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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펙트 쿠드롱, 외로운 최강자의 워크에식이란 [PBA 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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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펙트 쿠드롱, 외로운 최강자의 워크에식이란 [PBA 투어]
  • 안호근 기자
  • 승인 2021.12.15 1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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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프레드릭 쿠드롱(53·벨기에·웰컴저축은행 웰뱅피닉스)이 명실상부 프로당구 최강자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어쩌면 당연해 보이는 자리에 오르기까지 많은 역경을 견뎌내야 했다.

쿠드롱은 14일 밤 경기도 고양시 빛마루방송지원센터에서 열린 다비드 사파타(29·스페인·블루원리조트 엔젤스)와 2021~2022 PBA 투어 4차전 크라운해태 PBA 챔피언십 결승(7전4승제)에서 세트스코어 4-1(15-4 15-5 3-15 15-11 15-13) 승리, PBA 투어 통산 3승 고지를 밟았다.

PBA 투어 출범 후 가장 유일한 3회 우승자로 등극한 쿠드롱. 1인자 자리를 당연하게 여기는 시선에도 모범적인 워크에식(직업 윤리 및 태도)를 바탕으로 PBA에 새 역사를 썼다.

프레드릭 쿠드롱이 14일 2021~2022 PBA 투어 4차전 크라운해태 PBA 챔피언십 결승에서 우승을 확정짓고 주먹을 쥐며 기뻐하고 있다. [사진=PBA 투어 제공]

 

쿠드롱은 3쿠션 4대 천왕 중 하나. 12차례 세계선수권에서 정상에 올랐고 세계 3쿠션월드컵에선 21회 우승했다. 프로당구가 출범 때부터 커다란 관심을 받을 수 있었던 이유는 1억 원이라는 파격적인 우승 상금 못지 않게 쿠드롱이라는 슈퍼스타 영입한 덕분이기도 했다.

15점 세트제와 뱅크샷 2점제 등 생소한 룰에 당황하기도 했으나 4번째 도전 만에 정상에 서더니 2년차엔 2차 투어에서 다시 우승을 차지하며 사상 첫 다승 주인공으로 등극했다.

만나는 선수들마다 쿠드롱을 극찬하며 존경심을 표했으나 압도적인 결과를 내진 못했다. 다시 찾아온 기회를 절대 놓칠 수 없었던 이유이기도 했다.

128강부터 3연속 3-1 승리를 거두며 쾌속 질주한 쿠드롱은 16강에서 지난 대회 우승자이자 절친한 벨기에 동포인 에디 레펜스(52·SK렌터카 위너스)를 만났으나 에버리지 1.786을 기록하며 가뿐히 꺾어냈고 8강에선 돌풍의 주인공 카를로스 앙기타(24·스페인)마저 3-1로 잡아냈다.

완전치 않은 컨디션에도 놀라운 집중력을 보이며 2세트 퍼펙트큐를 달성한 쿠드롱. [사진=PBA 투어 제공]

 

4강에서 만난 건 국내 3쿠션 자존심 ‘헐크’ 강동궁(41·SK렌터카). 세트제 첫 맞대결에서 쿠드롱은 1세트를 내주고도 과감한 뱅크샷을 앞세워 4연속 세트를 따내며 결승에 진출했다. 8강과 4강 에버리지가 모두 2점 대를 넘어설 만큼 절정의 샷 감각을 보여줬다.

결승에서도 쿠드롱의 샷은 날이 서 있었다. 첫 세트를 5이닝 만에 끝내더니 2세트엔 첫 이닝 공타로 시작했지만 사파타에게 5점을 내준 뒤 2이닝 한 이닝에 15점을 몰아치는 ‘퍼펙트큐’를 달성했다. 상금 1000만 원은 128강에서 먼저 달성한 오성욱(신한금융투자 알파스)에게 넘어갔으나 모두의 감탄을 자아낸 진기명기였다.

3세트 5연속 공타 등 주춤하며 세트를 내줬고 4세트에도 5이닝까지 득점하지 못했으나 이후 곧바로 하이런 5득점에 이어 4이닝 연속 점수를 쌓으며 분위기를 되돌렸다. 이미 승부가 어느 정도 기운 상황. 사파타가 1이닝 8점을 냈으나 쿠드롱은 꾸준히 추격해 동점까지 만들어냈고 8이닝 13-13에서 2점 보태며 역대 첫 3회 우승자로 등극했다.

우승 상금 1억 원을 보탠 쿠드롱은 역대 누적 상금에서도 지난 시즌 월드챔피언십에서 한 방에 3억 원을 챙긴 사파타(4억2850만 원)에 이어 3억5800만 원으로 2위로 올라섰다.

월드챔피언십 우승자 사파타(왼쪽)를 잠재우고 역대 최초 PBA 3승을 달성한 쿠드롱. [사진=PBA 투어 제공]

 

쉽지 않은 여정이었다. 경기 후 쿠드롱은 “드디어 끝났다. 굉장히 힘들고 많은 에너지가 들었는데 잘 끝나서 안심이 된다”며 “강하기 때문에 이기는 게 쉬울 것이라고 말하지만 항상 매 경기가 어렵고 최선을 다한다. 다음에도 최선을 다해서 잘 해보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대회를 앞두고 컨디션도 좋은 편이 아니었지만 관록으로 이겨냈고 가장 중요한 순간 퍼펙트큐까지 달성했다. “100% 컨디션은 아니었지만 오늘은 이번 대회에서 가장 컨디션이 좋았다”는 쿠드롱은 “긍정적인 마인드를 가지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 다음 라운드로 갈 때마다 행복했다. 퍼펙트큐는 다른 선수에게 기회를 주지 않는 굉장히 특별한 순간”이라고 기뻐했다.

최강자의 자리지만 늘 추격을 받는 만큼 긴장감을 늦출 수 없다. 쿠드롱은 “강동궁, 사파타 등 모두 강력한 선수들이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긴장을 했고 큰 동기부여를 받아 집중력을 높일 수 있었다”며 “처음에는 일이 아니고 즐기면서 접근하는 게 중요하고 이후엔 열심히 연습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최강자에 올라설 수 있었던 비결을 전했다.

경기 후 아내 아말 나자리와(오른쪽)와 포옹을 나누는 쿠드롱. [사진=PBA 투어 제공]

 

여전히 목마름은 크다. “가능한 많이 우승하고 싶다. 매 대회마다 어려움을 극복하고 우승한 것이 보상이 된다. 매 경기 최선을 다해 이기고 싶다”는 그는 “항상 다른 사람의 마음을 상하지 않게 노력하고 누군가가 비판할 만한 행동을 하지 않으려고 한다. 페어플레이를 하려고 하고 지더라도 미소를 잃지 않으려고 한다. 사람들에게 좋은 선수로 기억되는 것도 좋지만 좋은 신사라고 기억 해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늘 옆에서 힘을 보태주는 아내 아말 나자리와에 대한 고마움도 잊지 않았다. “스트레스가 많아서 와이프가 고생 많이 한다. 항상 옆에서 지지해주고 응원해줘서 너무 고맙고 좋다“고 애처가 다운 면모를 보였다. 

PBA 투어 출범과 함께 일각에선 경기 내외부적인 많은 변화에 비판적인 시각을 보이기도 한다. PBA 간판 스타 쿠드롱은 “소수의 사람들이 미디어나 기사, SNS를 통해 밝은 색의 경기복과 치어리더, 신나는 음악 등 PBA의 이벤트에 대해서 불만이 많은 것 같다”며 “나는 경기 자체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왜 경기 외적인 부분들이 그렇게 중요하다고 생각하는지 잘 모르겠다. 프로라면 팬에 대한 서비스 또한 중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그 부분을 이해하지 못한다면 그들은 아마추어일 뿐”이라고 못을 박았다.

프로 출범 이후 초반엔 잠시 헤매기도 했으나 결국엔 실력을 뽐내며 명실상부 최강자 자리에 오른 쿠드롱. 많은 변화에도 불구하고 결국엔 같은 당구임을 증명하며 가장 높은 자리에 올라섰다. 그에게 가장 필요했던 건 우승에 대한 남다른 집념과 노력이었고 현실에 안주하지 않으려는 당구에 대한 열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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