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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LB급 시설, '40억 투자' SSG 클럽하우스 의미 [SQ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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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LB급 시설, '40억 투자' SSG 클럽하우스 의미 [SQ현장]
  • 안호근 기자
  • 승인 2022.03.23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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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추신수(40·SSG 랜더스)가 쏘아올린 작은 공이 프로야구에 큰 변화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최악의 환경으로 비판을 받았던 잠실구장이 원정 라커룸을 비롯한 대대적인 새 단장을 했고 추신수의 안방 SSG랜더스필드도 KBO리그를 대표하는 최고 수준의 시설로 탈바꿈했다.

SSG 랜더스는 23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클럽하우스 미디어 투어를 열었다. 지난 시즌을 마친 뒤 40억 원 가량을 투입해 홈·원정 라커룸을 비롯해 타격 훈련장, 사우나, 휴게 공간 등을 메이저리그급 수준으로 업그레이드시켰고 이를 공개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한국야구에 일침을 가했던 추신수는 물론이고 주장 한유섬, 원정 방문한 선수들도 감탄을 금치 못한 SSG랜더스필드. 대체 어떻게 변했기에 칭찬에 입을 모으는 것일까.

SSG 랜더스가 40억여 원을 들여 새 단장한 클럽하우스를 23일 공개했다. 한층 넓어지고 리클라이너체어 등을 구비해 쾌적해진 홈팀 라커룸. [사진=SSG 랜더스 제공]

 

◆ 위기의 한국야구, 구단이 할 수 있는 일을 찾다

SSG 측은 이날 미디어 투어를 통해 홈구장을 왜 새 단장하게 됐는지부터 구장 곳곳을 돌며 변화된 구장을 소개했다. 먼저 문제의식에서부터 SSG가 야구단에 얼마나 많은 애정을 쏟고 있는지를 알 수 있다.

권철근 SSG 시설안전대관팀장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각종 사건·사고 등으로 인해 프로야구가 위기에 몰렸다. 광고 단가 또한 많이 하락했다”며 “모든 리그 관계자가 다시 팬들의 사랑과 인기를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하는 시기다. 선수들은 높은 수준의 경기력을 유지하고 진심에서 우러나오는 팬 서비스로 감동을 줘야 하는데 이를 위해선 선수들이 육체적, 정신적으로 컨디션 조절을 할 수 있는 최적의 환경이 조성돼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리뉴얼을 결정한 배경을 설명했다.

라커룸의 최신식화를 비롯해 원정 선수들 또한 쾌적한 환경에서 경기를 준비할 수 있도록 했다. 또 타격 훈련장과 체력 단련실 환경도 대폭 개선했고 경기 전후로 피로를 회복할 수 있는 공간도 확대했다.

추신수 비판의 타깃이었던 잠실구장은 라커룸과 샤워실 개선 등을 위해 9억5000만 원을 들였는데 SSG는 기획 2개월, 설계 5개월, 시공 3개월 총 10개월 동안 40억 원 가량을 쏟아부었다. 기존 시설도 프로야구 평균적인 수준에 비해 떨어지는 편이 아니었다는 걸 고려하면 SSG가 얼마나 과감한 변화에 나섰는지를 잘 알 수 있다.

SSG는 3루 측에 자리한 기존 타격훈련장을 그대로 두고 1루 측에 홈팀 전용 훈련 공간을 추가로 마련했다. 최신식 피칭머신을 구비해 선수들의 훈련을 돕는다. [사진=SSG 랜더스 제공]

 

◆ 무엇이 어떻게 바뀌었나

MLB를 경험하고 온 선수들도 SSG의 새로운 시설에 감탄을 금치 못했다. SSG 측에 따르면 “바뀐 클럽하우스 시설을 경험한 선수들이 하나 같이 ‘야구 잘 해야겠다’고 하더라. 거액을 들여 리모델링을 한 이유가 여기 있다”고 말했다.

1445평과 59개실 규모의 공사가 이뤄졌다. 아쿠아 관련 시설과 건축, 인테리어 측면에서 전문가들과 오랜 기간 협의해 만들어낸 결과물이었다. 관계자를 따라 구장 곳곳을 둘러본 취재진도 놀라기는 마찬가지였다.

가장 큰 변화는 홈·원정 라커룸이다. 직사각형 형태에서 대면형으로 바꿔 소통을 강화하도록 했고 라커폭을 메이저리그 수준으로 넓혔다. 모든 자리에 리클라이너 체어를 설치했고 선수들이 보다 쾌적하게 퇴근할 수 있도록 스타일러와 신발 건조기를 구비해 발 건강까지 신경쓸 수 있도록 했다.

33평에서 54평으로 넓어진 샤워실과 사우나는 SSG가 이번 공사에서 가장 힘을 준 부분이기도 하다. 탕을 대중탕 시설 수준으로 확장했고 아로마수를 활용한 사우나 도크를 마련했다. 경기 후 피로를 풀고 커뮤니케이션을 할 수 있어 선수들이 가장 원했던 공간이었다.

선수들의 가장 큰 호응을 얻은 사우나 공간. [사진=SSG 랜더스 제공]

 

아로마수를 활용한 사우나 도크는 선수들의 지친 심신을 달래줄 전망이다. [사진=SSG 랜더스 제공]

 

훈련 마치고 잠시 취하는 휴식이 경기력에 큰 도움이 된다는 의견을 수렴해 수면실 확장에도 힘썼다. 전체를 편히 누워 쉴 수 있는 리클라이너체어로 교체했는데 감독·코치실에는 개별로 만들어 누구든 눈치보지 않고 편한 휴식이 가능해졌다.

기존에 3루 측에 있던 타격연습장은 원정구단에서 자유롭게 사용하도록 하고 1루 측에 새로운 타격 연습장을 마련했다. 1대 당 1000만 원 상당 피칭머신도 마련해 다양한 구속과 구질에 따른 훈련이 가능토록했다. 체력단련실에도 가장 최신화된 테크노짐 장비를 구매하며 고급화를 이뤘다.

가장 화두였던 열악한 원정시설에 대한 불만도 충분히 반영했다. SSG랜더스필드는 라커룸을 비롯해 원정구단 시설이 준수한 편이었지만 이젠 타 구단 홈 시설과 견줘도 부족하지 않을 정도로 업그레이드됐다. 공간도 크게 넓어졌고 운동시설도 비치했다. 원정선수들은 경기 후 샤워를 하지 않고 이동하는 경우가 많음에도 샤워공간을 쾌적히 꾸몄다. 총 194평 규모의 원정팀 공간을 확보했고 원정 클럽하우스 매니저 제도도 운영해 원정팀이 불만 없이 사용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했다.

이밖에 감독실과 코치실도 더 넓고 쾌적해졌고 식당과 선수 회의실 또한 한 번에 많은 인원을 수용할 수 있도록 넓혔다. 40억 원 중반대 많은 돈을 투자했으나 공사를 끝마친 것이 아닌 건의·불만 사항을 수용해 꾸준한 보수·수정을 하겠다는 계획이다.

경기 전 편하게 쉴 수 있는 수면실. 감독, 코치실에도 별도로 이 공간을 구축해 선수들이 보다 편하게 휴식을 취할 수 있도록 했다. [사진=SSG 랜더스 제공]

 

◆ 칭찬일색, 메이저리그 안 부럽다

김광현, 추신수, 이반 노바 등 메이저리그를 경험한 선수들도 호평일색이었다. 특히 사우나 시설에 대해 극찬이 이어졌다. 3년 만에 KBO리그로 돌아온 김광현은 “메이저리그는 사우나 문화가 없는데 사우나 시설까지 완벽 겸비하고 있다. 웨이트룸도 메이저리그와 견줄 정도로 시설이 좋다”고 평가했다.

추신수도 “이런 시설이 있으면 선수들과 가까이 지내면서 탕에 앉아 야구 이야기를 나누거나 서로 알아갈 수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다”고 했고 주장 한유섬도 ”그냥 따뜻한 물로 샤워하는 것과 냉온탕으로 피로를 회복하는 것은 차원이 다르다. 부상 방지도 되고 다음 날 컨디션 유지도 된다. 선수들에게 좋을 것 같다“고 만족감을 나타냈다.

또 김광현은 “선수들은 야구장에서 시간을 많이 보낸다. 그래서 의자와 쇼파도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 구단에서 신경을 써주셔서 감사할 따름”이라며 “선수들이 쉴 수 있는 공간도 따로 마련돼 있어서 정말 좋다. 앞으로 야구장 오는 발걸음이 가벼울 것 같다”고 미소를 지었다.

타 구장 홈팀 라커룸 못지 않은 SSG랜더스필드의 원정팀 새 라커룸. [사진=SSG 랜더스 제공]

 

추신수는 “정말 큰 변화다. 우리 선수들이 좋아하는 걸 보니 내가 더 좋았다. 그냥 바꾼 것이 아니고 선수들이 편하게 쉴 수 있도록 디테일을 살려서 변화를 줬다”며 “원정 라커룸에서도 웨이트트레이닝을 간단하게 할 수 있다. 10개 구단이 다 이렇게 해야 한다. 굉장히 중요한 부분이다. 선수 보호 차원에서 개선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메이저리그도 시설이 열악한 곳이 굉장히 많다. 홈 클럽하우스만 놓고 보면 메이저리그급 시설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22일 원정경기를 치르며 새 시설을 경험한 LG 트윈스 고우석은 “너무 좋아졌다. 원정 라커룸도 완전 깔끔해졌고 넓다. 잠실구장 홈 라커룸보다 좋다”며 감탄했다.

리모델링 계획에 “최고 수준으로 하라”고 지원을 아끼지 않은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도 SSG의 새 클럽하우스를 방문한 뒤 자신의 SNS에 직접 찍은 사진과 함께 “추신수 라커 앞에서 기분을 내는 중”이라고 글을 올리며 만족감을 나타냈다.

시즌을 앞두고 구단이 할 수 있는 역할을 다했다. 괜히 선수들 입에서 스스로 “잘해야겠다”는 책임감 가득한 발언이 나오는 게 아니다. 지난해 새롭게 뛰어들었지만 과감한 투자와 혁신을 주저하지 않는 후발주자 SSG의 행보가 프로야구에 긍정적인 변화의 물결을 일으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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