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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어빙' 변준형, 천재가드 명맥 이을 화려한 변신 [프로농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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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어빙' 변준형, 천재가드 명맥 이을 화려한 변신 [프로농구]
  • 안호근 기자
  • 승인 2022.01.07 10: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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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강동희(56)-이상민(50)-김승현(44)-김태술(38). 한국 농구를 주름잡던 대형 가드들. 6년 주기로 등장했으나 김태술 이후론 잠잠했다. 한 차례 턴을 거른 뒤 다시 등장한 또 다른 천재 재목 변준형(26·안양 KGC인삼공사)에 농구계가 주목하고 있다.

변준형은 지난 5일 한국프로농구연맹(KBL)이 발표한 2021~2022 KGC인삼공사 정관장 프로농구 3라운드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됐다. 팀 동료 오마리 스펠맨(20표)를 제치고 85표 중 30표를 얻어 커리어 첫 영예를 안았다.

올 시즌을 앞두고 가드 출신 김승기 감독의 권유로 1번(포인트 가드)으로 변신한 뒤 거둔 쾌거라 앞으로 행보에도 더 기대감이 쏠린다.

안양 KGC인삼공사 변준형(오른쪽)이 3라운드 MVP로 선정됐다. [사진=KBL 제공]

 

등장부터 많은 기대를 모았다. 동국대 신입생 때부터 에이스로 활약한 변준형은 2018 신인 드래프트 가장 유력한 1순위 후보였다.

그러나 KT가 빅맨 박준영을 뽑으며 KGC인삼공사 유니폼을 입게 됐다. 농구 팬들 사이에서는 ‘변거박(변준형 거르고 박준영)’이라며 KT의 선택에 대해 비아냥 대는 반응도 나왔다. 후속 트레이드와 함께 생각할 수밖에 없다고는 하지만 변준형의 가치를 그만큼 높게 평가하지 않았다는 해석도 가능했다.

결과적으로 변준형이 김승기 감독, KGC와 운명적인 만남을 갖게 된 계기가 됐다. 첫 시즌 29경기 평균 19분 8.3점 2어시스트 1.2스틸 활약하며 109표 중 106표를 획득, 역대 2위 기록으로 최고 샛별로 등극했다.

2년차 부상 등으로 기대치에 비해 다소 아쉬운 성적을 냈던 변준형은 2020~2021시즌 날아올랐다. 컵 대회에서 맹활약하며 시즌 전 열린 미디어데이에서 선수들이 뽑은 경계대상 1순위로 떠올랐다.

화려한 볼핸들링을 앞세워 상대 선수들의 발목을 꺾어놓는 '변어빙' 변준형(오른쪽). [사진=KBL 제공]

 

기술 발전이 눈에 띄었다. 화려한 볼핸들링을 바탕으로 한 헤지테이션은 수차례 상대 선수들의 발목을 꺾어놨다. 상대 선수를 멀찌감치 떨어뜨리며 성공시키는 스텝백 3점슛과 유로 스텝도 일품. 단신 외인들에게서나 볼 수 있는 화려한 농구를 KBL 무대에서 선보이며 팬들을 열광시켰다. 롤모델이기도 한 미국프로농구(NBA) 스타 카이리 어빙(브루클린 네츠)의 이름에서 딴 ‘변어빙’, ‘코리안 어빙’이라는 별명으로 불리기 시작한 것도 이때부터였다. 지난 시즌 주축 가드로 거듭나며 11점 3.8어시스트 1.4스틸, KGC에 우승을 안겼다.

올 시즌을 앞두고는 큰 변화를 맞았다.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은 이재도가 팀을 떠나며 포인트 가드라는 중책을 맡게 된 것. 듀얼 가드 역할을 맡아 왔으나 공격에 더 중점을 둔 유형이었다면 올 시즌부터는 팀 공격을 진두지휘해야 하는 책임감까지 떠안게 된 것.

아직 합격점을 주지 못하겠다는 자평과 달리 ‘1번 변준형’의 활약은 놀라울 정도다. 4년차를 맞은 올 시즌 성적은 28경기 평균 33분여를 뛰며 14.5점 2.4리바운드 6.1어시스트 1.4스틸. 출전시간이 크게 늘며 비중이 높아졌는데 득점과 어시스트도 동반 상승하며 높아진 기대에 부응하고 있다. 

득점 토종 4위이자 어시스트는 김시래(서울 삼성·6.6개)를 뒤쫓는 2위. 갑작스런 변신에도 김선형(서울 SK·5.9개), 김낙현(대구 한국가스공사·5.3개), 이재도(5.2개) 등 선배들을 넘어서고 있다.

올 시즌 포인트 가드로 변신해 패스 능력을 장착하며 한 단계 업그레이드 된 경기력을 뽐내고 있다. 천재가드 6년 주기설에 힘을 보태고 있다. [사진=KBL 제공]

 

특히 3라운드 9경기에서 15.7점 7.4어시스트를 기록했는데 이 기간 개인 커리어 최다인 31점 경기를 치렀다. 팀도 6승 3패로 완연한 상승세를 타 변준형은 3라운드 으뜸별로 선정되며 MVP 트로피와 상금 200만 원까지 손에 넣게 됐다.

이제 득점력은 기본 옵션. 여기에 포인트 가드로서 눈을 뜬 듯 불어난 어시스트 스탯이 인상적이다. 올 시즌 3차례나 10개 이상 어시스트를 작성, 이 경기에서 모두 더블더블을 기록했다. 김승기 감독은 “변준형을 최고의 포인트 가드로 키우겠다”고 자신했는데 이에 완벽히 부응하는 활약을 펼치고 있다.

지난달 31일 원주 DB전 실수를 범하는 변준형을 따끔히 혼내기도 했던 김 감독은 “80~90% 집중하면 정말 무서운 선수가 되지만 집중하지 않을 때는 평범한 선수”라며 “이 문제만 해결되면 톱 가드가 될 것”이라고 높은 기대감을 나타냈다.

양동근, 신기성 등 프로농구를 대표하는 뛰어난 포인트 가드들이 많았으나 강동희, 이상민, 김승현 등과 같이 혀를 내두르는 센스로 송곳 같은 패스를 찔러 넣었던 ‘천재’들은 흔치 않았다. 한 차례 6년 주기를 건너뛰었지만 그 뒤 다시 나타나 천재성을 보이는 변준형. 포인트 가드 변신 첫해라는 점을 고려하면 왜 농구계와 팬들의 시선이 쏠리는지 이해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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