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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올림픽 결산①] 쇼트트랙-빙속 쌍끌이, 설상 제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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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올림픽 결산①] 쇼트트랙-빙속 쌍끌이, 설상 제자리
  • 김의겸 기자
  • 승인 2022.02.21 09: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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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김의겸 기자]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이 막을 내렸다. 한국 선수단은 당초 보수적인 목표를 설정했고, 결국 종합순위에서 예상대로 기대보다는 저조한 성적을 거뒀다. 

4년 전 안방에서 열린 대회에선 메달 종목 다변화가 도드라졌던 반면 이번 겨울 올림픽에선 양대 효자종목 쇼트트랙과 스피드스케이팅에서만 입상했다. 

시상대에 오른 최민정, 황대헌(이상 쇼트트랙), 김민석, 차민규, 정재원, 이승훈(이상 스피드스케이팅) 모두 평창에서도 메달을 획득한 인물들이다. 쇼트트랙 단체전인 남녀 계주에 참가한 일부 선수들을 제외하면 개인 종목에선 새로운 메달리스트가 단 한 명도 나오지 않았다.

설상 종목 부활과 세대교체가 다음을 위한 과제로 남았다.

최민정과 황대헌이 이끈 쇼트트랙 대표팀이 메달 5개를 수확하며 자존심을 지켰다. [사진=스포츠Q(큐) DB]
최민정(왼쪽)과 황대헌이 이끈 쇼트트랙 대표팀이 메달 5개를 수확하며 자존심을 지켰다. [사진=스포츠Q(큐) DB]

쇼트트랙 대표팀과 스피드스케이팅 대표팀은 준비 과정에서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제대로 훈련하지 못했고, 때로 국제대회 참가도 어려웠다.

특히 쇼트트랙 대표팀에선 심석희(서울시청)가 평창 대회 당시 동료 최민정(성남시청) 등을 험담한 사실이 밝혀지고, 나아가 고의충돌 의혹까지 불거지면서 분위기가 어수선했다. 남자 대표팀 임효준(린샤오쥔·중국)이 훈련 중 황대헌(한국체대 졸업 예정·강원도청)의 바지를 벗기는 일이 발생한 뒤 임효준이 자격 정지 징계를 받아 귀화하는 등 4년 내내 부정적인 이슈가 따라다녔다. 대회가 시작된 뒤에도 초반부 편파판정 등 홈 텃세를 견뎌내야 했다.

그런 와중에 한 팀으로 똘똘 뭉쳐 쇼트트랙 종목 종합 1위(금 2, 은 3)를 차지하며 최강 지위를 지켰다. 에이스 최민정과 황대헌이 개인전에서 금메달을 따냈고, 남녀 계주에서 나란히 은메달을 보탰다.

여자 빙속 대표팀에선 이상화(은퇴) 이후 메달권에 들만한 인물을 발굴하지 못했다. 남자 종목에서도 4년 전 어린 나이로 포디엄에 든 김민석(성남시청), 차민규(의정부시청)가 성장해 재차 시상대에 섰다. 역시 평창에서 매스스타트 우승을 합작한 이승훈(IHQ)과 정재원(의정부시청)이 나란히 메달을 목에 걸며 피날레를 장식했다.

[사진=연합뉴스]
스켈레톤 '황제'로 불린 윤성빈은 열악한 환경 탓에 이번 대회를 준비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사진=연합뉴스]

반면 다른 종목에선 모두 메달 획득에 실패했다. 그래도 피겨스케이팅에선 남자싱글 차준환(고려대)이 남자선수 역대 올림픽 최고인 5위에 오르고, 여자싱글 유영과 김예림(이상 수리고)이 나란히 톱10(10위)에 드는 성과를 냈다.

하지만 설상, 썰매 종목 등에선 다시 침묵했다. 

평창 올림픽 스노보드 알파인 남자 평행대회전 은메달리스트 '배추보이' 이상호(하이원), 스켈레톤 금메달리스트 윤성빈(강원도청), 봅슬레이 은메달리스트 원윤종 팀 등에 기대를 걸었지만 성적은 아쉬웠다. 썰매의 경우 코로나 여파로 월드컵 일정을 제대로 소화하지 못했고, 국내에서도 충분히 훈련하지 못한 여파가 컸다. 컬링 팀 킴 역시 지난 4년간 우여곡절을 겪은 탓에 경기력에 기복을 보였다.

홈에서 열렸던 평창 대회를 준비하던 때와 비교하면 적극적인 지원과 육성 움직임이 부족했다는 분석이다. 당시 활용했던 대다수 국내 훈련시설과 경기장은 대회 이후 수지타산이 맞지 않는다며 문을 닫았다. 각 종목단체 역시 평창 대회 공과를 놓고 내부 다툼을 벌이면서 선수 육성 및 대회 지원에 소홀했다.

[사진=연합뉴스]
이상호가 메달권에 들지 못하면서 설상 종목에선 메달이 하나도 나오지 않았다. [사진=연합뉴스]

한국은 평창에서 금메달 5개, 은메달 8개, 동메달 4개를 땄다. 4년 만에 메달 수가 반 토막 났다. 종합하면 지난 4년간 평창 영웅을 뛰어넘을 새로운 히어로를 양성하지 못했다는 분석이다. 

그 결과 한국은 첫 메달을 획득한 1992 알베르빌 대회 이후 역대 가장 적은 금메달 타이기록을 썼다. 금메달을 3개 이상 수확하지 못한 건 알베르빌(금 2, 은1, 동1), 2002년 솔트레이크시티(금2, 은2) 대회 이후 처음이다. 메달 순위도 자연스레 솔트레이크시티에서 기록한 역대 최저(14위) 타이를 이뤘다.

언제까지 평창 유산에 의존할 수만은 없는 만큼 이제 시작될 새로운 4년을 잘 꾸려가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2년 뒤 열리는 2024 강원 동계청소년올림픽은 새로운 국내 유망주 발굴 기회의 장이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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