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24 14:14 (수)
추신수 한유섬 등, 2배 넓은 라커룸 이유는? [SQ현장메모]
상태바
추신수 한유섬 등, 2배 넓은 라커룸 이유는? [SQ현장메모]
  • 안호근 기자
  • 승인 2022.03.24 10:0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인천=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SSG랜더스필드의 놀라운 변화. 무려 40억여 원을 투자했고 선수들은 메이저리그급 시설에 환한 미소를 지었다.

특히 선수들이 경기를 준비하고 짐을 보관하며 마음을 가다듬을 수 있는 개인적인 공간인 라커룸에 큰 변화가 있었다.

그 중에서도 추신수와 김강민(이상 40), 이재원(34)과 한유섬(33)은 유독 넓은 개인 공간을 갖게 됐다. 왜 이들은 특별한 혜택을 누리게 된 것일까.

추신수(가운데)와 한유섬, 김강민, 이재원은 다른 선수들보다 2배 넓은 라커를 사용한다. 베테랑, 주장, 포수 등 상황을 고려해 선수들의 배려를 받은 결과다. [사진=SSG 랜더스 제공]

 

지난해 메이저리그에서 돌아온 추신수는 한국프로야구의 아쉬운 인프라에 대해 일침을 가했다. 특히 한국야구의 성지라고 볼 수 있는 잠실구장의 원정 라커룸은 심각한 수준이었다. 공간이 부족해 원정팀 선수들은 복도에 짐을 늘어놨고 옷을 갈아입을 마땅한 공간도 없었다.

이러한 영향 속 잠실구장은 겨우내 변신에 돌입했다. 9억5000만 원을 들여 원정 라커룸을 비롯한 대대적인 공사에 돌입했다. SSG도 나섰다. 기존 환경도 KBO리그 구단 중 수준급이었지만 신세계그룹 부회장 정용진 SSG 구단주는 업계 최고로 만들라고 특별한 지시를 내렸고 SSG는 10개월 동안 철저히 계획해 40억 원이 넘는 돈을 들여 KBO 최고 클럽하우스를 구축했다.

가장 화두가 된 원정 라커룸은 몰라보게 달라졌다. 라커는 34개에서 36개로 소폭 증가했지만 감독실과 코치실, 선수단 라커룸에 독립적인 샤워시설을 마련했고 치료실도 구축했다. 개인 운동을 할 수 있는 시설도 구비해뒀다.

물론 홈 라커룸에 더 많은 애정을 쏟은 건 당연했다. 63평에서 88평으로 확대됐고 라커 및 가구를 다 교체했다. 스타일러와 신발건조기까지 마련해 보다 쾌적하게 출퇴근할 수 있게 도왔다. 피로를 풀 수 있는 사우나와 탕 시설도 도입해 선수들의 만족을 불렀다.

개인 공간인 라커 공간의 폭도 1.2m에서 1.4m로 넓어졌다. 타 구장은 대체로 1.2m 수준. 다른 구장 라커룸에선 찾아볼 수 없는 도어락이 달린 개인 공간도 마련됐다. 전체 리클라이너체어를 비치해 선수들이 더 편하게 쉴 수 있도록 했다.

추신수 비롯 4명을 제외한 최정(왼쪽) 등 팀 핵심 선수들도 다른 선수들과 같은 크기의 라커를 사용한다. [사진=SSG 랜더스 제공]

 

그 중에서도 눈에 띈 건 직사각형 모양의 네 귀퉁이였다. 다른 선수들보다 2배 넓은 공간의 라커는 추신수와 김강민, 이재원, 한유섬의 차지였다.

무슨 기준으로 배정된 자리일까. SSG 관계자는 “선수들간 협의를 통해 위치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먼저 추신수와 김강민은 팀 최고참. 게다가 추신수는 팬들로부터 받는 선물이 많아 보다 넓은 공간이 필요했다는 설명이었다.

실력이나 몸값으로만 큰 영향력을 행사한 건 아니다. 올해 SSG로 돌아온 김광현은 올해 연봉 81억 원이라는 천문학적인 금액을 받지만 입구 바로 옆에 다른 선수들과 같은 라커를 배정받았다.

이재원의 경우는 조금 달랐다. 티 주전 포수로서 보다 많은 체력을 필요로 하고 더 많은 장비를 사용하기에 넓은 공간을 제공하기로 했다. 한유섬은 올 시즌 주장으로서 그 노고에 대한 배려의 산물이었다.

SSG는 한국프로야구에 위기가 닥쳤다며 이를 위해선 최고의 경기력과 팬들에 대한 최선의 팬서비스로 보답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구단에서 할 수 있는 일은 선수들에게 최고의 환경을 제공하는 일이라는 인식이 이번 공사의 시작점이었다.

새로 바뀐 클럽하우스를 본 선수들은 만족감을 감추지 못하며 “야구를 진짜 잘해야겠다”고 말했다. 이제 더 이상 환경 문제를 탓할 수 없게 됐다. 최고의 구장을 사용하는 팀에 걸맞은 품격을 보여줄 일만 남았다.

도전과 열정, 위로와 영감 그리고 스포츠큐(Q)

주요기사
포토Q