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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색조 스타 출신 감독 점령한 V리그, '젊은 7색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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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색조 스타 출신 감독 점령한 V리그, '젊은 7색 전쟁'
  • 민기홍 기자
  • 승인 2015.05.19 11: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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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세 신영철 감독이 최고령, 현역 시절 포지션 각양각색... 팬들 이목 집중

[스포츠Q 민기홍 기자] 5월의 배구계가 이토록 뜨거운 적이 있었을까. 젊은피 지도자들이 도미노식으로 사령탑 자리를 꿰참에 따라 배구팬들이 벌써부터 V리그 개막을 손꼽아 기다리게 됐다.

18일 '삼성왕조'를 20년 동안 이끌어왔던 신치용 감독이 삼성화재 단장 겸 제일기획 스포츠구단 운영담당 부사장에 선임돼 현장을 떠나게 됨에 따라 임도헌(43) 수석코치가 삼성화재 감독 지휘봉을 쥐었다. 이로써 V리그 사령탑 재편은 완전 마무리됐다.

지난해 프로출범 11시즌 만에 처음으로 시청률 1%대를 돌파하며 중흥기를 맞은 한국 배구가 또 하나의 날개를 달았다. 스토리가 풍성하다. 현역 시절 팬들을 설레게 했던 젊은 수장간의 뜨거운 자존심 대결이 펼쳐진다.

▲ 플레잉 코치 시절 웜업존에 있는 최태웅 감독(앞). 현역 시절 삼성맨이었던 그는 현대캐피탈의 사령탑이 됐다. [사진=현대캐피탈 스카이워커스 제공]

◆ 임도헌-최태웅의 얄궂은 운명, '타도 친정' 

두 초보 사령탑이 정든 친정을 향해 칼을 겨눈다.

임도헌 신임 감독, 그가 누구인가. 현역 시절 3인 블로커들도 힘으로 뚫어버려 '임꺽정'이라 불리던 사나이. 임도헌은 1993년부터 2003년까지 현대캐피탈의 전신인 현대자동차써비스에만 뛰었다. 데뷔 2년차이던 1995년 슈퍼리그 최우수선수(MVP)를 차지하며 전성기를 예고했지만 초호화 진용을 꾸린 삼성화재에 밀려 늘 고개를 숙여야만 했다.

삼성화재는 임도헌이 반드시 넘어야만 했던, 그러나 뛰어넘을 수 없었던 큰 벽이었다. 2006년삼성화재 코치로 지도자 생활을 시작한 그는 10년 만에 지휘봉을 잡고 자신의 배구를 펼친다. 창끝을 겨눌 상대는 친정팀이다.

현대캐피탈 최태웅(39) 감독은 또 어떤가. 2005~2006 시즌부터 2008~2009 시즌까지 4회 연속 세터상을 수상했고 2008~2009 챔피언결정전 최우수선수상(MVP)을 차지했다. 은퇴만 현대캐피탈에서 했을 뿐 최태웅이야말로 ‘삼성화재 왕조’의 주연이었다.

그러나 2009~10 시즌 종료 후 삼성화재가 자유계약선수(FA)로 박철우를 영입하면서 보상선수로 현대캐피탈로 적을 옮기고 말았다. 5년을 현대맨으로 살아왔던 그는 지난달 프로배구 역사상 최초로 코치를 거치지 않고 바로 감독으로 초고속 승진했다.

▲ 강성형 감독은 수비형 레프트였다. V리그 7개 구단 사령탑의 현역 시절 포지션은 각양각색이다. [사진=LIG손해보험 그레이터스 제공]

◆ 센터에 수비형 레프트, 현역 시절 포지션도 각양각색 

모든 팀이 획일적인 색깔을 추구한다면 프로스포츠의 재미가 떨어진다. 7인 사령탑들은 현역 시절 리베로를 제외한 다양한 포지션에서 뛰었다. 임도헌, 최태웅 감독이 불세출의 주공격수와 세터였다면 우리카드 김상우(42) 감독과 LIG손해보험 강성형(45) 감독은 각각 센터와 수비형 레프트 스타 출신이다.

김상우 감독은 머리가 좋았다. 블로커들이 따라오지 못하게 속공을 내리꽂아버렸고 공격수들의 움직임을 간파하는 블로킹 능력으로 국내 최고의 센터로 군림했다. 해설위원을 거치면서 코트 전체를 보는 시야도 더 넓어졌다. 몰락한 우리카드를 얼마나 빨리 재정비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강성형 감독은 예쁜 배구를 했던 선수였다. 현역 시절 그는 리베로 이호에 버금가는 수비력을 지녔다. 공격력도 빠지지 않았다. 석진욱 이전 ‘배구도사’가 강성형이었다. 문용관 전 감독이 물러난 이후 5승 4패로 시즌을 마쳐 지도력도 인정받았다. LIG손해보험의 고질병인 세터 문제를 권영민으로 해결해 기대를 모은다.

OK저축은행 김세진(41) 감독이야 설명이 필요없는 대형 공격수였다. 한국전력 신영철(51) 감독은 ‘컴퓨터 세터’로 불렸다, 두 사령탑은 지난 시즌 삼성화재-현대캐피탈-대한항공의 3강 체제를 무너뜨리며 배구계에 돌풍을 일으켰다. 9시즌 만에 플레이오프에서 탈락한 대한항공은 김종민(41) 감독을 다시 한번 믿고 간다.

◆ 51세가 최고령, 젊어진 7색 전쟁 

지난 시즌 개막 전 미디어데이에 자리한 감독 중 60대 감독은 우리카드 강만수, 현대캐피탈 김호철, 삼성화재 신치용 감독까지 3명이었다. LIG손해보험 문용관 감독과 신영철 감독이 50대였다. 40대 감독은 김세진, 김종민 둘뿐이었다.

60대 감독 3인이 모두 물러났다. 최고령 사령탑은 이제 지천명을 갓 넘은 신영철 감독이다. 40대 감독만 5명, 30대 감독이 1명이다. 유년 시절 ‘백구의 대제전’ 슈퍼리그로 배구에 입문한 이들이 성인으로 성장했다. 당시 리그를 주름잡았던 스타들은 이제 지휘봉을 잡아 옛 추억을 떠올려볼 수 있게 됐다.

한 띠 세대로 묶인 젊은 사령탑이 주도할 2015-2016 V리그의 ‘젊은 7색 전쟁’. 배구 코트는 이미 뜨겁게 달아올랐다.

sportsfactory@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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