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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심 미국 제2공장 가동, 기대효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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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심 미국 제2공장 가동, 기대효과는?
  • 김의겸 기자
  • 승인 2022.03.17 1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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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김의겸 기자] 농심이 아메리카 대륙 공략에 속도를 더한다. 미국 제2공장이 내달부터 본격 가동에 들어간다.

농심은 17일 "미국 제2공장은 연간 라면 3억5000만 개 생산 능력을 갖췄다. 미국에서 연간 총 8억5000만 개의 라면을 만들 수 있게 됐다. 이에 따라 해마다 큰 폭으로 성장하는 미국 시장은 물론 멕시코 등 중남미 시장 진출에도 힘을 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농심은 북중미 시장에서 오는 2025년까지 지난해 3억9500만 달러(4800억 원) 대비 2배 성장한 8억 달러(9700억 원) 매출을 이룬다는 목표다.

[사진=농심 제공]
[사진=농심 제공]

◆ 제2공장=주력제품 고속 생산 기지

농심 미국 제2공장은 미국 캘리포니아 랜초 쿠카몽가에 위치한 로스앤젤레스(LA) 공장 바로 옆에 약 2만6800㎡(8100평) 규모로 지어졌다. 기존 공장과 인접해 생산에 필요한 각종 원료 수급과 물류비용의 효율성은 물론 두 공장간 협업을 통한 시너지 창출 효과를 누리기 위함이다.

생산 시설은 용기면 2개, 봉지면 1개 라인을 갖췄다. 모두 고속 라인으로 농심은 이곳에서 '신라면'과 '신라면블랙', '육개장사발면' 등 시장 수요가 높은 주력제품을 생산할 예정이다. 농심은 "고속라인을 갖춘 제2공장은 주력제품 대량생산 체제로, 기존 공장은 다품종 소량생산 체제로 운영함으로써 시장 수요에 유연하게 대처해 나간다는 계획"이라고 전했다.

농심 관계자는 “지난해에는 국내 생산 물량까지 미국시장에 공급할 만큼 기존 공장 생산능력이 포화 상태에 이르렀다”며 “제2공장이 본격 가동에 들어감으로써 공급 확대에 큰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 2025년, 매출 2배 달성 전략은?

농심이 제2공장 설립을 추진한 이유는 미국 시장에서 매년 큰 폭의 성장을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해 농심은 캐나다를 포함한 북미 시장에서 전년비 약 18% 성장한 사상 최대실적 3억95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지난해 해외 매출 신기록을 경신했는데, 미주 시장에서의 대폭적인 성장이 이를 견인했다.

신기록 달성 일등 공신은 단연 'K-푸드' 열풍 대표주자 격인 ‘신라면’이다. 프리미엄 제품인 '신라면블랙'은 특히 지난해 전년비 25% 성장하며 3200만 달러(388억 원) 매출을 기록했다. 지난 2020년 뉴욕타임즈가 선정한 '세계 최고 라면'에 이름을 올리며 유명세를 더했고, '신라면블랙'을 맛본 소비자들이 푸짐한 건더기와 깊은 국물 맛에 매료돼 재구매가 계속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신라면블랙'은 경쟁사 일본 라면에 비해 가격이 6배가량 비쌈에도 불구하고 제대로 된 한 끼 식사를 찾는 미국 소비자들의 니즈를 충족시키며 브랜드 파워가 더욱 견고해졌다는 평가다.

다양화되는 시장 니즈를 충족시킨 것도 주요 성장요인으로 꼽힌다. 최근 미국에서 비건 트렌드가 확산하고 있는 점에 착안해 비건 라면 판매에도 중점을 뒀다. 농심은 기존 비건제품 ‘순라면’을 기반으로 2020년 ‘순라면 미소&두부’와 ‘순라면 칠리 토마토’를 내놓으며 소비자 선택 폭을 넓혔다.

2021년에는 ‘비건 신라면’을 출시해 비건을 추구하는 소비자들도 '신라면'의 맛을 즐길 수 있게 했다. 이런 활동에 힘입어 농심 비건 라면 매출은 지난해 33% 성장한 1260만 달러(153억 원)를 기록했다.

농심은 '신라면'을 비롯한 농심 제품이 미국 소비자들의 주목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제2공장 가동으로 인한 공급량 확대가 시장 공략에 큰 힘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농심 관계자는 “앞으로 매년 20%대 성장률을 달성해 오는 2025년 미주법인에서 8억 달러 매출을 이루는 것이 목표”라고 강조했다.

[사진=농심 제공]
[사진=농심 제공]

◆ '인구 1.3억' 멕시코 시장 노린다

제2공장 가동으로 힘을 얻은 농심은 북미에 이어 중남미 시장 진출에 본격적으로 힘을 더한다. 미국에서 가장 가까운 나라 멕시코가 첫 번째 타깃이다. 멕시코는 인구 1억3000만 명에 연간 라면시장 규모가 4억 달러(4846억 원)에 달하는 큰 시장이다. 현재 일본 저가 라면이 시장 점유율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농심은 멕시코 시장에서 성장 가능성을 높게 전망한다. 멕시코는 고추 소비량이 많고, 국민 대다수가 매운맛을 좋아하기 때문이다. 또 온라인상에서 고기와 건고추, 향신료 등을 첨가해 만든 멕시코식 스튜 ‘비리아(Birria)’를 접목한 '신라면' 레시피가 인기를 얻고 있기도 해 멕시코 시장 공략이 수월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농심은 올해 멕시코 시장 진출에 박차를 가하기 위해 전담 영업 조직을 새롭게 신설했다. 또 '신라면' 등 주력제품 외에도 멕시코 식문화와 식품 관련 법령에 발맞춘 전용 제품을 선보임으로써 현지인 수요를 충족시키며 판매량을 늘려 나간다는 계획이다.

관계자는 “'신라면'을 시식해 본 멕시코인들이 일본 라면 대비 좋은 평가를 내렸다”며 “멕시코 시장에서 적극적인 영업, 마케팅 활동을 펼쳐 5년 안에 TOP3 브랜드로 성장하겠다”고 밝혔다.

◆ 전 세계로 뻗은 생산기지, 해외시장 공략 박차

미국 제2공장은 농심의 6번째 해외공장이다. 농심은 지난 1996년 중국 상해에 첫 해외공장을 세운 이래로 1998년 중국 청도 공장, 2000년 심양 공장에 이어 2005년 미국 LA 공장을 설립했다. 또 지난 2015년 중국 연변에 '백산수' 신공장을 세우는 등 미국과 중국에 생산기지를 갖추고 해외시장 공략에 힘써왔다.

이와 더불어 2002년 농심재팬과 2014년 농심호주, 2018년 농심베트남, 2020년 농심캐나다 등 세계 각국에 판매법인을 세워 안정적인 공급망을 갖춤으로써 현지 시장에 발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농심은 이번 미국 제2공장 가동을 발판 삼아 해외시장 공략에 속도를 더한다는 계획이다. 농심 관계자는 “해마다 두 자릿수 성장을 이뤄 수년 내 회사 전체 매출 중 해외 비중을 50%까지 끌어올릴 방침"이라고 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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