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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G 김광현 추신수, 빅리거 듀오가 짊어진 무게 [SQ포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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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G 김광현 추신수, 빅리거 듀오가 짊어진 무게 [SQ포커스]
  • 안호근 기자
  • 승인 2022.04.01 06: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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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남동=스포츠Q(큐) 글 안호근·사진 손힘찬 기자] 추신수(40), 김광현(34)이 SSG 랜더스로 미디어데이에 섰다. 2년 전까지만 해도 상상할 수 없는 조합이다. 추신수는 의미 있는 선수 생활 마무리를 위해 먼저 KBO리그행을 택했고 김광현은 여러 사정으로 인해 여전한 가치에도 리턴을 결정하며 메이저리그 출신 토종 듀오가 탄생했다.

31일 서울시 용산구 한남동 그랜드 하얏트 서울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쏠) KBO(프로야구) 미디어데이에서 10개 구단 총 20명 선수 중 가장 큰 주목을 받은 것 또한 둘이었다.

미디어데이를 다시 찾은 소감부터 한국야구 위기론에 대한 생각, 올 시즌 각오 등 많은 질문과 답변 속 그들이 SSG, 나아가 한국야구에 미칠 영향에 대한 힌트를 얻을 수 있었다.

SSG 랜더스 추신수(왼쪽)와 김광현(오른쪽)이 31일 2022 KBO 미디어데이에 팀 대표 선수로 김원형 감독과 함께 자리를 찾았다.

 

◆ 베테랑 듀오 위기론에 답하다

한국야구 위기론이 불거지고 있다. 허구연 KBO 신임 총재는 자신을 “9회말 1사 만루에 등장한 구원 투수”라며 막중한 책임감을 나타냈다. 관중은 점점 줄고 관심도 하락은 그 이상으로 느껴지고 있다.

지난해 한국으로 돌아와 많은 쓴소리를 아끼지 않았던 추신수. 잠실구장의 열악한 원정 라커룸을 두고 가한 일침은 나비효과가 돼 돌아왔다. 잠실구장은 10억 원 가까이 들여 원정선수들에게 쾌적한 환경을 제공하게 됐고 그의 소속팀인 SSG는 메이저리그급 최신 라커룸과 훈련 시설, 휴식 공간 등을 마련했다. SSG 선수들은 대만족하며 “우리가 야구만 잘하면 된다”고 입을 모았다.

이젠 선수들의 몫이 더 커졌다. 추신수는 프로야구 위기론에 대해 “분명 선수들의 잘못이 크다. 반성할 부분”이라며 “누구보다 더 잘 알고 있고 개선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실수를 통해 배우는 것이다. 다만 다시 반복하지 않아야 한다. 많은 팬들이 다시 야구장을 찾도록 하는 건 어디까지나 선수들의 몫”이라고 말했다.

김광현 또한 “지금 무엇 때문에 인기가 떨어졌다는지 논하는 건 바보 같은 생각”이라며 “어떻게 다시 팬들을 불러모을까만 생각해야 한다. 팬들과 소통하는 법과 야구장에서도 서비스 하는 방법 등 메이저에선 어떻게 했는지 생각해보고 있다. 한국은 FA 등록일수라고 부르는 걸 MLB에선 서비스 타임이라고 한다. 그게 아마 ‘팬 서비스’ 의미를 내포하고 있었던 것 같다. 그런 생각을 바탕으로 앞으로 어떻게 노력할지를 구상해야 할 것 같다”고 전했다.

김광현은 "어떻게 다시 팬들을 불러모을까만 생각해야 한다"며 프로야구 인기 부활에 대한 간절함을 나타냈다.

 

앞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김광현은 팬 서비스를 강조했다. 메이저리그에서 보고 배운 것을 토대로 후배들에게 이 중요성을 강조하겠다는 것이었다. 이와 함께 또 하나 강조한 건 ‘프레스 프렌들리’였다. 취재진에게도 한 발 더 다가서고 인터뷰에도 적극적으로 응해 SSG와 한국야구를 더 알려 프로야구 부활에 일조하겠다는 뜻이었다.

새로운 라커룸에서 김광현의 자리는 입구 바로 옆. 그 배경 또한 이러한 생각과 궤를 같이 했다. “모든 이동거리가 짧은 위치다. 수면실도 가장 가깝고 치료받으러 가기에도 좋다. 야구장 나가기도 가장 좋은 위치”라며 “홍보팀이 뭘 시키면 움직이기도 가장 용이하다. 기자분들이 부를 때도 가장 빠르게 이동할 수 있다. 한국도 언젠가는 취재진들이 라커룸에 들어와서 자유롭게 소통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 솔선수범 ‘야진남’ 효과, 후배들은 따른다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건 수준 높은 경기력이라는 걸 가장 잘 알고 있다. 미국에서 두 시즌을 뛰고 돌아온 김광현. 그 사이 팀명도, 라커룸과 감독을 포함해 적지 않은 변화가 있어다. 팀 분위기도 마찬가지.

“(추)신수 형이 와서 그런지 선수들이 다들 야구에 미쳐 있다”고 밝힌 김광현은 “나는 노력형보다는 즐기는 스타일인데 신수 형은 야구에 정말 미쳤고 진심이다. 야구를 잘하기 위해 어떤 걸 해야 하는지, 뭘 해야 하는지 온통 야구 생각뿐인 형”이라고 평가했다.

추신수는 김광현에 대해 "선진야구를 경험하면서 좋은 본보기가 되고 있는 것 같다"고 흐뭇해했다.

 

추신수는 김광현 효과를 손꼽았다. “(김)광현이가 오면서 투수들 쪽에선 걱정을 덜게 됐다. 나는 야수다 보니까 전체 투수들까지 챙기기는 힘들었는데 내가 못했던 부분을 광현이가 도와주고 있다”며 “선진야구를 경험하면서 좋은 본보기가 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해 SSG는 추신수와 최주환, 김상수 등을 영입하며 단숨에 우승 후보로 주목을 받았다. 그러나 시즌 초반부터 선발 두 축인 박종훈과 문승원이 시즌 아웃되며 힘겨운 시간을 보냈다. 김광현까지 돌아온 올 시즌 SSG는 강력한 우승 후보 중 하나로 평가받는다.

추신수는 “지난해 선발투수들이 부상으로 빠져 힘든 시즌을 보냈다. 버텼다는 표현이 맞을 정도였다. 그래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잘해줬다”며 “광현이가 오면서 선발진도 강해지고 긍정적인 기운도 주고 있는 것 같다. 생각 하나로 많은 변화를 줄 수 있는데 광현이가 긍정적인 기운을 주는 것 같다”고 만족감을 나타냈다.

◆ 설레는 마음, 만원관중들을 그리며

설레는 마음은 마찬가지다. 팬들을 위해 더 좋은 활약을 펼치고 또 이러한 효과로 더 많은 관중이 경기장을 찾길 바라는 마음뿐이었다.

“많은 분들이 야구장에서 응원하는 걸 보고 싶다는 생각이 한국에 돌아오게 된 계기 중 하나였다. 그런 걸 느껴보고 싶었기 때문”이라는 추신수. 그러나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인해 구장이 제한이 많았고 800만 관중 시대를 열었던 때와 달리 120만 명 정도만이 야구장을 찾았다.

지난해 SSG에 합류한 추신수는 "올해는 작년에 하지 못한 포스트시즌에 나가서 한국시리즈 우승을 하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올 시즌엔 개막전부터 100% 관중을 수용할 수 있게 된다. 김광현도 마찬가지 마음가짐. 미디어데이 참가 소감에 대해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가져주시는 데 감사하다. 운동장에서 더 멋진 플레이를 보여줘야 한다”고 사명감을 나타냈다.

김광현은 성적에 대한 욕심을 감추지 않았다. “원래 우리가 앞자리에 가야하는데 어색하다”며 “내년에 다시 앞에 KT 자리(앞줄 가운데)에 앉아있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챔피언 탈환에 대한 욕심을 숨기지 않았다.

머릿속엔 팬 생각뿐인 것처럼 보였다. 김광현은 우승공약을 묻자 “진짜 우승을 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어 선수들과 허황된 것보다 지킬 수 있는 현실적인 것으로 하자고 의견을 모았다”며 “모기업 커피숍이나 햄버거 가게를 하루 빌려 선수들이 시간별 로테이션을 돌며 서빙하고 일일바리스타, 점원이 돼 팬들게 대접하고 싶다. (모기업) 쇼핑몰을 다 빌리자는 건 구단도 허락을 해야하고 너무 스케일도 크다(웃음). 선수들이 할 수 있는 선에선 이런 의견이 나왔다”고 전했다.

가장 좋은 보답은 성적이라는 생각이다. 추신수는 “작년 아쉽게 마지막 한 경기로 가을야구에 나서지 못하고 시즌을 마무리했다”며 “이 자리에 참석해 가장 눈에 띄고 갖고 싶은 게 우승 트로피다. 입장 이후부터 침 흘리고 있었다. 작년 (팀에) 부상이 많았지만 개개인이 몸 관리를 잘해서 올해는 작년에 하지 못한 포스트시즌에 나가서 한국시리즈 우승을 하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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