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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어 시상' 윤여정·OTT 첫 작품상, 벽 허문 아카데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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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어 시상' 윤여정·OTT 첫 작품상, 벽 허문 아카데미
  • 김지원 기자
  • 승인 2022.03.28 1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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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김지원 기자] 제94회 아카데미(오스카) 시상식에서 청각장애인 가족의 이야기를 다룬 애플TV+ 오리지널 '코다'가 작품상의 영예를 안았다. 2년 연속 아카데미 시상식에 참석한 윤여정은 청각장애인 배우에게 수어로 수상 소식을 전해 눈길을 끌었다.

28일(한국시각) 미국 LA 돌비 극장에서 제94회 아카데미 시상식이 열렸다. 지난해 여우조연상 수상자인 윤여정은 이날 남우조연상 시상자로 등장했다. 그는 "오늘 할리우드에 다시 오게 돼서 기쁘다"며 "제가 할리우드 사람은 아니지만 어머니께서 이런 말씀을 하셨다, 네가 심는 대로 거둔다고"라고 운을 뗐다.

그는 "작년에 사실 제 이름이 제대로 발음이 안 되는 것에 대해 한소리를 했는데 죄송하다"며 "왜냐하면 제가 이번에 후보자님들의 이름을 보니까 참 이름 발음이 쉽지 않다는 걸 이제야 알았다. 미리 발음 실수에 대해 사과 말씀드린다"고 전해 웃음을 자아냈다.

 

배우 윤여정 [사진=연합뉴스]
배우 윤여정 [사진=연합뉴스]

 

앞서 윤여정은 지난해 열린 제 93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미나리'로 여우조연상을 수상한 후 "아시다시피 저는 한국에서 왔다. 많은 분들이 제 이름을 '여영'이라고 하거나 그냥 '정'이라고 부르는데 오늘만큼은 모두 용서해드리겠다"고 위트 있는 수상소감을 전한 바 있다.

남우조연상은 청각장애인 배우인 '코다'의 트로이 코처에게 돌아갔다. 농인 캐릭터를 연기한 농인 배우의 오스카 수상은 '작은 신의 아이들(1986)'의 말리 매틀린 이후 두 번째다. 시상 과정에서 윤여정은 수화로 수상자 트로이 코처를 호명했고, 무대 위에 오른 그와 포옹을 하며 축하를 전했다. 또 윤여정은 트로이 코처가 수화로 수상 소감을 전할 수 있도록 트로피를 들어주는 등 배려하는 모습으로 깊은 여운을 남겼다.

트로이 코처는 수어를 통해 "여기에 오게 될 줄 몰랐다"며 "아카데미 시상식 관계자 모두에게 감사하다. 많은 농아인 연기자들, 동료들에게 감사드린다"라고 밝혔다. 또 감독 숀 헤이더에게 감사를 표현하며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이 말하기를 감독의 최고의 능력은 커뮤니케이션이라고 했는데 숀 헤이더가 그랬다. 당신은 우리를 연결하는 다리였다"고 말했다.

윤여정은 이날 깔끔한 블랙 롱드레스에 검은 구두를 신고 레드카펫에 올랐다. 특히 왼쪽 어깨 위에 '파란 리본'을 달아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이 리본은 유엔난민기구(UNHCR)에서 진행하는 캠페인 '#WithRefugees'(난민과 함께) 리본으로, 윤여정 외에도 제이미 리 커티스, 다이안 워렌 등이 해당 리본을 착용했다.

한편, 올해 아카데미 시상식은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영화에 최고 영예인 작품상을 시상하며 보수의 벽을 허물었다. 애플TV+ ‘코다’는 넷플릭스의 ‘파워 오브 도그’ ‘돈 룩 업’, HBO 맥스의 ‘듄’ ‘킹 리처드’ 등 함께 작품상 후보에 오른 다른 OTT 작품을 제치고 작품상을 수상했다.

원작 ‘마리클 벨리에’를 각색한 ‘코다’는 소리를 들을 수 없는 가족을 세상과 연결하는 코다 루비가 어느 여름날, 우연히 노래와 사랑에 빠지면서 꿈을 향해 달리는 뮤직 드라마다. 이날 작품상 수상작으로 '코다'가 불리자 장내에 있던 모든 참석자는 기립해 양손을 어깨 위로 들어 흔드는 수어로 수상을 축하하기도 했다.

올해 감독상 역시 넷플릭스 영화 '파워 오브 도그'를 만든 제인 캠피언 감독에게 돌아갔으며, 이번 시상식에서 작품상을 비롯해 10개 부문 후보에 오른 드니 빌뇌브 감독의 ‘듄’은 음향상, 촬영상, 시각효과상, 음악상, 편집상, 미술상까지 6관왕을 품에 안으며 최다 부문 수상작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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