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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온 황민경, 경이로운 현대건설 [SQ초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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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온 황민경, 경이로운 현대건설 [SQ초점]
  • 김의겸 기자
  • 승인 2021.12.30 23: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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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스포츠Q(큐) 김의겸 기자] "지금보다 행복한 시즌은 없었던 것 같다."

여자배구 수원 현대건설은 스타플레이어가 즐비한 팀이다. 올 시즌 최고 외국인 공격수로 통하는 야스민을 비롯해 '연봉퀸' 양효진에 추후 국가대표팀에서 자리를 꿰찰 것으로 기대를 모으는 날개 공격수 정지윤과 미들 블로커(센터) 이다현까지. 고예림과 황연주 등 팬층이 확실한 선수들도 보유했다.

성적도 더할 나위 없다.

현대건설은 30일 경기도 수원체육관에서 열린 2021~2022 프로배구 도드람 V리그 여자부 4라운드 홈경기에서 서울 GS칼텍스를 세트스코어 3-1로 제압하고 6연승을 달렸다. 지난여름 한국배구연맹(KOVO)컵에서 우승한 뒤 정규리그에서도 압도적인 선두를 질주하고 있다. 19경기 18승 1패. 경이로운 승률 94.7%를 찍은 채 2021년 모든 일정을 마쳤다.

지난 시즌 최하위에 머무른 현대건설 반등 요소는 많지만 그 중에서도 주장 황민경(31)의 존재감을 빼놓을 수 없다.

[사진=KOVO 제공]
현대건설 주장 황민경이 2020년을 돌아보며 흡족함을 감추지 않았다. [사진=KOVO 제공]

황민경은 지난 시즌 발바닥 부상으로 고전했다. 리베로 김연견도 큰 부상에서 회복한 지 얼마 안 됐을 때였다. 리시브가 흔들리자 현대건설은 시즌 초반 중심을 잃고 휘청거렸다. 스스로도 고연봉(3억 원)을 수령하는 주장으로서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며 자책했다. 한 매체와 인터뷰에서 팀 부진 원인으로 자신을 꼽을 만큼 어려운 시즌을 보냈다.

같은 아픔을 겪지 않기 위해 황민경은 비시즌 몸 관리에 온 신경을 기울였다. 부상이 재발하지 않도록 웨이트트레이닝은 물론 필라테스도 병행하며 몸 상태를 끌어올렸다. 그 결과 외인이 모두 빠진 KOVO컵에서 전 경기 두 자릿수 득점을 기록하며 부활을 알렸다.

개막 전 스포츠Q(큐)와 인터뷰를 통해 올 시즌 자신의 역할이 분명하다며 자신감을 내비쳤던 그. 힘과 높이를 겸비한 외인 야스민이 잘 해주고 있고, 양효진도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에 등극했던 2019~2020시즌 못잖은 경기력을 보여주고 있다. 본인은 상대적으로 수비에 집중하면서 동료들을 받치면 된다며 웃어보였다.

그는 다짐했던 대로 제 몫을 해내고 있다. 윙 스파이커(레프트) 대각 파트너 고예림이 잔부상 여파로 좀처럼 공격에서 힘을 내지 못하고 있는 반면 요소요소 베테랑의 관록을 보여주고 있다. 많은 득점을 하는 건 아니지만 보이지 않는 헌신은 팀 상승동력으로 꼽힌다. 이날은 서브에이스 3개, 블로킹 1개 포함 14점(공격성공률 43.48%)으로 공격에서도 빛을 냈다.

고예림이 부진할 때면 공격 혈을 뚫고자 정지윤이 투입된다. 리시브가 약한 정지윤이 버틸 수 있는 데 황민경의 조력이 상당하다.

정지윤(오른쪽)은 황민경 등 동료들의 도움으로 리시브 라인에서 버틸 수 있다며 고마워했다.
정지윤(오른쪽)은 황민경 등 동료들의 도움으로 리시브 라인에서 버틸 수 있다며 고마워했다.

정지윤은 이날 경기 후 "언니들이 못 해도 잘 했다고 칭찬해주고, 보다 넓은 범위를 커버해준 덕에 버틸 수 있다"며 공을 돌렸다. 황민경은 코트 위에서 정지윤의 정신적 버팀목이 되고 있다. 기자회견 내내 "충분히 잘하고 있으니 실수했을 때 자책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많이 좋아졌고, 더 좋아질 것"이라고 정지윤을 치켜세웠다.

황민경은 과거 김천 한국도로공사에서 정규리그를 제패해봤지만 챔피언결정전 우승은 경험한 바 없다. 현대건설로 이적한 뒤 2019~2020시즌 1위로 마쳤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탓에 포스트시즌은 열리지 않아 통한으로 남았다. 현대건설은 올 시즌 다시 우승 적기를 맞았다.

황민경은 "지금보다 행복한 시즌은 없었던 것 같다. 이렇게 많이 이겨본 적도 없고, 다 같이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 더 좋다. 누구 하나 크게 아프지 않기도 하다"며 더할 나위 없다는 듯 웃었다.

'지난 시즌과 비교해 무엇이 가장 달라졌냐'는 질문에 그는 "사실 지난 시즌 막판부터 좋았다. 5라운드 이후로는 승점을 못 딴 경기가 없다고 들었다. 그때부터 지금의 멤버들로 잘 맞춰왔기 때문에 올 시즌에도 잘하고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강성형 감독 부임 후 작전타임 분위기도 묘하게 달라졌다는 분석이다. 황민경은 "감독님께선 선수들이 스스로 판단할 수 있게 하신다. 우리에게 의견을 구하기도 하고, 역으로 우리도 먼저 의견을 제시할 수 있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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