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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위'만 2번, '우승' 위한 현대건설 의기투합 [여자배구 F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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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위'만 2번, '우승' 위한 현대건설 의기투합 [여자배구 FA]
  • 김의겸 기자
  • 승인 2022.04.07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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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김의겸 기자] 여자배구 자유계약선수(FA) 시장이 닫혔다. 이목을 집중시킨 정규리그 1위 수원 현대건설도 내부 FA 4명과 모두 재계약하면서 현 전력을 유지하게 됐다. 최근 3년 새 2번이나 시즌이 조기 종료돼 '우승' 아닌 '1위'로 남은 한을 풀겠다며 현 구성원들이 의기투합한 셈이다.

프로배구 여자부 9년 연속 '연봉퀸'을 지킨 간판 미들 블로커(센터) 양효진(33)은 FA 시장 마지막 날인 6일 보수 총액 5억 원(연봉 3억5000만 원+옵션 1억5000만 원)에 사인했다. 3년 총액 15억 원이다.

통산 4번째 FA 계약을 마친 양효진은 지난해 7억 원(연봉 4억5000만 원+옵션 2억5000만 원)을 받았고, 올 시즌 팀의 한국배구연맹(KOVO)컵 우승과 정규리그 독주에 앞장섰다.

철저한 몸 관리와 솔선수범 리더십으로 연봉 인하 요인은 없었지만 팀 샐러리캡(연봉 총액 상한)이 한도에 다다른 상황에서 한 발 양보했다. 2007년 입단 후 15년간 뛰어온 현대건설과 의리를 지킨 셈이다.

현대건설 FA 4인방이 모두 재계약했다. [사진=현대건설 공식 인스타그램 캡처]
현대건설 FA 4인방이 모두 재계약했다. [사진=현대건설 공식 인스타그램 캡처]

2022~2023시즌 여자부 샐러리캡은 올 시즌과 마찬가지로 23억 원(연봉 18억 원+옵션캡 5억 원)으로 동결된다. 모기업 및 계열사 광고와 부동산, 차량 제공 등은 옵션캡 5억 원 안에서만 지급할 수 있다.

FA 협상 기간 광주 페퍼저축은행 등 타 구단의 관심을 받았고, 실제 타 구단 관계자도 만났던 양효진은 '올 시즌 멤버 그대로 다시 우승에 도전하자'는 강성형 현대건설 감독을 비롯한 구단 관계자들의 요청에 남는 쪽을 택했다. 현대건설은 프랜차이즈 스타 양효진의 결심에 선수 복지 향상을 약속하고, 은퇴 이후 계획을 함께 모색하고 적극 지원하기로 했다.

양효진은 "2년 전과 지난 시즌, 2번이나 우승컵을 들지 못한 아쉬움이 너무 커 다시 도전 하고 싶었다"며 "늘 최고 대우를 해준 구단이라 이번 FA 계약에서도 잔류를 최우선으로 생각했다. 데뷔 때부터 뛰어왔던 팀에서 은퇴 전 꼭 우승컵을 들고 마무리하고 싶은 마음이 컸다"고 밝혔다.

현대건설은 양효진뿐만 아니라 주전 윙 스파이커(레프트) 고예림(28)과 베테랑 세터 이나연, 리베로 김주하(이상 30)와도 모두 계약을 연장했다. 

고예림은 3년 총액 8억1600만 원(연봉 2억2000만 원+옵션 5200만 원), 이나연은 3년 총액 4억9500만 원(연봉 1억 원+옵션 6500만 원), 김주하는 2년 총액 1억7000만 원(연봉 7000만 원+옵션 1500만 원)에 도장을 찍었다.

현대건설은 최근 3시즌 중 2시즌이나 1위를 달렸지만 끝내 우승하지 못한 비운의 팀으로 남게 됐다. [사진=스포츠Q(큐) DB]
현대건설은 최근 3시즌 중 2시즌이나 1위를 달렸지만 끝내 우승하지 못한 비운의 팀으로 남게 됐다. [사진=스포츠Q(큐) DB]

전초전 KOVO컵부터 들어올린 현대건설은 정규리그가 개막한 뒤에도 내내 선두를 지켰다. 올 시즌 36경기 중 31경기를 소화해 28승(승점 82)을 따냈다. 90.3%의 압도적인 승률. 2위 김천 한국도로공사(승점 70)와 격차를 벌려 승점 1만 더하면 정규리그 우승을 확정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일정이 계속 미뤄지면서 대관식을 치르지 못한 채 시즌을 끝내게 됐다.

현대건설은 2라운드까지 12경기 전승을 기록했다. 3라운드 첫 경기에서 가장 강력한 대항마 한국도로공사에 패한 뒤에도 다시 연승을 달렸다. 5라운드에서 다시 한국도로공사를 만나 패하기 전까지 15연승을 거뒀다. 흥국생명이 2019~2020시즌부터 2020~2021시즌에 걸쳐, GS칼텍스가 2009~2010시즌 각각 달성한 종전기록 14연승을 넘어섰다.

최초로 단일 시즌 10연승을 두 차례나 달성했고, 최소 경기 20승(21경기) 기록도 세웠다. 27경기 만에 26승(1패·승점 76)을 쌓아 2012~2013시즌 우승팀 화성 IBK기업은행(25승 5패·승점 73)이 작성한 단일 시즌 최다승·최다승점 기록도 새로 썼다.

압도적인 1위에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리그 조기 종료로 포스트시즌(PS) 없이 6라운드 1위로 시즌을 마쳤다. 2년 전에도 5라운드를 기점으로 시즌이 일찍 마무리돼 우승하지 못하고 1위로 기록된 바 있는데, 같은 아픔을 겪은 것이다.

현대건설은 올 시즌 함께한 외국인선수 베다르트 야스민(미국)과도 재계약할 가능성이 높다. 올 시즌 높이와 힘을 겸비해 주포 역할을 톡톡히 했고, 선수들과도 잘 어울렸다. 현대건설은 1위를 한 터라 외국인선수 지명 순위도 낮을 전망이라 야스민과 동행을 택할 것으로 보인다.

세터 이고은이 페퍼저축은행과 FA 계약했다.[사진=페퍼저축은행 제공]
페퍼저축은행으로 이적한 세터 이고은을 제외한 나머지는 모두 원 소속팀과 재계약했다.[사진=페퍼저축은행 제공]

이로써 여자배구 FA 13명 중 세터 이고은(페퍼저축은행)만 이적하고 나머지는 모두 현 소속팀에 잔류했다.

표승주·신연경·최수빈(이상 화성 IBK기업은행), 안혜진·유서연(이상 서울 GS칼텍스), 임명옥(한국도로공사), 김다솔(인천 흥국생명), 고민지(대전 KGC인삼공사) 등은 재계약했다.

A등급(연봉 1억 원 이상) 이고은을 영입한 페퍼저축은행은 10일 오후 6시까지 이고은이 지난 시즌 받은 연봉의 200%와 2022년 FA 영입선수를 포함해 구단이 정한 6명의 보호선수 이외 선수 중 1명 또는 이고은 지난 시즌 연봉의 300%를 한국도로공사에 보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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