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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예은 우승, 그냥 만들어지는 천재는 없다 [LPBA 챔피언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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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예은 우승, 그냥 만들어지는 천재는 없다 [LPBA 챔피언십]
  • 안호근 기자
  • 승인 2021.12.14 09: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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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어린 나이에 돋보이는 재능. 천재라는 수식어는 아무에게나 붙지 않는다. 그러나 천재 타이틀을 얻었던 이들 중 집중되는 관심과 높아진 기대치에 부응하지 못하고 무너져 내리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 

‘당구 천재’ 김예은(22·웰컴저축은행 웰뱅피닉스)은 한계를 넘어섰다. 김예은은 13일 경기도 고양시 빛마루방송센터에서 열린 2021~2022시즌 PBA 투어 4차전 크라운해태 LPBA 챔피언십 결승전에서 윤경남을 세트스코어 4-1(10-11 11-6 11-7 11-8 11-9)로 꺾고 커리어 2번째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어린 시절 큐를 잡은 이후 줄곧 높은 기대에 대한 부담을 안고 생활해야 했던 천재 소녀의 놀라운 성장 드라마다.

13일 우승 트로피를 들고 세리머니하고 있는 김예은. [사진=PBA 투어 제공]

 

김예은은 어린 시절부터 천재 소녀라고 불렸다. SBS 예능프로그램 동상이몽에 출연해 “당구를 잘하지만 치기 싫어하는 선수”로 대중에게 존재를 알리기도 했다.

부침도 있었다. 첫 시즌 기대와 달리 만족할 만한 성적을 내지 못했는데 2년차 개막전(SK렌터카 챔피언십)부터 정상에 오르며 한계를 뛰어넘었다. 이후 PBA 팀리그에도 나서며 활약했다.

그러나 이후 16강 3차례에 그쳤고 올 시즌에도 첫 대회는 16강에 만족해야 했고 2,3차전에선 64강에서 탈락하며 고개를 떨궜다.

이번 대회는 달랐다. 64강과 32강 서바이벌 라운드에서 저조한 성적을 내며 힘겹게 통과했으다. 16강에선 김보미(신한금융투자 알파스)를 상대로 36분 만에 승리를 따냈다. 8강에서 이유주를 2-0으로 격파한 김예은은 4강에서 강력한 상대를 만났다. 캄보디아 당구 영웅 스롱 피아비(블루원리조트 엔젤스).

커리어 2번째 우승을 거머쥔 김예은. [사진=PBA 투어 제공]

 

풀세트 승부를 벌였으나 김예은의 막판 집중력이 돋보였다. 4이닝 만에 9-0 완승을 거두고 결승행 열차에 올랐다.

김예은은 “4강에서 피아비 선수를 만났다. 경기 전부터 마인드 컨트롤을 오래 준비해서 부담 없이 나설 수 있었다”며 “오로지 득점만 생각하고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자는 마음을 가졌더니 좋은 결과가 나왔다. 결승이 재미없을 것이라는 이야기를 들어서 오히려 결승이 부담됐다”고 말했다.

예상대로 결승은 조금 더 수월했다. 김예은이 첫 9이닝동안 공타에 그칠 정도로 감을 찾지 못하며 1점 차 패배했으나 이후 곧바로 승부를 원점으로 돌리더니 4연속 승리해 결국 정상에 올랐다. 우상상금 2000만 원과 함께 랭킹 포인트 2만 점까지 획득했다. 시즌 순위는 27위에서 4위까지 수직 상승했다.

첫 우승 이후에도 좀처럼 갈피를 잡지 못하고 헤맸던 김예은. 이미래(TS샴푸 히어로즈)와 임정숙(SK렌터카 위너스)가 각각 4회와 3회, 강지은(크라운해태 라온)과 김세연(휴온스 레전드)이 두 차례씩 정상에 오르는 동안 김예은은 이들의 우승을 지켜만 봐야 했다.

우승 후 팀 동료들과 함께 기념촬영하고 있는 김예은(왼쪽에서 3번째). 김예은은 "이후 쿠드롱 선수와 서현민 삼촌을 비롯한 팀원들이 정말 많이 알려줬다"고 고마움을 표했다. [사진=PBA 투어 제공]

 

높은 기대와 부담감을 딛고 이뤄낸 쾌거라 더욱 뜻 깊다. 경기 후 김예은은 “어린 선수라면 ‘천재’소리 한 번쯤 들어봤을 것”이라며 “어린 나이에 좋은 성적을 내서 그런 것 같다. 하지만 세상에 천재는 없는 거 같다. 연습하는 것만큼 결과가 나오는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우승 이후 많은 관심을 받았지만 이후 꽃길이 보장된 건 아니었다. “우승하고 나서 인생이 바뀌었다”면서도 “웰컴저축은행 팀에 들어가고 사람들의 주목을 받다 보니 부담스러웠다. 이후 쿠드롱 선수와 서현민 삼촌을 비롯한 팀원들이 정말 많이 알려줬다. 바꿔가려고 할 때마다 경기가 잘 안 풀렸는데 믿고 따라갔더니 좋은 결과가 나왔다”고 우승 비결을 전했다.

이젠 조금 더 큰 목표를 바라본다. 함께 당구 선수로 활약 중인 언니 김율리(25)와 함께 PBA 투어에서 맞대결을 벌이는 것. 김예은은 “이번 대회에 언니가 사고 칠 거 같다고 기대를 잔뜩 했는데 PQ라운드에서 떨어지고 제가 올라왔다”며 “옆에서 많이 챙겨주고 신경 써줘서 고맙고 언니와 결승에서 만나는 날을 소망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젠 보다 더 꾸준한 성적을 내야 한다. 김예은은 “두 번째 우승이 생각보다 빨리 찾아와서 기쁘다”며 “내년에 한 번 더 우승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연습하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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