 기록을 넘어 KBO 새 역사를 쓴 아리엘 미란다가 복귀할 예정이다.

천군만마를 얻은 두산. 2001년에 이은 또 다른 신화를 써낼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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