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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감 좋은 롯데, 무엇이 달라졌나 [프로야구 시범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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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감 좋은 롯데, 무엇이 달라졌나 [프로야구 시범경기]
  • 안호근 기자
  • 승인 2022.03.22 11: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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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5연승. 롯데 자이언츠가 시범경기 1위를 질주하고 있다. 시범경기, 시즌 초반 성적만 믿었다가 배신을 당했던 기억이 많기에 설레발을 칠 수는 없다. 그러나 단순히 결과보다는 이 성적이 나오게 된 변화에 집중해볼 필요는 있다.

롯데는 21일 안방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와 2022 KBO 시범경기에서 5-3으로 이기고 5연승을 달렸다.

초반 양의지에게 스리런포를 맞았지만 이후에도 무너지지 않았고 역전에 성공하며 연승행진을 달려갔다.

롯데 자이언츠 DJ 피터스(오른쪽)이 시범경기에서 좋은 활약을 보여주고 있다. 피터스는 타선은 물론이고 넓어진 외야를 책임져줄 올 시즌 키맨이 될 전망이다. [사진=롯데 자이언츠 제공]

 

롯데의 변화는 2019년 말 성민규 단장의 부임과 궤를 같이 한다. 하위권이 익숙했던 롯데에 과감한 변화가 필요하다는 공감 의식이 형성됐고 성 단장은 눈앞의 성적에 집착하기보다 장기적으로 팀을 탈바꿈 할 수 있는 ‘프로세스’를 강조했다.

이를 위해 큰 돈을 들여 외부 영입을 하는 방식보다는 내부 육성에 힘을 썼다. 데이터 야구에도 더 투자해 효율적인 야구를 펼칠 수 있도록 밑그림을 그렸다.

자유계약선수(FA) 시장에서도 지난해 2루수 자리를 채워 줄 안치홍을 데려오고 베테랑 전준우, 이대호 등을 붙잡았지만 무리한 투자는 지양했다. 올 시즌을 앞두고는 손아섭을 NC로 보내기도 했다.

지난 두 시즌은 탄탄한 주춧돌을 쌓는 과정이었다. 리그 성적도 7위, 8위. 올 시즌은 달라질 기미가 보인다. 팀 상징과 같은 이대호의 마지막 시즌을 맞아 선수들도 하고자 하는 의지가 강하다.

지난 시즌 도중 래리 서튼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이후부터는 분위기도 달라졌다. 보다 어리고 가능성 있는 선수들에게 많은 기회를 주며 팀의 미래를 기약해왔다. 시범경기에서도 외야수 고승민(22), 추재현(23) 등이 가능성을 나타내고 있다. 성 단장이 취임 초반 데려오며 공을 들였던 포수 지시완(28)도 시범경기 4경기에서 타율 0.714(7타수 5안타)로 맹타를 휘두르고 있다. 외야수 신용수(26)와 내야수 배성근(27), 김민수(24) 등도 초반부터 뜨거운 타격감을 뽐내고 있다.

사직구장의 펜스가 높아지고 더 멀어졌다. 외야수들의 역할이 더 중요해졌다. [사진=롯데 자이언츠 제공]

 

롯데는 오프시즌 기간 큰 변화를 가했다. 펜스 높이를 키우고 홈플레이트는 담장에서 더 멀어지게 만든 것. 사직구장은 좌우 95m, 중앙 118m로 거리가 짧아 홈런이 많이 나왔는데 담장을 4.8m에서 6m로 높였고 홈플레이트도 뒤로 당겨 중앙 담장과 거리가 3m 멀어졌다.

지난해 롯데는 팀 타율 1위(0.278)였으나 홈런은 107개로 6위에 불과했다. 롯데엔 장거리 타자가 없다. 지난해 이대호가 19홈런으로 가장 많이 담장을 넘겼고 한동희(17개), 정훈(14개) 등이 뒤를 따랐다. 반면 피홈런은 133개로 최다 3위였다. 작은 구장으로 얻는 득보다 실이 많다는 판단이었다.

서튼 감독 또한 같은 생각이다. 홈런보다는 팀 강점을 살리겠다는 그는 한 방에 의존하는 것 대신 운동능력이 좋고 짜임새 있는 라인업을 통해 점수를 내는 방식을 택했다. 장타력은 부족했지만 지난해 1위에 오른 팀 타율은 물론이고 안타(1393개)와 출루율(3할5푼6리)에서도 1위를 차지했던 공격력에 확신을 갖고 있는 것이다.

이 같은 맥락 속 외국인 타자로 유격수 수비가 가능한 딕슨 마차도를 떠나보내고 외야수 DJ 피터스(26)를 데려왔다. 우타 외야수 피터스는 2016년 LA 다저스의 지명을 받아 메이저리그와 트리플A에서 뛰었는데 마이너리그 3시즌연속 20홈런 이상을 날린 거포다. 팀에 부족한 장타력을 채워줄 수 있지만 롯데가 더 주목하는 건 다른 부분에 있다. 피터스는 외야 모든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고 빠른 발로 수비 범위 또한 넓다. 펜스 플레이도 뛰어나고 어깨 또한 강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어 사직구장의 넓어진 외야를 맡길 수 있는 재목이라는 평가다.

시범경기에서도 피터스는 타율 0.333(15타수 5안타) 2타점으로 활약하고 있다. OPS(출루율+장타율)는 0.911. 벌써 장타를 2개나 만들어냈고 볼넷도 3개를 얻어내며 서튼 감독이 추구하는 야구에 발맞춰가고 있다.

새 얼굴 찰리 반즈는 시범경기 2차례 등판해 8이닝을 소화하며 1승 ERA 1.13으로 호투를 펼치고 있다. [사진=롯데 자이언츠 제공]

 

서튼 감독도 만족스러워하고 있다. 1회 피터스 앞에 1,2명이 출루한다면 타점을 올리고 2회 선두 타자로 나서며 출루해 도루까지도 시도하는 등 충분히 제 몫을 해줄 수 있는 타자라는 것.

지난해 최다안타왕을 차지하고 타율 2위에 오른 전준우(36)와 이대호(40)도 건재하다. 타율 0.400을 달리고 있는 주장 전준우는 1루수까지 병행하며 서튼 감독의 선수 구상을 폭 넓게 도울 예정이다. 

3년 총액 18억 원에 FA로 잔류한 정훈(35)과 안치홍(32)도 든든히 자리를 지킨다. 지난해 17홈런을 날린 거포 기대주 한동희(23)도 올 시즌 기대감을 높인다. 이학주(32)는 마차도의 빈자리를 메워줄 것으로 기대가 된다. 삼성 라이온즈에서 ‘워크에식’ 문제로 아쉬움을 보이기도 했지만 컨디션을 끌어올린다면 충분히 도움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손가락 부상에서 회복한다면 박승욱, 배성근 등과 경쟁을 벌일 전망이다.

롯데가 외야를 넓힐 수 있었던 이유 중 하나는 투수력에 대한 자신감 때문이었다. 팀 평균자책점(ERA)은 5.37로 꼴찌였지만 35세이브를 챙긴 김원중(29)과 20홀드씩을 기록한 구승민(32)과 최준용(21) 등 불펜 활약은 수준급이었다. 새로 구성한 찰리 반즈(27)와 글렌 스파크맨(30)의 외국인 투수 조합도 기대감을 키운다. 반즈는 2경기에서 8이닝 1승 ERA 1.13으로 호투했다. 2경기 2승 ERA 1.13을 기록한 박세웅(27)까지 탄탄한 3선발을 구축하고 4,5선발은 지난해 후반기 가능성을 보인 이인복(31)이 채울 예정이다. 시범경기를 통해 최종 한 자리의 주인공을 찾을 계획이다. 최준용과 김진욱(20), 나균안(24) 등이 경쟁을 벌인다.

최준용이 빠져나갈 경우 불펜에 구멍이 생길 수 있지만 FA 보상선수 문경찬(30)과 트레이드로 유니폼을 바꿔입은 강윤구(32) 등이 대체 카드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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