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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권도전 경쟁, 상위팀 전력보강 핵심은? [프로야구 외국인선수 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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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권도전 경쟁, 상위팀 전력보강 핵심은? [프로야구 외국인선수 上]
  • 안호근 기자
  • 승인 2022.01.04 1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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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비시즌 선수단을 보강하는 방법은 그리 많지 않다. 올 스토브리그에서 FA(자유계약선수) 시장이 ‘역대급’ 규모로 뜨겁게 달아올랐다. 그러나 FA로 별다른 재미를 보지 못했거나 오히려 전력 누수를 겪은 팀들에도 저마다 기대를 품는 구석이 있다. 바로 외국인 선수다.

두산 베어스와 KIA 타이거즈를 제외한 8개 구단은 외국인 선수 구성을 마무리했다. 기존 선수들과 재계약을 맺기도, 새로운 선수들을 영입하기도 했고 아직 고심 중인 팀도 있다. 외국인 선수 구성만 보더라도 10구단이 다음 시즌 중점을 두는 게 무엇인지 힌트를 얻을 수 있다.

통합우승 주인공 KT 위즈는 외국인 투수 듀오는 그대로 유지하면서 새 타자로 외야 자원 스위치 히터 헨리 라모스를 영입했다. [사진=KT 위즈 제공]

 

외국인 선수 3명이 모두 뛰어난 활약을 펼쳐준다면 그 어떤 팀이라도 우승에 도전할 수 있는 전력을 갖추게 된다. 반대로 우승에 도전하는 팀은 외국인 선수들이 일정 수준 이상 활약을 펼쳐줬을 가능성이 크다.

상위권 팀들의 외인 교체가 많지 않은 이유다. 창단 첫 통합우승을 이룬 KT 위즈는 22승을 합작한 원투펀치 데스파이네 오드리사머, 윌리엄 쿠에바스와 동행을 택했다.

다만 타자는 얘기가 다를 수밖에 없었다. 풀타임을 소화한 타자 중 타율 3할 이상은 강백호와 유한준(은퇴) 뿐이었고 그 흔한 20홈런 타자 하나 없었다. 외국인 선수 조일로 알몬테와 대체선수 제러드 호잉 모두 제 몫을 하지 못했다.

우승 후 내부 FA 3루수 황재균과 포수 장성우, 허도환을 모두 잡고 키움 히어로즈에서 내야수 박병호까지 데려온 KT는 지난달 초 미국 메이저리그(MLB) 출신 헨리 라모스를 총액 100만 달러(연봉 75만 달러, 인센티브 25만 달러)에 데려왔다. 스위치 타자인 외야 자원 라모스는 평균 이상 주력과 수비까지 자랑하는데 KT는 외야를 보강하는 한편 박병호, 강백호와 중심타선을 이뤄 줄 것으로 기대감을 나타내고 있다.

정규리그 2위 삼성 라이온즈도 큰 변화를 주진 않았다. 올 시즌 주로 지명타자로 뛰며 29홈런 97타점을 올렸던 호세 피렐라와 16승을 책임진 데이비드 뷰캐넌과 재계약했고 투수 한 자리를 알버트 수아레즈로 채웠다.

삼성 라이온즈는 NPB 경험이 있는 우투수 알버트 수아레즈를 데려왔다. [사진=AP/연합뉴스]

 

총액 100만 달러(계약금 10만 달러, 연봉 70만 달러, 인센티브 20만 달러)를 받게된 수아레즈는 우투수로 MLB 출신이다. 최근엔 3년 동안 일본프로야구(NPB)에서 활약했는데 지난 시즌엔 선발과 불펜을 병행하며 5승 3패 평균자책점(ERA) 3.62를 기록, 팀의 재팬시리즈 우승에 혁혁한 공을 세웠다. 중견수로서 많은 타구를 걷어내던 박해민(LG 트윈스)이 이탈한 만큼 벤 라이블리와 마이크 몽고메리로부터 많은 도움을 받지 못했던 삼성이 다음 시즌 정상에 도전하려면 수아레즈가 큰 역할을 맡아줘야 할 것으로 보인다.

LG는 욕심을 냈다. 10승 투수 앤드류 수아레즈 대신 우투수 아담 플럿코(80만 달러)를 택했다. MLB 통산 88경기를 던졌고 마이너리그에서도 많은 경험을 한 그는 선발 경험이 풍부하고 제구가 안정됐다는 평가를 받는다. 올 시즌 LG는 팀 ERA 1위(3.57)을 자랑했는데 플럿코는 수아레즈보다 좋은 활약을 펼쳐야 한다는 부담감 속에 새 시즌을 맞이하게 된다.

반면 새 외국인 타자 리오 루이즈의 부담은 상대적으로 덜하다. 지난해 로베르토 라모스와 저스틴 보어가 부상과 부진 등으로 팀 타선에 전혀 힘을 보태지 못했기 때문. 그동안 외국인 타자 흑역사와 함께 했던 LG지만 총액 100만 달러를 들인 새 타자에 대한 기대감은 크다. 내야수 자원 루이즈는 MLB 출신으로 지난해에도 콜로라도 로키스에서 뛰었다. 준수한 수비력 또한 내야 보강이 절실했던 LG에 안성맞춤인 카드라는 평가. 문제는 타격이다. 특히 큰 것 한 방이 필요한 LG의 갈증을 루이즈가 해소시켜 줄 수 있을지 기대를 모은다.

키움 히어로즈는 이번 스토브리그에서 이슈 몰이를 했다. 간판 스타 박병호를 잡지 못했는데, 외국인 선수로 류현진의 옛 동료 야시엘 푸이그를 데려왔기 때문. 기대감은 크다. 데이비드 프레이타스, 윌 크레익 등은 한숨을 자아냈으나 푸이그는 이름값부터 다르다. 외야수 자원 우타자 푸이그는 MLB 통산 타율 0.277 132홈런 415타점을 기록한 강타자. 지난해 멕시코리그에서도 타율 0.312 10홈런 OPS(출루율+장타율) 0.926을 기록했다. 박병호를 잃었지만 푸이그가 명성에 걸맞은 활약을 펼쳐준다면 타선의 공백을 충분히 지울 수도 있다.

키움 새 외국인 타자로 합류하게 된 류현진 옛 동료 야시엘 푸이그. [사진=키움 히어로즈 제공]

 

마운드에선 우투수 타일러 에플러가 4년차를 맞는 에릭 요키시와 함께 원투펀치를 구축한다. 다만 우려도 적잖다. 계약규모가 40만 달러에 불과하다는 점이 불안감을 키운다. 2019년 NPB 오릭스 버팔로스에서 24경기 31⅓이닝 동안 ERA 4.02 등으로 최근 상위급 리그에서 많은 경기를 뛰지 못해 얼마나 활약을 펼칠 수 있을지 의구심을 자아낸다.

7년 연속 한국시리즈를 밟은 두산 베어스는 아직 미궁 속에 있는 팀이다. 올 시즌 故(고) 최동원을 넘어 한 시즌 최다 탈삼진 기록(225개)을 새로 쓴 아리엘 미란다와 동행을 확정했는데, 나머지 두 자리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기 때문. 

다만 서두르진 않겠다는 계획이다. 팔꿈치 수술로 시즌 아웃된 워커 로켓을 대신해 강속구 투수 로버트 스톡과 계약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스톡은 150㎞ 중반대 공을 뿌리는 투수로 제구만 뒷받침된다면 미란다와 다시 한 번 리그 최강 듀오로 활약할 가능성이 있다. 커리어 대부분을 불펜에서 보냈다는 점, 햄스트링 부상 경력 등이 불안요소이긴 하지만 외국인 선수 선구안이 뛰어났던 두산이기에 다시 한 번 기대감이 쏠린다.

타선에선 박건우(NC 다이노스)가 이탈했는데 검증된 타자 호세 미구엘 페르난데스와 재계약을 진행 중이다. 페르난데스는 2019년부터 2년 연속 최다 안타 타이틀을 차지했고 올 시즌에도 준수한 활약을 펼쳤다. 특히 가을야구에서 존재감은 압도적이었다. 발이 느리고 수비 능력이 떨어져 활용도가 제한적이라는 점 때문에 매년 맹활약하고도 협상 과정에서 진통을 겪기도 했지만 이만한 성적을 낼 타자를 찾기 어렵다는 점에서 재계약이 유력히 점쳐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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