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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가영 차유람, 결승 길목서 만난 라이벌 [LPBA 챔피언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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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가영 차유람, 결승 길목서 만난 라이벌 [LPBA 챔피언십]
  • 안호근 기자
  • 승인 2022.01.03 1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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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포켓볼 선수 시절부터 라이벌 구도를 형성했던 김가영(39·신한금융투자 알파스)과 차유람(35·웰컴저축은행 피닉스)이 다시 맞붙는다.

김가영과 차유람은 2일 오후 경기도 고양 빛마루 방송센터에서 열린 2021~2022시즌 6차전 NH농협카드 LPBA 챔피언십 8강에서 각각 사카이 아야코(일본), 이마리를 세트스코어 2-0(11-5 11-3), 2-1(10-11 11-3 9-8)으로 꺾었다.

준결승에서 격돌하게 된 두 라이벌. 김가영은 올 시즌 2년여 만에 정상 탈환을, 차유람은 생애 첫 결승행을 목표로 한 중요한 길목에서 만났다.

차유람(왼쪽)과 김가영이 LPBA 투어 2번째로 만난다. 첫 결승행과 정상 탈환이라는 각기 다른 목표로 승리를 다짐한다. [사진=PBA 투어 제공]

 

둘 모두 포켓볼 선수로 활약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세계적 위상은 김가영이 더 뛰어났다. 미국여자프로당구협회(WPBA) 랭킹 1위에 오르는 등 화려한 커리어로 앞섰고 차유람도 뛰어난 실력과 함께 빼어난 외모로 많은 인기를 모아 묘한 라이벌 관계를 유지했다.

프로당구 출범과 함께 이들은 나란히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여기서도 앞서간 건 김가영이었다. 3쿠션으로 처음 큐를 잡았기에 더욱 적응이 빠를 수밖에 없었다. 육아로 인해 오랫동안 큐를 내려놨었던 차유람은 충분한 적응기가 필요했다.

첫 시즌 상위권을 유지하던 김가영은 5차 대회에서 드디어 정상에 섰다. 이제 더 이상 포켓볼이라는 단어가 김가영의 뒤를 따라다니지 않게 됐다. 3쿠션 선수로서도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 능력을 증명했다.

반면 차유람은 포켓볼과는 전혀 다른 3쿠션에 쉽게 적응하지 못했다. 연속 두 대회 64강에 탈락하며 고배를 마셨다. 그러나 차유람도 뛰어난 감각을 가진 선수임은 분명했다. 5차 대회에서 8강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지난 시즌엔 개막전부터 둘이 격돌했다. 수많은 관심을 받은 라이벌 관계였으나 정작 3쿠션 무대에서 만난 건 처음. 당시는 김가영이 16강에서 세트스코어 2-1로 차유람을 꺾었다. 그러나 에버리지는 차유람이 0.839-0.750으로 앞설 만큼 혈투가 펼쳐졌다.

차유람은 그간 고전하던 서바이벌 무대를 뚫고 이번 대회 커리어 최고 성적을 갈아치웠다. 이젠 결승행에 도전한다. [사진=PBA 투어 제공]

 

1년 6개월 만에 성사된 2번째 대결. 둘 모두 그 사이 많은 발전을 이룬 터라 기대가 크다. 김가영은 지난 시즌 정상에 서진 못했으나 준우승을 거뒀고 4강에도 두 차례 올랐다. 올 시즌에도 개막전부터 준우승을 차지했고 이후에도 꾸준한 성적을 내고 있다.

8강에서도 정확히 40분 만에 경기를 마무리했다. 첫 세트 세 차례 뱅크샷을 앞세워 7이닝만에 기선제압에 성공한 김가영은 2세트에서도 세 번의 뱅크샷을 앞세워 6이닝만에 승리를 챙겼다.

차유람의 지난 시즌 최고 성적은 16강. 번번이 서바이벌 무대에서 탈락했다. 하지만 PBA 팀리그 출범과 웰뱅 피닉스에서 프레드릭 쿠드롱(벨기에) 등과 호흡하며 빠르게 성장했다. 동료들도 그의 남다른 승부욕과 노력에 감탄을 금치 못했다.

올 시즌에도 부진을 거듭했으나 이번 대회에선 달랐다. 그동안 어려움을 겪던 서바이벌 무대를 연속 1위로 통과했고 32강에서도 김보미(신한 알파스)를 3위로 밀어내며 통과했고 16강에선 김민영, 8강에서 이마리와 풀세트 접전 끝 승리를 거두고 개인 대회 첫 4강에 올랐다.

차유람은 “그간 연습을 꾸준히 했는데 서바이벌에서 워낙 자주 탈락해서 ‘나는 아닌가보다’라고 생각을 했었다”면서도 “그런데 최근부터 ‘내가 못해서 탈락한 것이 아니라 누구라도 탈락할 수 있다. 괜찮다’고 마음을 다잡았더니 조금 편하게 경기할 수 있었다. 그러다보니 여기(4강)까지 왔다”고 기뻐했다.

첫 시즌 우승 후 준우승만 두 차례 거둔 김가영(왼쪽). 이번엔 정상에 서겠다는 각오다. [사진=PBA 투어 제공]

 

김가영도 “옆돌리기 등 잔 실수가 있었는데 뱅크샷 감각이 워낙 좋아 승리할 수 있었다”며 “개인적으로는 3전2선승으로 진행되는 16강전과 8강전이 가장 큰 고비다. 경기가 짧아 변수가 워낙 많이 생기기 때문에 그간 탈락했을 때 많이 아쉬웠고 한편으로는 허무했다”고 말했다.

4강부터는 세 세트, 결승에선 4세트를 먼저 따내는 선수가 승리한다. 김가영은 “이제 4강부터는 세트가 늘어나기 때문에 최대한 내 실력을 발휘해서 결승까지 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차유람은 김가영과 대결에 대해 “나는 늘 도전하는 입장이다. 냉정하게 경험이나 전력이나 모든 것이 제가 한 수 아래”라면서도 “하지만 내게 주어진 공은 최선을 다해서 치겠다. 경기를 지켜보시는 분들이 ‘재미있다’고 생각할 수 있게끔 박빙의 승부를 펼치고 싶다”고 물러서지 않겠다는 뜻을 나타냈다.

다른 테이블에서 열린 8강전에서는 강지은(크라운해태 라온)이 김예은(웰뱅 피닉스)에 2-1(11-7 9-11 9-3), 이우경이 오수정에 세트스코어 2-1(11-5 5-11 9-4)로 승리하면서 준결승에 진출했다. 

이번 대회는 PBA&GOLF, SBS SPORTS, MBC SPORTS+, IB SPORTS를 통해 TV 생중계 시청할 수 있고 유튜브(PBA TV) 네이버 스포츠, 카카오 TV, 아프리카 TV를 통해서도 전 경기 생중계 된다. 이번 준결승은 이날 오후 5시 동시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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