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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성우 최재훈 '대박', 안방마님들 '고진감래' [2022 프로야구 F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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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성우 최재훈 '대박', 안방마님들 '고진감래' [2022 프로야구 FA]
  • 안호근 기자
  • 승인 2021.12.21 1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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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안방마님이라고 불리는 포수. 그만큼 눈에 띄지 않는 역할을 하면서도 팀에 없어서는 안 되는 소금 같은 존재가 바로 포수다.

올 스토브리그에선 포수들이 높은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최재훈(32·한화 이글스)이 자유계약선수(FA) 1호 계약을 맺은 데 이어 이번엔 ‘우승포수’ 장성우(31)가 KT 위즈와 다시 손을 잡았다.

장성우는 20일 KT와 계약기간 4년, 총액 42억 원(계약금 18억 원, 총 연봉 20억 원, 옵션 최대 4억 원)에 사인했다.

장성우(오른쪽)가 20일 KT 위즈와 FA 계약을 맺고 이숭용 단장과 악수를 하고 있다. [사진=KT 위즈 제공]

 

장성우의 올 시즌 성적은 127경기 타율 0.231 14홈런 63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711이었고 최재훈은 116경기 타율 0.275 7홈런 44타점 OPS 0.792. 개인 성적은 장성우보다 낫다고 볼 수 있으나 팀은 최하위에 머물렀다.

둘 모두 개인 성적만 놓고 보면 아쉬움이 남을 수밖에 없었으나 FA 시장에서 제 가치를 인정받은 이유가 있다. 포수라는 희소한 자원이기 때문이다.

포수는 타격 성적만으로 평가할 수 없다. 타격까지 뒷받침 될 때 특급 선수 반열에 오를 수 있지만 타격이 다소 부족하더라도 투수 리드와 블로킹, 도루 저지 등 수비 능력, 프레이밍 등으로 가치를 끌어올릴 수 있다.

이러한 이유로 주전으로 올라서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기도 한다. 최재훈과 장성우 모두 그랬다. 2008년 두산 베어스에 육성 선수로 입단한 최재훈은 양의지(34·NC 다이노스)라는 커다란 벽에 막혀 좀처럼 많은 기회를 얻기 힘들었다. 양의지가 부상 등으로 빠져 있을 때, 포스트시즌 등에서 활용되기도 했으나 주전과는 거리가 멀었다.

그 가치를 알아본 많은 팀에서 군침을 흘렸고 2017년 트레이드로 한화 유니폼을 입은 뒤 날아올랐다. 2018년엔 한화가 11년 만에 가을야구에 진출하는데 혁혁한 공을 세웠고 지난해엔 주전 포수를 맡으며 타율 0.301로 커리어하이 시즌을 보내기도 했다.

한화 이글스 최재훈(왼쪽)은 올 스토브리그 1호로 FA 계약을 맺고 팀에 잔류했다. [사진=연합뉴스]

 

한화에서만 5시즌을 성공적으로 보낸 최재훈. FA 자격을 얻었고 한화는 FA 시장이 열리자마자 바로 그와 손을 잡았다. 5년 총액 54억 원(계약금 16억 원, 총 연봉 33억 원, 옵션 최대 5억 원). 정민철 단장은 “최재훈은 젊어진 팀이 성장해 나가는 데 중심을 잡아줘야 하는 우리의 핵심 선수라고 판단했다”며 “앞으로 최재훈이 자신이 가진 기량을 최대한 발휘하면서 젊은 선수들과 함께 팀 성장을 이끌어주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장성우도 처음부터 주전 포수였던 건 아니다. 2008년 1차 지명으로 롯데 자이언츠에 입단했으나 국가대표 포수 강민호(36)가 있어 충분한 기회를 얻을 수 없었다. 일발 장타와 포수로서 능력을 알아본 KT에서 유망주 투수를 내주면서까지 장성우를 트레이드로 데려왔다.

단숨에 주전 포수자리를 꿰찬 그는 6시즌 연속 KT 안방마님 역할을 톡톡히했다. 특히 올 시즌은 KT의 첫 통합우승을 견인했다. 이숭용 KT 단장은 “장성우는 탁월한 투수 리드 능력을 바탕으로 KT의 젊은 투수진을 한 단계 성장시키는데 기여했고 타석에서도 꾸준히 중장거리포를 생산하는 등 공수겸장 포수로 앞으로도 팀의 중심이 돼주기를 기대한다”고 계약 이유를 전했다.

장성우 또한 “KT는 프로 생활의 전환점을 마련해준 구단”이라며 “내년 시즌에도 ‘디펜딩 챔피언’의 저력을 보여드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두 포수가 보금자리를 찾은 만큼 남은 FA 포수 한 명 강민호에게 시선이 집중된다. 최재훈, 장성우와 같이 포수가 초반부터 주전으로 활약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국내 최고 포수로 불리는 양의지 또한 2006년 입단해 2010년에서야 주전으로 도약했다.

6번째 황금미트를 수상한 강민호. 여전한 가치로 3번째 FA 또한 대박을 기대해볼 수 있을 전망이다. [사진=연합뉴스]

 

강민호는 얘기가 조금 다르다. 2004년 롯데에 입단해 이듬해부터 많은 기회를 얻기 시작했다. 2008년엔 타율 0.292 19홈런 82타점으로 롯데를 가을야구로 이끌며 포수 골든글러브까지 수상했다. 태극마크를 달고 금메달까지 목에 건 강민호는 이후 탄탄대로를 걸었다.

올해에도 타율 0.291 18홈런 67타점을 기록하며 삼성 라이온즈를 6년 만에 가을야구로 올려놨고 6번째 황금미트까지 챙길 수 있었다. 김동수(7회)에 이어 양의지와 나란히 포수 최다 수상 2위에 오를 만큼 KBO리그 역사를 되돌아봐도 손에 꼽힐 만한 포수다.

꾸준한 활약을 이어온 덕에 2013시즌 이후 첫 FA로 롯데와 4년 75억 원, 2017시즌 이후 삼성과 4년 80억 원, 총 155억 원 규모 계약을 맺었다. 다만 서른 중반을 훌쩍 넘긴 많은 나이가 걸림돌. 삼성은 강민호를 잡겠다면서도 최근 NC와 트레이드를 통해 김태군(32)을 데려오며 안전장치를 마련해놨다.

그러나 잘 큰 포수의 가치는 이미 증명됐다. 최재훈과 장성우의 계약 규모가 이를 방증하고 2019년 NC와 4년 125억 원에 계약을 맺은 양의지는 ‘돈이 아깝지 않다’는 평가를 듣고 있다.  3번째 FA이기에 C등급으로 분류돼 보상 선수가 발생하지 않는다는 것도 이점. 롯데 등 삼성의 경쟁자까지 가세한다면 강민호의 가치는 예상보다도 더 치솟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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