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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격의 '첫 경험', 농구로 달궈진 달구벌 [KBL 올스타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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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격의 '첫 경험', 농구로 달궈진 달구벌 [KBL 올스타전]
  • 안호근 기자
  • 승인 2022.01.16 19: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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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스포츠Q(큐) 글 안호근·사진 손힘찬 기자] 김승현과 마르커스 힉스, 전희철, 김병철 등을 중심으로 만년 꼴찌팀 대구 동양 오리온스의 우승도 경험했지만 프로농구(KBL) 최대 축제인 올스타전은 처음이었다. 돌고 돌아 신생팀 한국가스공사가 대구에 자리를 잡게 된 2021~2022시즌 드디어 달구벌에서 첫 별들의 잔치가 열렸다.

2021~2022 KGC인삼공사 정관장 프로농구 올스타전을 앞둔 경상북도 대구광역시 대구체육관엔 경기 시작 3시간 전부터 팬들이 구름떼처럼 줄을 이루고 있었다. 

120-117 끝까지 승부를 예측하기 힘들었던 혈전, 3시간 가까이 관중들을 웃게 만들었던 다양한 퍼포먼스. 집으로 발길을 돌리는 농구 팬들의 얼굴엔 웃음기가 가득했다.

16일 열린 프로농구 올스타전에서 승리를 확정짓고 기뻐하는 팀 허웅 주장 허웅(오른쪽부터)과 김선형.

 

긴 침체기를 겪던 프로농구. 현주엽 전 감독을 필두로 예능프로그램에 출연해 화제를 모은 창원 LG가 큰 인기를 끌었고 2019~2020시즌 프로농구는 20% 이상 관중 증가 효과를 보며 분위기 반전을 꾀했다.

2년 전 인천삼산체육관에서 열린 올스타전엔 7800석 표가 동이 났고 입석 입장 관중까지 더해 총 9700명이 들어찼다.

뜻하지 않은 악재가 닥쳤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시즌이 조기 종료됐고 지난 2년간 많은 관중과 함께 하지 못했다. 지난 시즌엔 올스타전도 무산됐다.

그러나 프로농구에 대한 갈망은 사그라들지 않았다. 비시즌 중 허웅(원주 DB)과 허훈(수원 KT) 두 형제가 활발한 예능나들이로 농구에 대한 관심을 키웠다. 선수 개인 SNS와 유튜브 등을 통해서도 이 같은 열기를 간접체험 할 수 있었고 올스타 팬 투표를 통해 확신하게 됐다. 올스타 투표 1,2위에 오른 허웅과 허훈은 프로농구 최고 스타로 기억되는 이상민 서울 삼성 감독의 역대 최다(12만354표) 기록을 제쳤다. 

한국가스공사 창단으로 올 시즌 올스타전은 처음으로 대구에서 열리게 됐는데 농구 팬들의 열정을 꺾진 못했다. 3300석에 불과한 좌석을 차지하기 위한 티켓 전쟁이 펼쳐졌고 예매 오픈 단 5분 만에 전좌석이 동이 났다.

프로농구 사상 대구에서 처음 열린 올스타전. 경기장을 가득 메운 관중은 3300명은 선수들의 플레이, 퍼포먼스 하나 하나에 열광했다.

 

경기 시작 시간 2시간 전부터 팬들의 입장이 가능했는데, 이미 많은 팬들이 정오 가량부터 경기장 앞에서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었다. 전국 각지에서 모인 팬들은 추운 날씨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응원 도구를 점검했고 경기장 인증샷을 찍으며 설레는 마음으로 긴 시간을 기다렸다.

허웅과 허훈, 이대성(고양 오리온) 등을 비롯해 ‘한국 농구 부활’을 외치는 선수들은 현장을 찾은 팬들과 소통을 하며 올스타전에 대한 기대감을 키웠다. 선수들은 화려한 플레이와 함께 사전에 준비한 다양한 퍼포먼스로 흥을 키웠다.

각자 특색에 맞는 분장과 코스프레, 댄스 등으로 화려하게 등장했고 감탄을 자아내는 덩크슛과 화려한 드리블을 펼쳤고 때때로 나온 실소를 자아내는 턴오버까지 이날 만큼은 팬들에게 즐거움을 던져주는 요소였다.

허재 전 대표팀 감독은 각 팀 주장으로 나선 두 아들을 지원하기 위해 특별심판으로 나서 재미를 줬다. 편파판정은커녕 오히려 지나치게 까다로운 파울콜로 두 아들의 투정을 받기도 했다.

허웅과 허훈은 수시로 1대1 매치업을 벌였고 때론 의도적인 파울로, 때론 과감한 몸싸움을 아끼지 않았다. 올스타전 3연속 패배로 자존심을 구겼던 허웅은 21득점하며 팀 승리를 이끌어 최우수선수(MVP)로 등극했고 허훈도 22점 4리바운드 3어시스트로 분전했다.

프로농구에도 춤 바람이 몰아쳤다. '허웅 크루' 허웅(오른쪽부터), 박찬희, 김선형, 이대성이 팬들 앞에서 칼 군무를 뽐내고 있다.

 

댄스 예능프로그램 스트릿 우먼 파이터發(발) 댄스 열풍도 인상적이었다. KBL은 유튜브 채널을 통해 스트릿 크블(KBL) 파이터 시리즈 영상을 게재했는데, 이날은 그 완결판이었다. 2쿼터 작전타임 땐 신인급 선수들 하윤기(KT)와 이우석(울산 현대모비스), 이원석(삼성), 이정현(고양 오리온)가 ‘KBL 얼라즈’로 나서 에스파의 노래 넥스트레벨에 맞춰 능청스럽고도 어설픈 군무를 펼쳤다.

3쿼터 종료 후엔 두 주장을 중심으로 만들어진 크루의 댄스 대결이 펼쳐졌다. 허훈 크루에선 허훈과 양홍석(이상 KT), 최준용(SK), 이정현(전주 KCC)은 엑소로 변신했고 허웅과 김선형(SK), 박찬희(원주 DB), 이대성(오리온)은 단추를 풀어헤친 섹시한 셔츠를 입고 허웅 크루로 나서 2PM의 노래 우리집에 맞춰 칼군무를 뽐냈다.

올스타전의 꽃 덩크슛과 3점슛 콘테스트도 팬들의 눈을 사로잡았다. 60초 동안 자유롭게 덩크슛을 시도하며 5명 심사위원의 높은 점수를 받아야 하는 덩크슛 대회에선 ‘괴물루키’ 하윤기와 KGC인삼공사 ‘슈퍼맨’ 오마리 스펠맨이 빛났다. 헐크 가면을 쓰고 나타나 셔츠를 찢으며 몬스터로 변신한 하윤기는 호쾌하게 날아올라 원핸드 덩크를 꽂아 넣더니 윈드밀 덩크까지 성공시켰다. 47점으로 최주영(한국가스공사), 배강률(DB·이상 40점)을 넘어서 정상에 올랐다. 외국인 선수 중엔 셀프 앨리웁 덩크를 연달아 성공시킨 스펠맨이 47점으로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토종 덩크왕으로 등극한 괴물 신인 하윤기. 헐크로 변신해 고난도 윈드밀 덩크를 펼치며 타이틀을 차지했다.

 

포카리스웨트 3점슛왕은 이관희(창원 LG). 총 13명이 참여한 이번 대회는 제한시간 60초 내에 총 5개 구역에서 25개의 3점슛을 시도하는 방식으로 진행됐고 구역별 마지막 1구는 2점 머니볼로 배치됐다. 예선을 거쳐 결선에 나설 선수가 선발됐고 17점을 넣은 허웅과 12점의 이관희가 결승을 치렀는데, 허웅이 힘이 떨어진 듯 앞선 두 차례와 같지 않은 슛감을 보인 것과 달리 대각 뱅크슛을 시도하던 이관희는 작전을 변경해 직접 림을 노리며 4번째 구역에서 이미 허웅을 넘어섰다. 총 19점으로 3점슛 챔피언에 등극했다.

경기 전엔 잠시 뜻깊은 시간도 가졌다. 2003~2004시즌 식스맨상과 기량발전상을 동시에 수상하고 양정고 농구부 코치로 활약하다 지난 12일 향년 47세, 지병으로 별세한 표명일을 애도한 것. 전광판엔 그의 생전 모습을 담은 하이라이트 필름이 재생됐고 선수들은 머리를 숙여 추모하며 프로농구를 빛낸 선배의 넋을 기렸다.

사전 행사까지 4시간여가 흘렀음에도 팬들은 쉽게 발길을 돌리지 못했다. 그만큼 여운이 남았다. 허웅을 응원하기 위해 수원에서 먼 발걸음을 한 이여련(22) 씨는 “평소에도 DB를 응원하기 위해 원주를 찾곤 했기에 대구에서 열리지만 올스타전은 무조건 와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올스타전은 첫 방문이었지만 너무 재밌었다. 다양한 퍼포먼스 등으로 인해 즐거웠고 평소와 달리 승부에 연연하지 않고 즐길 수 있어 좋았다”고 소감을 전했다.

동양 시절부터 고향팀을 응원했던 윤영철(34) 씨는 “대구에서 열리는데도 예매 경쟁이 치열해 못 올 뻔했다. 예매에 성공한 지인 덕에 겨우 올 수 있었다”며 “기분이 묘하면서도 감회가 새롭다. 당시 선수로 활약했던 전희철 SK 감독과 김병철 오리온 코치도 함께 볼 수 있어 더 뜻깊었다. 이걸 계기로 대구 농구 열기도 더 커졌으면 좋겠다. 부진 중인 한국가스공사도 더 힘을 냈으면 좋겠다”고 응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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