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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K금융그룹 위기? 의연한 석진욱, 결연한 조재성 [SQ초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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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K금융그룹 위기? 의연한 석진욱, 결연한 조재성 [SQ초점]
  • 김의겸 기자
  • 승인 2021.12.24 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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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김의겸 기자] 남자배구 안산 OK금융그룹이 위기를 맞았다. 공격 절반을 책임지는 레오(31·쿠바)가 부상으로 이탈한다. 석진욱(45) 감독은 국내 선수들에게 힘을 실어줬고, 주포가 될 조재성(26)도 결연히 각오를 다졌다.

OK금융그룹은 23일 경기도 의정부체육관에서 열린 의정부 KB손해보험과 2021~2022 프로배구 도드람 V리그 남자부 3라운드 원정경기에서 풀세트 접전 끝에 승리했다.

레오가 4세트 초반 블로킹 뒤 착지하는 과정에서 KB손해보험 케이타 발을 밟고 발목이 크게 꺾이는 부상을 당했지만 국내 선수들끼리 집중력을 발휘해 값진 승점 2를 따냈다. 10승째(7패·승점 25) 거두며 3위 수원 한국전력(승점 27)을 추격했다.

하지만 앞으로가 문제다. 레오는 24일 오전 자세한 검진을 위해 병원을 방문한다. 검사결과가 나와봐야 알겠지만 부상 정도에 따라 결장이 길어질 수도 있다.

[사진=KOVO 제공]
레오 부상으로 시름에 빠진 석진욱 OK금융그룹 감독은 국내 선수들의 활약을 기대했다. [사진=KOVO 제공]

이날 경기 후 석진욱 OK금융그룹 감독은 "아쉽고 안타까운 경기다. 레오의 상태는 아직 정확히 모른다. 발목이 돌아가긴 돌아갔고, 붓기가 있다. 2주 이상 갈 수도 있다"고 밝혔다.

석 감독은 에이스 이탈이 예상돼 착잡한 와중에도 국내 선수들을 독려하는 의연함을 보였다.

"오늘 리베로 정성현을 비롯해 모두 잘해줬다. 한국배구연맹(KOVO)컵 때 레오 없이 국내 선수들끼리 좋은 플레이를 해봤기 때문에 당황하지 않고 잘 버텼다. 박승수가 리시브에 안정감을 더해준 것 역시 큰 도움이 됐다"고 평가했다.

이어 "(레오 부상) 영향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다. 팀 입장에선 어려운 상황이지만 선수 개인으로 보면 자신의 역량, 플레이를 보여줄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그 기회를 잘 잡았으면 좋겠다"며 "조재성, 차지환, 박승수를 계속 바꿔주며 심신 양면에서 페이스를 조절하고 있었다. 이제는 그들에게 공이 더 많이 갈 수밖에 없다. 더 책임감을 가져줬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석진욱 감독은 지난 시즌에도 경기에 잘 나서지 못하는 신인급, 군에서 갓 전역해 실전감각이 떨어진 선수들을 따로 모아 상비군으로 훈련시키며 스쿼드를 이원화, 예비 전력의 경기력을 끌어올리는 데 집중한 바 있다. 그 결과 시즌 막판 주전 윙 스파이커(레프트) 송명근과 심경섭이 모두 학교폭력(학폭) 논란으로 이탈했을 때 차지환, 김웅비 등의 활약으로 버티며 플레이오프(PO)까지 치를 수 있었다.

타이트한 일정에 볼멘소리를 하는 다른 감독들과 달리 그는 "경기를 더 빠르게 많이 했으면 좋겠다. 그래야 선수층이 두꺼운 팀이 유리해지고, 보다 많은 선수들이 기회를 잡고 발전할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된다"고 밝히기도 했다.

[사진=KOVO 제공]
OK금융그룹 국내 공격수 중 가장 많은 득점을 하고 있는 조재성(가운데)의 역할이 커질 수밖에 없다. [사진=KOVO 제공]

이제 왼손잡이 아포짓 스파이커(라이트) 조재성의 어깨가 무거워 질 전망이다.

이날 조재성은 팀 내 최다득점자 레오(26점)가 빠진 뒤 공격을 이끌며 14점(공격성공률 54.54%)을 기록했다. 그는 현재 득점 10위(216점)에 올라있다. OK금융그룹에서 레오 다음으로 많은 점수를 내고 있다. 국내 선수들 가운데는 허수봉(316점·천안 현대캐피탈), 나경복(276점·서울 우리카드), 임동혁(218점·인천 대한항공)에 이은 4위다.

조재성은 "이겨서 기쁘긴 한데, 레오 부상 때문에 마음이 아프다. 어쨌든 레오가 올 때까지 우리끼리 버텨야 한다. 우리가 이겨야 레오가 부담을 덜 느끼지 않겠나"라며 "내 책임도 커지지만 국내 선수들끼리 하면 공격 분배 면에선 더 좋아지기도 한다. 우리끼리 잘 맞춰나가면 좋은 결과 있을 거라 생각한다"고 힘줬다.

주포지션이 라이트인 조재성은 올 시즌 레프트로 뛸 때가 많다. 익숙하지 않은 리시브에서도 제 몫을 해야 한다. 석진욱 감독은 "조재성이 리시브에 가담하면서 체력적으로 부담을 느끼는 것 같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조재성은 "체력이 떨어졌다고 느끼진 않지만 감독님께서 그렇게 말씀하셨으면 그게 맞을 지도 모르겠다. 체력보다는 감각 면에서 떨어진 느낌이다. 리시브 부담은 그렇게 크지 않은데, 서브를 받고나서 공격하는 리듬이 잘 안 맞고 있다"며 "오늘 4세트부터 리시브에서 배제되고 난 뒤 공격이 살아났다. 라이트로 뛰면 공격력이 올라올 수 있다. 레오 올 때까지 버텨보겠다"고 덧붙였다.

OK금융그룹은 우선 오는 26일 레오 없이 현대캐피탈 원정을 떠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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