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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다르다, 반등 노리는 하위팀들 [프로야구 외국인선수 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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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다르다, 반등 노리는 하위팀들 [프로야구 외국인선수 下]
  • 안호근 기자
  • 승인 2022.01.05 1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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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비시즌 선수단을 보강하는 방법은 그리 많지 않다. 올 스토브리그에서 FA(자유계약선수) 시장이 ‘역대급’ 규모로 뜨겁게 달아올랐다. 그러나 FA로 별다른 재미를 보지 못했거나 오히려 전력 누수를 겪은 팀들에도 저마다 기대를 품는 구석이 있다. 바로 외국인 선수다.

두산 베어스와 KIA 타이거즈를 제외한 8개 구단은 외국인 선수 구성을 마무리했다. 기존 선수들과 재계약을 맺기도, 새로운 선수들을 영입하기도 했고 아직 고심 중인 팀도 있다.

그 중에서도 가을야구에 진출하지 못한 팀들의 목표는 보다 명확하다. 외국인 선수에게 기대야 하는 부분이 많은 만큼 보다 공격적인 영입이 이어졌다.

SSG 랜더스는 윌머 폰트와 원투펀치를 이룰 투수로 MLB 통산 90승 투수 이반 노바를 영입했다. [사진=AP/연합뉴스]

 

SSG로선 많은 걸 느낀 한 해였다. 시즌 초반 박종훈과 문승원이 동반 이탈하며 마운드 무게감이 크게 떨어졌다. 순위표에서도 차츰 내려앉았고 막판 경쟁에서 6위까지 밀리며 가을야구 진출도 무산됐다.

다소 승운이 따르지 않으며 8승 5패 평균자책점(ERA) 3.46을 기록한 윌머 폰트와 인센티브 포함 총액 150만 달러에 재계약한 SSG는 그와 짝을 이룰 투수로 우투수 이반 노바(총 100만 달러)를 택했다. 미국 메이저리그(MLB)에서 통산 90승을 거둔 베테랑 선발 자원.

땅볼 유도 능력이 뛰어나고 무엇보다 선발진에 안정적으로 무게감을 심어줄 수 있을 것이라는 게 높은 점수를 받았다.

타선 보강도 필요했다. 추신수를 데려왔으나 드라마틱한 효과를 보지 못한 SSG는 타율 0.225 20홈런 52타점에 그친 제이미 로맥과 이별하고 힘과 공을 띄우는 능력에서 강점을 보이는 케빈 크론(총 100만 달러)을 영입했다.

1루수와 코너 외야를 담당할 수 있는 크론은 주로 마이너리그에서 뛰었는데 특히 2019년 타율 0.331 38홈런 OPS(출루율+장타율) 1.226을 기록한 뒤 MLB에 입성했고 지난해엔 일본프로야구(NPB)에서 활약해 한국야구에도 손쉽게 적응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NC는 외국인 투수진을 그대로 유지한 반면 중장거리 유형 닉 마티니를 영입해 새로 합류한 박건우, 손아섭과 강력한 외야진을 꾸렸다. [사진=NC 다이노스 제공]

 

2020년 우승을 하고도 7위로 내려앉은 NC 다이노스는 투수진은 그대로 유지했다. 특히 15승 10패 ERA 3.17로 맹활약한 드류 루친스키와는 올 시즌 외국인 선수 최고액인 총 200만 달러에 계약을 마무리했다. 24경기 4승 8패 ERA 3.72로 아쉬운 성적을 낸 웨스 파슨스(총 60만 달러)와도 다시 한 번 손을 잡았는데 승운이 따르지 않았으나 KBO리그에 연착륙했다는 판단 하에 다시 손을 내밀었다.

반면 타선엔 큰 변화가 있다. 양의지를 제외하면 확실히 믿을 만한 타자를 찾기 힘들었던 NC는 중심 타자 FA(자유계약선수) 시장에서 나성범을 KIA(기아) 타이거즈에 내줬으나 박건우와 손아섭을 동시에 영입하며 전력을 강화했다.

새 외국인 타자 닉 마티니(총 80만 달러)는 뛰어난 선구안과 콘택트 능력을 지닌 중장거리 유형으로, 데이터 야구를 중시하는 NC가 기존 노선을 더욱 본격화할 뜻임을 시사하는 영입이다. 보다 새로워 질 NC의 야구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롯데 자이언츠와 KIA는 과감한 선택을 했다. 외국인 선수 3명을 모두 물갈이한 것. 두 시즌 간 팀 마운드를 책임진 댄 스트레일리는 미국 진출을 원해 잡을 수 없었고 앤더슨 프랑코와 유격수 딕슨 마차도에겐 이별을 통보했다. 

찰리 반스는 좌투수가 부족한 롯데 자이언츠 마운드에 힘을 보탤 전망이다. [사진=롯데 자이언츠 제공]

 

팀 순위는 8위였지만 타율은 전체 1위였다. 꼴찌(ERA 5.37)에 머문 마운드가 문제였다. 우투수 글렌 스파크먼(총 80만 달러), 좌투수 찰리 반스(총 61만 달러)를 데려왔다. 스파크먼은 2019년 MLB에서 풀시즌을 소화한 뒤 지난해 NPB 오릭스 버팔로스에서 다소 부진했으나 훈련 시간 부족과 자가격리 등 어려움이 있었다고 판단했다. 미국에서 꾸준히 선발로 나섰던 반스는 좌투수가 부족한 롯데에 힘을 보탠다.

반면 타격이 좋은 롯데는 마차도 대신 빠른 발과 강한 어깨를 바탕으로 외야 전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고 일발장타를 갖춘 DJ 피터스(총 68만 달러)를 택했다. 한 방이 부족했던 롯데 타선에 화력을 키워줄 전망이다.

KIA의 이번 스토브리그를 보면 ‘윈 나우’를 향해 확실히 노선을 정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9위에 머문 KIA는 FA 최대어였던 외야수 나성범(6년 총 150억 원)과 미국에서 돌아온 양현종(4년 총 103억 원)을 붙잡는데 250억 원 이상을 쏟아부었다.

외국인 선수 구성에도 욕심을 냈다. 우투수 로니 윌리엄스(총 75만 달러)로 선발 한 자리를 채웠다. 큰 무대 경험은 부족하지만 시속 150㎞ 중반대 빠른공과 탈삼진 능력 등이 기대감을 키운다. 나머지 한 자리는 올 시즌 8승 3패 ERA 3.60으로 준수한 활약을 펼친 다니엘 멩덴과 재계약 가능성을 열어두고 비워둔 상태.

250억 원을 들여 나성범과 양현종을 데려온 KIA 타이거즈는 150㎞ 중반대 빠른 공을 던지는 로니 윌리엄스를 영입, 올 시즌 우승 도전에 나선다. [사진=KIA 타이거즈 제공]

 

나성범 영입으로 한층 단단해진 타선에서도 큰 도움을 받을 전망이다. 지난 시즌 외국인 타자 프레스턴 터커가 타율 0.237 9홈런 59타점으로 부진했던 터. 외야 자원 소크라테스 브리토(총 90만 달러)는 중장거리형 타자로 공격적인 주루플레이와 넓은 수비력을 자랑한다. 터커에 비하면 팀 전력에 어느 정도 보탬이 될 가능성이 크다.

최하위 한화 이글스도 전력 구성을 마쳤다. 외국인 투수 둘과 다시 한 번 동행하기로 했다. 닉 킹험(총 90만 달러)은 올 시즌 10승 8패 ERA 3.19로 좋은 활약을 펼쳤다. 다만 라이언 카펜터(총 75만 달러)는 5승 12패 ERA 3.97로 다소 아쉬웠는데 팀내 최다인 170이닝을 소화하고 리그 2위인 179탈삼진을 기록한 점을 높게 샀다.

새 외인 타자 마이크 터크먼(총 100만 달러)은 정확성과 파워를 겸비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최근 3년 트리플A 평균 OPS가 0.900 이상이고 마이너리그 통산 117도루를 기록할 만큼 주루 센스도 준수하다. 지난 시즌에도 뉴욕 양키스-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에서 빅리그를 경험했을 정도로 경기 감각도 살아 있다. 팀 타율(0.237) 최하위에 머문 한화에서 중심 타선을 이룰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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