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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란 ing' 설강화, 공개 후 더욱 싸늘해진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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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란 ing' 설강화, 공개 후 더욱 싸늘해진 이유
  • 김지원 기자
  • 승인 2021.12.20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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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김지원 기자] "직접 보고 확인해 달라"던 JTBC 새 드라마 '설강화', 뚜껑이 열리자 더욱 심각한 반응이 따라왔다.

지난 18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게재된 '드라마 설강화 방영 중지 청원'이 게재 하루만에 정부의 답변 기준인 서명자 수 20만명을 돌파했다. 20일 오전 기준 24만 명이 넘는 청원 인원을 돌파했으며, 이는 역사왜곡 논란으로 방송 2회 만에 문을 닫은 SBS '조선구마사'의 청원 속도보다 빠른 추이다.

청원인은 "제작진은 전혀 그럴 의도가 없으며 '남녀 주인공이 민주화 운동에 참여하거나 이끄는 설정은 대본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는다'고 주장했으나 1화가 방영된 현재 드라마에서 여주인공은 간첩인 남주인공을 운동권으로 오인해 구해줬다"고 지적했다.

 

[사진=드라마하우스스튜디오, JTBC스튜디오 제공]
[사진=드라마하우스스튜디오, JTBC스튜디오 제공]

 

이어 "민주화운동 당시 근거없이 간첩으로 몰려서 고문을 당하고 사망한 운동권 피해자들이 분명히 존재하며 이러한 역사적 사실에도 불구하고 저런 내용의 드라마를 만든 것은 분명히 민주화운동의 가치를 훼손시키는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간첩 설정인 남자 주인공 임수호(정해인 분)와 안기부(국가안전기획부) 요원들의 추격 장면에 운동권 학생들의 목소리로 1980년대 민중가요 '솔아 푸르른 솔아'가 깔린 연출에 대해서도 청원인은 "민주화운동을 수행하는 사람들의 고통과 승리를 역설하는 노래를 1980년대 안기부를 연기한 사람과 간첩을 연기하는 사람 배경음악으로 사용한 것 자체가 용인될 수 없는 행위"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한 "해당 드라마는 OTT 서비스를 통해 세계 각 국에서 시청할 수 있으며 다수의 외국인에게 민주화운동에 대한 잘못된 역사관을 심어줄 수 있기에 더욱 방영을 강행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방송 전인 16일 진행된 제작발표회에서 조현탁 감독은 "1987년을 배경으로 하고 있지만 당시 군부 정권, 대선 정국이라는 상황 외에 모든 인물과 설정과 기관들이 가상의 창작물"이라고 밝혔지만, 첫 방송 이후 작품을 둘러싼 역사 왜곡 논란은 더욱 끓어오르고 있다.

 

[사진=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 캡처]
[사진=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 캡처]

 

드라마 제작 지원에 참여한 협찬사들의 '손절'도 빠르게 이뤄지고 있다. 19일 '설강화' 협찬사인 떡 브랜드 싸리재마을과 도자기업체 도평요, 기능성차 브랜드 티젠 등은 사과문을 올리고 드라마 광고와 협찬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싸리재마을 측은 이날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JTBC 드라마 '설강화' 소품 협찬을 사과드립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게시하면서 "1회에 우리 떡이 노출됐고 협찬 업체로 싸리재 로고가 올라갔다. 그동안 한번도 협찬을 진행해본 경험이 없는 저희들은 떡 홍보가 될 거라는 단순한 기대로 협찬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어 "'설강화'가 민주화 역사를 왜곡하고 안기부를 미화할 수 있다는 많은 분들의 우려가 있다는 것을 알게 돼 담당자에게 바로 협찬 철회를 요청했다"며 "드라마 내용에 대한 충분한 고려없이 역사왜곡이 될 수도 있는 드라마 제작에 제품을 협찬한 점 정말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드라마에 등장한 가구를 협찬했던 흥일가구는 방영 전부터 논란에 대응한 바 있다. 흥일가구는 "협찬 담당 기획사로부터 협찬 요청을 받았을 당시 해당 드라마 대본에 대한 자세한 사전 고지를 받은 바 없다"며 단순 제품 협찬임을 강조하면서 "사전제작 드라마라 100% 제품 철회는 불가능하다 하여 최소한의 노출을 요청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설강화'는 올 3월 원제 '이대기숙사'의 시놉시스 일부가 유출되면서 남파간첩이 민주화 운동을 주도한다는 점, 운동권 학생들을 고문한 안기부 팀장을 ‘열정적이며 대쪽같은 인물’이라고 소개한 점 등으로 역사왜곡 우려가 불거졌다. 이에 촬영 중지를 요구하는 청원이 20만명 이상의 동의를 얻었고, 청와대의 답변을 받은 바 있다. 

당시 청와대 측은 방송사 측이 '민주화운동을 폄훼하고 안기부와 간첩을 미화하는 드라마가 아니라는 입장을 밝혔다며 "'방송법' 제4조에 따라 방송사의 편성과 관련해 자유와 독립을 보장하고 있으며 법률에 의하지 않은 규제나 간섭을 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다. 특히 정부의 직접 개입은 표현의 자유를 침해할 수 있어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그러면서도 "지나친 역사왜곡 등 방송의 공적책임을 저해하거나 심의규정을 위반하는 방송은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이하 방심위)의 심의 대상이 된다. 방심위는 시청자 민원이나 자체 모니터링 등을 통해 방영된 방송의 공정성·공공성 및 공적 책임 준수 여부를 철저히 심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JTBC 드라마 '설강화' 측은 논란 이후 시청자들이 드라마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는 네이버 '실시간 톡' 채널, 공식 홈페이지 시청 소감 게시판을 비공개로 전환했다. 시청자와의 소통을 일방적으로 차단해 논란의 재생산을 막으려는 JTBC의 방어적인 대응은 대중의 비판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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