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19 17:11 (금)
S존 변화-넓어진 사직... 주목할 변화는? [프로야구 개막④]
상태바
S존 변화-넓어진 사직... 주목할 변화는? [프로야구 개막④]
  • 안호근 기자
  • 승인 2022.03.31 11:0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보다 새로워진 프로야구가 돌아온다. 프로야구가 위기에 빠졌다는 우려가 나오는 가운데 이를 타개하기 위한 다양한 노력이 비시즌 기간 중 이뤄졌다.

가장 핵심적인 변화는 지나치게 좁아졌던 스트라이크 존(S존) 변화다. 시즌 초반 시행착오를 겪을 수 있으나 볼넷과 경기시간이 줄어드는 등 시범경기부터 긍정적인 효과가 하나 둘 나타나고 있다.

사직구장은 펜스를 높였고 잠실구장은 낙후된 원정 라커룸 환경을 개선했다. SSG 랜더스는 40억 원 이상을 투자해 메이저리그급 라커룸과 훈련 시설을 구축했다. 이러한 변화가 올 시즌 프로야구를 어떻게 달라지게 만들까.

올 시즌 스트라이크 존 정상화를 위해 적응 훈련을 하고 있는 KBO 심판진. [사진=연합뉴스]

 

◆ S존 정상화 효과, 야구팬 시선 되돌릴까

프로야구엔 그동안 좁은 스트라이크 존으로 인한 타고투저 현상이 이어졌다. 이로 인해 투수들은 볼넷을 남발했고 경기시간은 자연스레 길어졌다. 메이저리그가 긴 시간을 투자해 야구를 보려는 사람이 점점 줄어든다는 생각에 경기 시간 단축에 사활을 걸고 있는 것과 대비됐다.

S존 변화 물결이 일었다. KBO 심판위원회는 야구 규칙에 나온 대로 스트라이크를 선언하겠다며 이를 변화 혹은 확대가 아닌 ‘스트라이크 존 정상화’라고 표현했다.

나아가 종전 일률적인 존에서 벗어나 선수 개인 체격 등을 고려한 개별 S존을 적용하겠다고 밝혔다. 기존엔 존 끝에 걸리는 공을 볼로 선언했으면 ‘일관성’ 때문에 계속 같은 판단을 내렸는데, 이젠 잘못을 한 번으로 끝내겠다며 ‘정확성’에 초점을 두겠다고 밝혔다. 심판진은 적응을 위해 휴가도 반납하고 훈련에 매진했다. 허운 심판위원장은 “판정의 일관성보다는 정확성에 초점을 맞추겠다”고 철저히 원칙대로 대응하겠다는 뜻을 전했다.

속단은 이르지만 시범경기를 통해 예상 효과를 체감할 수 있었다. 볼넷이 눈에 띄게 줄었고 이로 인해 경기 시간도 단축됐다. KBO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23일까지 KBO 시범경기 평균 시간은 2시간 51분, 경기당 볼넷은 3.09개로 줄었다. 지난해 3시간 14분, 볼넷 4.19개와는 큰 차이를 보인다. 최근 5년 데이터와 비교해봐도 최저수준이다.

허운 KBO 심판위원장은 스트라이크 존 설명회를 열고 올 시즌 변화될 규정과 판정에 대해 소개했다. [사진=연합뉴스]

 

좁아진 존으로 인해 투수들은 피해가기보다 더 공격적으로 투구하고 타자들은 이러한 변화와 맞물려 적극적으로 방망이를 휘두르게 된 것. 심판진들 사이에서도 “경기 내용이 활발해지고 질이 좋아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메이저리그도 ‘야구는 지루하다’는 인식과 싸우고 있다. 프로야구도 예외일 수 없기에 ‘S존 정상화’로 인한 이러한 변화가 더 없이 반가울 수밖에 없다.

◆ 인프라 변화, 신임 총재 나비효과도?

올 시즌을 준비하며 야구장은 어느 때보다 시끄러웠다. 사직구장과 잠실구장, SSG랜더스필드가 모두 공사로 바빴다.

사직구장은 한국의 팬웨이파크 ‘그린몬스터’로 변모했다. 좌우 95m, 중앙 118m로 좌우는 첫째, 중앙도 2번째로 짧았다. 이를 보완하려고 담장을 4.8m로 가장 높게 만들었지만 여전히 많은 홈런이 나왔다.

타자친화적 구장을 사용하면서도 롯데는 지난해 팀 홈런(107개)이 6위였다. 팀 타율(0.278) 1위 팀의 성적으로는 상당히 아쉬웠다. 결국 팀 컬러에 맞는 구장으로 변신키로 했다. 펜스 높이를 6m까지 높이고 홈플레이트를 2.884m 정도 뒤로 당겼다. 중앙 담장까지 거리는 121m로 늘었다.

더 높아진 담장과 넓어진 외야의 사직구장. [사진=연합뉴스]

 

지난해 20개 이상 홈런을 때려낸 타자가 없었고 마운드는 상승세를 타고 있었다. 과감한 변화를 택한 롯데의 결정이 올 시즌 팀 성적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기대가 커진다.

지난해 KBO리그행을 택한 추신수(40·SSG 랜더스)의 한마디도 야구계에 변화 바람을 일으켰다. 열악한 라커룸으로 인해 선수들이 제대로 옷을 갈아입기도, 경기 전후 휴식을 취하거나 샤워를 할 공간도 제대로 없다는 쓴소리. 두산 베어스와 LG 트윈스의 안방 잠실구장과 SSG 홈구장 SSG랜더스필드가 변화에 나섰다.

추신수의 저격을 받은 잠실구장은 9억5000만 원을 들여 대대적인 원정 라커룸 공사에 돌입했다. 기존엔 선수들이 복도에 짐을 두고 옷을 갈아입기도 했는데 이젠 번듯한 라커룸이 마련됐다.

SSG랜더스는 40억여 원을 들여 메이저리그급 시설을 구축했다. 라커룸은 보다 편리하게 개선됐다. 심지어 수면 공간과 호텔식 사우나까지 생겨났다. 선수들이 경기 전, 대타로 출전하기 전 충분히 훈련할 수 있는 공간도 생겼다. 선수들은 “메이저리그급 시설”이라며 “야구만 잘하면 될 것 같다”고 감탄을 감추지 못했다.

지난 29일엔 허구연 KBO 신임 총재가 취임식을 가졌다. 평소 인프라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허프라(허구연+인프라)’라는 별명까지 얻은 그는 자신을 ‘9회말 1사 만루 위기에 나선 구원투수’라고 말했다. 이를 타개하기 위한 방법 중 하나로 다양한 인프라 구축을 통한 발전을 꼽기도 했다.

사직구장, 잠실구장, SSG랜더스필드의 변화는 ‘허구연 체제’ 변화의 시발점이 될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올 시즌을 넘어 향후 몇 년 간 더 많은 인프라 강화가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이 뒤따르고 있다.

도전과 열정, 위로와 영감 그리고 스포츠큐(Q)

주요기사
포토Q