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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바이 유한준, KT 역사와 함께 한 모범선수 [프로야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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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바이 유한준, KT 역사와 함께 한 모범선수 [프로야구]
  • 안호근 기자
  • 승인 2021.11.25 1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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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무한’할 것만 같았던 베테랑. 이젠 KT 위즈 심장과도 같았던 ‘선수’ 유한준(40)을 볼 수 없게 된다. 떠나는 사람도, 보내주는 팬들도 슬프지만은 않은 아름다운 마무리다.

유한준은 24일 KT를 통해 은퇴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2004년 현대 유니콘스에 입단한 뒤 넥센 히어로즈(키움 전신)를 거쳐 2015년 자유계약선수(FA)로 KT 유니폼을 입었고 팀의 급격한 성장을 이끌었던 인물 중 하나다.

팀을 정상에 올려놓은 뒤 떠나는 그에 대한 팬들의 마음은 애틋함과 함께 고마움으로 가득하다.

KT 위즈 유한준이 24일 18년 동안 누볐던 그라운드를 떠나기로 결정했다. [사진=스포츠Q DB]

 

유한준의 커리어를 관통하는 단어는 꾸준함이다. 유신고와 동국대를 거쳐 현대 입단 후 2005년 1군에 진입한 그는 꾸준한 기량을 뽐냈다. 프로 통산 1650경기에 나섰고 타율 0.302 151홈런 883타점을 기록했다. 통산 OPS(출루율+장타율)도 0.817로 준수하다.

2014, 2015년 넥센에서 두 시즌 동안 폭발력을 보여준 유한준은 신생팀 KT의 러브콜을 받았다. 4년 총액 60억 원에 FA로 유니폼을 갈아입게 됐다.

대형 계약 후 하락세를 그리는 선수들이 적지 않지만 유한준은 달랐다. 4년 연속 3할 타율을 써내며 하위권에 머물던 KT를 묵묵히 지켰다.

그 결과 2019시즌을 마친 뒤 2년 20억 원에 다시 한 번 KT에 남게 됐다. 지난해 타율 0.280으로 다소 주춤하기도 했으나 올해 다시 0.309로 3할 타율에 복귀했고 팀 상승세와 함께 줄어든 기회 속에서도 제 역할을 해냈다.

늘 제 역할을 해냈던 유한준(왼쪽). 이강철 감독이 KT를 여기까지 끌어올리는데 핵심적인 역할을 맡았다. [사진=스포츠Q DB]

 

한국시리즈에선 12타수 2안타로 타격감이 좋지 않았음에도 5사사구 출루율 0.412로 최소한의 몫을 해냈고 커리어 첫 우승반지를 끼게 됐다. KT 역사와 함께 한 산 증인이다.

이강철 감독은 늘 베테랑의 중요성을 강조해왔다. 특히 유한준에겐 무한한 신뢰를 보냈다. 그만큼 꾸준하게 기복 없는 플레이를 펼쳤고 듬직하게 후배들을 이끌었다. ‘무한준’, ‘소리 없이 강한 남자’ 등의 별명만 보더라도 그의 커리어를 가늠해볼 수 있다.

많은 나이까지 그라운드를 누빌 수 있었던 건 누구보다 철저한 자기관리 덕분이다. 유한준은 술은 물론이고 탄산음료까지 자제할 정도로 경기력에 방해가 될 수 있는 건 철저히 삼갔던 그다. 승부처에서 날려주는 한 방은 물론이고 사력을 다하는 베이스러닝 등 후배들에게 귀감이 됐다. 솔선수범하는 자세로 뛰어난 성적을 내주며 후배들을 이끄는 유한준이 이강철 감독 입장으로선 예뻐 보일 수밖에 없었던 이유다.

유한준은 구단을 통해 “선수 생활의 마지막을 감사한 마음으로 알리게 돼 기쁘다”며 “통합 우승팀의 일원으로 은퇴를 하게 돼 무한한 영광으로 생각한다. 선수로서 가장 행복한 마무리를 맞이하게 됐다”고 은퇴 소감을 밝혔다.

한국시리즈 우승 후 동료들과 팬들의 박수를 받고 있는 유한준. [사진=스포츠Q DB]

 

이어 “성장을 도와주신 모든 지도자분과 함께 땀 흘렸던 동료 선수들, 그리고 언제나 열정적인 성원과 사랑으로 힘이 되어주신 모든 팬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하다”며 “다시 시작하는 야구 인생에도 많은 응원을 부탁드린다”고 했다.

유한준은 이제 새로운 길을 걷는다. 구단이 마련한 프로그램을 통해 업무 전반에 걸쳐 실무 경험을 쌓고 프런트로 새 출발 한다.

이숭용 KT 단장은 “유한준의 쉽지 않은 결정을 존중하고 팀을 위한 헌신에 감사함을 표한다”며 “향후 구단이 마련한 프로그램을 통해 프런트 업무 전반에 걸쳐 실무 경험을 쌓으며 제 2의 야구 인생을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팬들과는 내년 시즌 마지막 인사를 나눈다. 구단에선 팬들과 함께하는 자리를 만들어 유한준의 아름다운 마무리를 도울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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