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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 뗀 김희진 김수지 표승주, IBK기업은행 정말 태업하고 항명했나? [SQ이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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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 뗀 김희진 김수지 표승주, IBK기업은행 정말 태업하고 항명했나? [SQ이슈]
  • 김의겸 기자
  • 승인 2021.11.23 22: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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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산=스포츠Q(큐) 글 김의겸·사진 손힘찬 기자] "태업이라는 단어가 상처로 다가왔다. 태업하는 선수가 어떻게 근육이 다 찢어진 채로 시합에 임할 수 있고, 훈련에 불만이 있어 빠진다는 건지. 오히려 아픈 선수들이 더 열심히 했고, 후배들도 잘 따라왔다. 태업이라는 말은 우리에게 맞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23일 인천 삼산체육관에서 인천 흥국생명을 상대로 시원한 셧아웃 승리를 거두며 올 시즌 들어 처음으로 승점 3을 따낸 화성 IBK기업은행의 프랜차이즈 스타 김희진(30)은 태업 논란은 사실이 아니라고 일축했다.

2020 도쿄 올림픽 4강신화를 이끈 미들 블로커(센터) 김수지도 "우리 나름대로 우리 위치에서 최선을 다했지만 경기력이 좋지 않았던 건 사실이다. 하지만 우리가 (태업을) 주도했다는 말도 안 되는 기사들이 올라오고 있다. 사실이 아니라는 점 말하고 싶다"고 밝혔다.

역시 올림픽에 출전한 주전 윙 스파이커(레프트) 표승주가 "선수들이 힘들어 했던 것도 사실"이라면서 울먹이자 김희진이 표승주를 토닥였다.

IBK기업은행이 김사니 감독대행 체제로 셧아웃 승리를 따내며 올 시즌 들어 처음으로 승점 3을 따냈다.
김수지(왼쪽부터)와 김희진, 표승주 등 베테랑 선수들은 태업설을 일축했다.
[삼산=스포츠Q(큐) 김의겸 기자] 김수지(왼쪽부터)와 김희진, 표승주 등 베테랑 선수들은 태업설을 일축했다.

경기 전 임시 감독대행으로 나선 김사니 코치는 경질된 서남원 전 감독의 공개적인 폭언으로 마음고생이 심해 팀을 이탈할 수밖에 없었다고 토로했다. 지난 시즌까지 팀을 이끈 김우재 전 감독 때부터 항명 및 태업을 주도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베테랑 선수들이 그간 제기된 의문에 무거운 표정으로 입을 떼기 시작했다.

김희진은 "오늘 보여준 경기력이 우리 최고의 기량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오늘도 부족하다고 느꼈다. 이걸로는 다른 팀들을 많이 이길 수 없다. 앞서 2경기 전부터 경기력이 올라오기 시작했다. 손발을 잘 맞추려는 의지도 있었기에 좋은 경기를 했다. 앞으로 더 좋아지는 경기력을 보여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힘줬다. 

표승주는 "요즘 많은 일이 있었지만, 선수들끼리 잘 뭉쳐 잘 이겨낸 것 같아 모든 선수들에게 고맙다고 이야기하고 싶다"고 했고, 김수지도 "이 힘든 상황을 다 같이 버티고 있다는 게 가장 의미가 있는 것 같다"고 했다.

선수들은 김사니 코치가 서남원 전 감독으로부터 공개적인 장소에서 폭언을 들은 게 사실이라고 증언했다.  

김수지는 "우리가 느끼기에도 많이 불편한 자리였다는 건 사실이다. 누구의 편을 들자는 게 아니라 그런 상황이 있었다. 어떤 말이 있었는지 구체적으로 말하기는 어렵지만, 모두가 그 상황을 지켜보고 있었다"고 밝혔다. 표승주는 "선수들 입장에서 어떤 말을 들었거나 안 들었다고 다 이야기하긴 어렵다. 선수들도 많이 힘들어 했던 것도 사실"이라며 눈시울을 붉혔다.

감독대행으로 나선 김사니 코치는 서남원 전 감독의 폭언 사실을 폭로했다.

태업 논란은 사실이 아니라고 입을 모았다. 

김수지는 "선수들이 태업을 했다거나 훈련에 불성실했다는 말이 있다. 내가 생각했을 때는 훈련과정에서 감독님께 반기를 들고 참석 하지 않았다거나, 불만을 갖고 훈련을 안 했다거나 하는 상황은 없었다. 그런데 기사가 많이 나 상처도 많이 받고 속상했다"고 했다.

표승주도 "기사 내용을 하나 하나 반박하자고 하면 싸움밖에 안 된다고 생각한다. 프로답게 우리는 우리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드리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했고, 김희진도 "일일이 하나하나 문제를 짚자면 집안싸움밖에 안 된다"면서 태업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김수지는 "훈련이나 생활하는 데 있어 감독님 의견에 반해 나쁜 관계를 가지려 한 적이 없다. 남아있는 선수들은 이 상황이 당황스럽기도 하다. 사이가 너무 안 좋아서 감독님이 없었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한 적이 없다. 다 오해"라고 덧붙였다.

김희진은 "주전 세터 조송화와 김우재·서남원 전 감독 간에 불화가 있었냐"는 질문에 "우리가 대답을 해도, 안 해도 문제가 될 것 같다. 가족 간에도 입장 차가 있지 않나. 불화라고 말하면 불화고, 아니라고 하면 넘길 수 있는 문제인데, 각자 입장만 내놓다보니 생긴 문제"라며 "선수는 선수대로, 감독은 감독대로 자기 위치에서 최선을 다했다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에둘렀다.

김수지는 경기 후 눈물을 흘렸고, 표승주(오른쪽) 역시 인터뷰 도중 울먹였다.

IBK기업은행은 지난 시즌에도 같은 문제로 팬들 입방아에 오르내린 적이 있다. 서남원 감독 체제로 새롭게 출발했지만 9경기 만에 감독과 단장이 함께 물러나게 됐다. 올림픽으로 스타덤에 오른 선수들이 많아 인기구단으로 부상했지만, 일련의 과정들 속에서 본의 아니게 여자배구 인기에 찬물을 끼얹은 격이 됐다.

창단 이래 IBK기업은행에서만 뛴 김희진은 "풀고 가야 하거나 반대로 안고 가야 하는 문제는 아닌 것 같다. 선수는 선수답게, 감독이면 감독답게 각자 위치에서 해야 한다. 부당한 일에 대해선 목소리를 내야 하는 것도 맞지만, 우리가 모시던 분들이기 때문에 입장 발표를 하기는 어려운 것 같다"고 전했다.

공교롭게 서남원 감독이 떠나고 IBK기업은행 경기력이 올라왔다. 한편으론 주전 세터가 조송화에서 김하경으로 바뀐 뒤 플레이가 살아났다는 분석도 가능하다. 김사니 코치가 서남원 전 감독으로부터 폭언을 들었다는 사실을 고백하고, 선수들이 이를 증언하면서 여론에도 변화가 감지될 것으로 보인다. 

김사니 코치는 경기 전 조송화가 서남원 전 감독 말을 무시한 데 대해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이라고 했고, 김수지는 "선수가 팀을 이탈했고, 그것이 기사화 되면서 일련의 이야기들이 쏟아졌다. 그 사건이 시발점이지 않나 생각한다"고 했다.

서남원 전 감독과 불화를 일으킨 조송화가 이탈한 뒤 김사니 코치와 서 감독도 사이가 틀어졌다. 이 사실이 세상에 알려지면서 팀 내부 공기는 걷잡을 수 없이 무거워졌다. 구두로 임의해지에 동의하며 은퇴 의사를 밝혔던 조송화는 뜻을 번복해 복귀 의사를 전했다. 구단은 계약해지와 중징계 등 조송화 거취를 놓고 고민할 것이라고 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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