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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펜딩챔프 KT와 박병호, 초장부터 윈윈할까 [프로야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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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펜딩챔프 KT와 박병호, 초장부터 윈윈할까 [프로야구]
  • 김의겸 기자
  • 승인 2022.04.01 11: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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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김의겸 기자] 자유계약선수(FA)로 디펜딩챔프 KT 위즈에 합류한 박병호(36)의 어깨가 무겁다. 프로에서 아직까지 우승 경험이 없는 박병호와 리그 2연패를 노리는 마법사 군단이 윈윈할 수 있을까.

2022 신한은행 쏠(SOL) KBO리그(프로야구) 개막을 이틀 앞둔 3월 31일 서울 한남동 그랜드 하얏트 서울에서 열린 미디어데이를 통해 박병호가 새 시즌 각오를 전했다.

박병호는 지난 시즌을 끝으로 10년간 몸 담았던 키움 히어로즈를 떠나 통합우승팀 KT로 이적했다. 홈런왕을 5번이나 차지한 '거포'의 이탈에 일부 키움 팬들은 트럭 시위까지 벌이며 항의했다. 박병호는 자필편지에 복잡한 심경을 담아 미안함을 전하기도 했다.

KT는 적잖은 나이에 최근 하락세였던 그에게 계약기간 3년, 연봉 총액 30억 원을 지급한다. 키움 구단에 보상금 22억5000만 원(직전연봉 1.5배)까지 총 52억 원이나 투자한 정성에 마음이 움직인 그가 느끼는 책임감 역시 남다를 수밖에 없다.

[한남동=스포츠Q(큐) 김의겸 기자] 키움이 겨울에 FA로 영입한 박병호(왼쪽)는 강백호의 부상으로 역할이 커졌다.
[한남동=스포츠Q(큐) 김의겸 기자] 키움이 겨울에 FA로 영입한 박병호(왼쪽)는 강백호의 부상으로 역할이 커졌다.

특히 개막을 앞두고 KT 간판타자 강백호가 발가락 골절 부상을 입었다. 정밀검진 결과 피로골절까지 확인돼 수술을 받는다. 복귀까지 3~4개월이 걸릴 전망이다. 

본래 지명타자로 활용될 가능성이 높았던 박병호는 1루 수비까지 맡을 것으로 보인다. 강백호가 빠진 상황에서 거금을 들여 영입한 외부 FA에게 팀 적응을 넘어 팀 타선을 이끌어야 하는 미션이 주어진 셈이다.

박병호는 "강백호와 연락을 했다. 본인은 얼마나 아쉽겠나"라며 "일단 재활에만 초점을 맞추고 잘 돌아오라고 격려했다"고 전했다.

이어 "1루 수비는 원래 해왔던 것이다. 물론 올 시즌 지명타자로 뛸 것이라고 생각하다 수비까지 나가는 것이긴 하지만 크게 달라지는 건 없다"면서 "다만 워낙 강백호의 공격력이 뛰어났기 때문에 나 혼자서는 못 메운다. 다른 선수들도 더 잘하려고 해야 기존의 공격력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내외부를 가리지 않고 박병호 영입이 '신의 한 수'가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박병호는 시범경기에서 홈런 2개 장타율 0.560으로 부활을 예고했다.

[한남동=스포츠Q(큐) 손힘찬 기자] 박병호가 KT에 입단하자마자 중책을 맡게 됐다.
[한남동=스포츠Q(큐) 손힘찬 기자] 박병호는 홈런왕 5회에 빛나지만 아직 우승 경험이 없다.

박병호는 "(신의 한 수라는 평가에) 타이밍적으로, 결과론적으로는 그렇게 볼 수도 있다. 그렇다고 큰 부담을 갖고 있는 건 아니다. 수비는 9회까지 나가는 게 문제 없지만, 분명한 건 공격에선 나뿐만 아니라 모든 선수들이 하나씩은 더 해야한다는 생각으로 해야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KT는 2일 수원 KT 위즈 파크에서 열릴 삼성 라이온즈와 홈 개막전에서 우승반지 전달식을 진행한다. 지난 시즌 KT 소속이 아니었던 박병호는 당연히 반지를 받지 못한다. 이는 그에게 또 다른 동기부여로 다가온다.

박병호는 "전달식 때 구석탱이에 가 있어야 할 것 같다"고 웃으며 "지난해 한국시리즈(KS)를 다 보면서 KT가 부러웠다. 스프링캠프 때도 선수들에게 '멋있었다. 나도 반지를 끼고 싶다'고 이야기했다. 그랬더니 선수들도 '형도 반지 끼게 해드리겠다'고 화답해 고마웠다"며 각오를 다졌다.

KT는 올 시즌에도 강력한 우승후보로 꼽힌다. 스토브리그에서 특별한 이탈은 없이 전력을 유지했다. 주장으로서 팀을 정상에 올린 황재균(4년 60억 원)과 주전 포수 장성우(4년 42억 원) 등 내부 FA를 단속했다. 유한준이 은퇴했지만 박병호를 데려와 경험과 장타력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다는 분석이다.

KT와 박병호가 서로의 가려운 곳을 긁어줄 수 있을까. 프로야구가 돌아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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