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24 21:59 (수)
'나는 솔로', 일반인 연애 리얼리티의 위기
상태바
'나는 솔로', 일반인 연애 리얼리티의 위기
  • 김지원 기자
  • 승인 2021.12.10 18:1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스포츠Q(큐) 김지원 기자] 최근 화제를 모으는 일반인 연애 리얼리티가 출연자 갈등으로 논란의 중심에 섰다.

SBS PLUS, NQQ 리얼 데이팅 프로그램 ‘나는 SOLO(이하 '나는 솔로')’ 4기에서 정자라는 가명으로 출연 중인 A씨는 지난 9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장문의 심경글을 게재했다.

A씨는 “저와 다른 출연자분이 들었던 공격적이고 수치심이 생기는 언행들을 공개할 수는 없지만 4박5일 동안 방송에 나가지 못할 순간들과 버티기 힘든 경험이 많았던 부분이 있었다는 사실은 더이상 참지 않고 말해야 할 것 같아서 용기내서 올려본다”라고 운을 뗐다.

이어 "많은 부분이 편집이 될 걸 알았기 때문에 촬영 당시, 저는 웃고자 노력했고 저의 선에서 최선을 다하려 하였지만 마지막 순간까지 무너져 내리는 감정을 주체하긴 힘들었다"고 호소한 A씨는 "촬영 이후 나쁜 생각이 들 정도로 힘든 상태"라며 현재 상담·약물치료를 병행하는 중이라고 덧붙였다.

 

[사진= '나는 솔로' 방송 화면 캡처]
[사진=SBS PLUS, NQQ '나는 솔로' 방송 화면 캡처]

 

A씨가 출연 중인 ‘나는 솔로’는 결혼을 간절히 원하는 솔로 남녀가 모여 사랑을 찾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극사실주의' 데이트 프로그램이다. 매 기수 출연자들은 실명 대신 영철, 영자, 정자, 정숙 등의 가명을 반복해 사용하고 있다.

현재 4기 출연자들의 데이트 과정이 방송되고 있는 가운데, 지난 8일 방송된 '나는 솔로'에서는 남성 출연자 영철(42)이 자신을 포함한 남성 출연진 3명과 데이트를 한 정자(28)를 비꼬는 듯한 장면이 담겨 논란이 됐다.

1:3 데이트가 마무리될 쯤 영철은 정자에게 "언제까지 이렇게 재실 거예요?"라며 돌발 질문을 던졌고 정자가 웃으며 "우리 만난 지 이틀 밖에 안 됐다. 조금만 더 알아가자"고 답했다. 그러나 영철은 "내가 다른 여자와 데이트를 했어도 아무렇지 않냐", "저에 대한 마음이 몇 프로인지 물어봐도 되냐"며 강압적인 태도를 고수했다.

 

[사진=SBS PLUS, NQQ '나는 솔로' 방송 화면 캡처]

 

일부 출연진이 숙소 거실에 모여 각자의 데이트 후기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 장면에서 영수가 영철에게 "데이트 어땠냐"고 묻자, 영철은 정자 앞에서 "자장면 먹고 싶었다"고 혹평했다. 이를 들은 정자는 자리에서 일어나 자신의 숙소로 돌아갔고, 이동하는 과정에서 눈물을 터뜨렸다.

다음날 여성 출연자 정순이 전날 정자가 오열한 것을 언급하자 영철은 "운 건 안다. 그런데 이해가 안 간다. 울 사람은 나다"라고 억울해 했다. 출연진이 모인 곳에서 정자에게 사과할 수 있냐는 질문에 영철은 “내가 사과를 왜 하냐”고 발끈하기도 했다.

방송 이후 온라인 커뮤니티, 유튜브, 소셜미디어 등에는 영철의 태도에 대한 지적과 비판이 이어졌다. 영철은 여기에 답글을 달며 정순과 정자를 저격해했다. 그는 "정순의 인상을 봐라. 처음부터 싫었다", "지금도 정순이 제일 싫다. 그 다음 정자다" 등 댓글을 남겼다. 자신의 SNS에 거짓 눈물 또는 위선적인 행위를 일컫는 '악어의 눈물' 사진을 올리기도 했다.

정자가 직접 입장을 밝히며 방송 이후 병원 치료를 받을 정도로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호소하면서 논란은 더욱 확대되고 있다. 제작진은 논란을 의식한 듯 영철의 데이트 장면이 담긴 영상을 비공개 처리했지만, 이렇다 할 입장은 밝히지 않았다.

'하트시그널' 등 시청자들에게 큰 사랑을 받았던 일반인 연애 리얼리티 프로그램이 과도한 상황 설정으로 지적받았던 것을 의식한 듯, '나는 솔로'는 기획단계부터 '극사실주의'를 표방하고 나섰다. 하지만 한 출연자의 무례한 행동에 고통을 호소하는 이가 발생한 지금, '극사실주의'는 좋은 방패가 되지 못한다.

신선한 연출을 위해 방송이 익숙하지 않은 비연예인을 출연시켰다면 그들을 보호하는 것 또한 제작진이 해야할 일이다. 출연자 간 갈등을 수습하고 원활한 해결을 돕는 것 또한 제작진의 책임일 것이다. '나는 솔로' 제작진이 어떤 입장을 내놓을지 시선이 모인다.

도전과 열정, 위로와 영감 그리고 스포츠큐(Q)

주요기사
포토Q