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16 16:51 (화)
높이 나는 우상혁, 파리올림픽까지 멀리 본다 [높이뛰기 실내투어]
상태바
높이 나는 우상혁, 파리올림픽까지 멀리 본다 [높이뛰기 실내투어]
  • 안호근 기자
  • 승인 2022.02.07 12:1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2020 도쿄 하계올림픽의 숨은 주인공 우상혁(26·국군체육부대)의 상승세가 심상치 않다. 깜짝 등장으로 세계를 놀라게 했던 그는 이제 높이뛰기의 중심으로 다가서고 있다.

우상혁은 6일(한국시간) 체코 후스토페체에서 열린 2021~2022 세계육상연맹 인도어(실내) 투어 남자 높이뛰기 경기에서 2m36을 뛰어 주본 해리슨(미국·2m32)을 제치고 정상에 섰다.

한국 신기록을 또 한 번 갈아치웠고 실내 높이뛰기 랭킹에선 1위로 뛰어올랐다. 자신의 목표이기도 한 2m38 통과와 2년 뒤 파리올림픽 금메달이 더 이상 꿈이 아님을 알린 쾌거다.

우상혁이 6일 세계육상연맹 인도어(실내) 투어 남자 높이뛰기에서 2m36을 넘어 우승을 차지했다. [사진=대한육상연맹 제공]

 

1차 시기에서 2m34를 넘으며 우승을 확정한 그는 2m36에 도전했다. 1,2차 시기 실패에도 불구하고 결국 3번째 도전 만에 허들을 넘었다.

지난해 8월 도쿄올림픽 결선에서 2m35로 한국신기록을 갈아치운 지 6개월 만에 다시 한국 높이뛰기의 역사를 새로 썼다. 

세계육상연맹은 실내, 실외 경기 기록을 따로 집계한다. 타 종목에 비해 날씨와 바람 등에 따라 기록이 크게 좌우되지는 않지만 실외보다 주변 영향을 덜 받을 수 있다는 점 때문.

그러나 평가절하 할 이유는 없다. 이는 올 시즌 시작점인 지난해 11월 이후 최고 기록. 날씨가 추운 시즌 초엔 해외 주요 선수들이 실내경기에 더 주력한 가운데서도 우상혁이 가장 높은 곳에 올라선 것. 종전 랭킹 1위 일야 이바뉴크(러시아)의 기록은 2m29. 실외 경기에서도 선두를 달리고 있으나 우상혁은 그를 넘어 실내 경기 1인자로 등극했다.

지난해 도쿄올림픽에서 한국신기록 달성과 세계 4위에 올랐던 우상혁은 한 발짝 더 도약했다. [사진=연합뉴스]

 

도쿄올림픽이 전환점이 됐다. 실패에도 미소를 잃지 않는 긍정의 힘으로 1997년 이진택이 세운 종전 한국 기록을 넘어선 우상혁은 금메달리스트와 단 2㎝ 차이로 4위에 등극했다. 육상 트랙&필드 사상 역대 올림픽 최고성적을 써냈다.

선수 생활을 포기하려 했던 그였기에 더욱 뜻 깊은 성과였다. 기한 내 올림픽 기준기록 2m33을 넘지 못했던 그는 랭킹 포인트로 힘겹게 본선행 티켓을 손에 넣었다. 결선에 출전한 13명 중 세계랭킹(30위)과 개인 최고 기록(2m31)이 가장 저조했지만 그를 포기하지 않게 했던 김도균 도약 종목 대표팀 코치와 함께 우상혁은 세계를 놀라게 만들었다.

규정상 아쉽게 병역 특례 혜택은 누리지 못했지만 대한육상연맹은 발 벗고 나서 우상혁의 훈련을 도왔고 우상혁은 1㎝를 더 높여 허들을 통과할 수 있었다. 도쿄올림픽 기준 동메달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2021년 세계랭킹에서 공동 6위에 올랐던 그는 또 한걸음 나아갔다. 지난해 말 유럽 전지 훈련을 시작해 새해를 유럽에서 맞은 그는 서서히 몸 상태를 끌어올렸고 이날 훈련의 성과를 확인했다.

정상에 선 파리올림픽 우승을 목표로 세웠다. [사진=연합뉴스]

 

연합뉴스에 따르면 우상혁은 “대한육상연맹의 전폭적인 지원으로 훈련에 전념했다. 대회 우승과 나의 두 번째 한국 신기록을 수립해 행복하다”며 “올해 7월 열리는 세계육상선수권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두고 싶다. 장기적인 목표는 2년 후 2024 파리올림픽 메달 획득”이라고 명확히 밝혔다.

우상혁은 여덟 살 때 당한 교통사고 후유증으로 오른쪽 발이 왼발에 비해 10㎜가량 짧은, 높이뛰기 선수로는 불리한 체격 조건을 갖고 있다. 균형 감각 면에서 불리할 수밖에 없고 이를 극복하기 위해 더 많은 노력을 해야만 했다. 신장도 188㎝로 큰 편이 아니다.

높이뛰기 선수는 자신의 키의 50㎝ 이상을 뛰기 어렵다고 알려져 있다. 우상혁이 2m38을 목표로 세운 것도 이 때문. 이에 대한 간절한 의지는 인스타그램 아이디로도 나타난다. 자신의 성과 목표 기록을 조합해 @woo_238로 지었을 정도. 당장은 눈앞으로 다가온 기회를 잡아야 한다. 오는 7월 세계선수권대회 메달 획득과 9월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우승. 도쿄올림픽에서 세계선수권 기준 기록(2m33)을 이미 통과한 그는 이미 출전권을 확보한 상태.

더 높이 날아오를 일만 남은 우상혁의 행보에 관심이 집중될 수밖에 없다.

도전과 열정, 위로와 영감 그리고 스포츠큐(Q)

주요기사
포토Q