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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운오리새끼' SK 최준용, 놀라운 변신 '백조 날다' [프로농구 시상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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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운오리새끼' SK 최준용, 놀라운 변신 '백조 날다' [프로농구 시상식]
  • 안호근 기자
  • 승인 2022.04.07 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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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각종 논란도, 안티 팬도 많았다. 농구계의 이단아, 미운오리새끼와 같은 취급을 당하기도 했다. 그러나 최준용(28·서울 SK)은 증명했다. 자신이 미운오리새끼가 아닌 하늘을 날 수 있는 백조였다고.

최준용은 6일 서울 강남구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파르나스 그랜드볼룸에서 진행된 2021~2022 정관장 프로농구 시상식에서 기자단 투표 총 109표 중 104표를 받아 이견 없는 국내 최우수선수(MVP)로 등극했다.

베스트5에도 이름을 올린 그에겐 데뷔 이후 최고의 시즌이었다. 철저히 실력으로 증명해낸 값진 성과다.

서울 SK 정규리그 우승을 이끈 최준용이 6일 2021~2022 정관장 프로농구 시상식에서 국내 MVP를 수상하고 소감을 밝히고 있다. [사진=KBL 제공]

 

연세대 출신 최준용은 대학 1학년 때 대표팀에 승선할 정도로 될 성 부른 떡잎으로 인정을 받았다. 2016년 10월 신인 드래프트에서 전체 2순위로 SK 유니폼을 입으며 높은 기대감을 이어갔다.

200㎝ 장신임에도 포워드는 물론이고 뛰어난 공핸들링과 패스 센스 등으로 가드 역할까지 소화 가능했고 발군의 리바운드와 블록 능력 등으로 인해 골밑에서도 큰 힘을 보탰다. 그는 첫 시즌부터 다양하게 활용됐다. 45경기 8.2득점 7.2리바운드 2.4어시스트 1.1블록슛. 신인왕은 강상재(28·원주 DB)에게 내줬으나 SK에 굴러들어온 보물과 같은 존재로 인식됐다.

그러나 기대만큼 크게 성장하지 못했다. 무릎 십자인대 부상 등이 있었고 다양한 활용성은 오히려 최준용을 다소 어정쩡한 위치에 서 있게 했다. 꾸준히 활약했으나 뛰어난 운동 능력과 잠재력을 생각하면 어딘가 아쉬운 기록이었다.

잦은 부상, 기복 있는 슛, 센스에 비해 떨어지는 안정성 등. 최준용의 단점은 그의 한계를 규정하려는 듯 했다. 팬들의 기대치도 점점 낮아져만 가는 것 같았다.

심지어 상대를 도발하는 듯한 세리머니와 몇 차례 충돌,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한 논란 등으로 ‘코트의 악동’, 괴짜 등으로 여겨지기도 했다.

이러한 시선을 비웃기라도 하듯 올 시즌 최준용은 급성장했다. 정규리그 54경기에 모두 출전해 평균 28분여를 뛰면서도 16득점 5.8리바운드 3.5어시스트 1.1블록슛을 기록했다. 한 자릿수 득점은 9경기에 불과할 정도로 공격의 첨병 역할을 맡았다. 득점과 리바운드는 국내 3위, 블록슛은 4위에 오를 정도로 지표 전반에서 높은 수준을 과시했다. ‘한 차원 높은 수준의 농구를 펼친다’는 평가는 올 시즌 그를 향한 찬사 중 하나였다.

전희철 신임 감독(왼쪽)과 함께 최준용은 올 시즌 날아오르며 리그 최고 선수로 자리매김했다. [사진=KBL 제공]

 

약점으로 평가받던 외곽포도 경기당 1.6개를 꽂아 넣었고 성공률 또한 35.2%로 끌어올렸다. 야투성공률도 45.5%로 커리어 하이를 기록하며 팀을 정규리그 정상에 올려놓으며 MVP와 상금 1000만 원까지 손에 넣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올 시즌 최준용 반등에 큰 역할을 한 전희철 SK 감독은 “아직도 괴짜라는 소리를 듣고 돌출 행동을 하지만 이전과 비교했을 때 정신, 기술, 체력 모든 게 성숙한 것 같다”고 엄지를 치켜들었다.

최준용은 역시나 유쾌했다. 시상식 뒤 기자회견에 나선 그는 “내 예상보다는 오래 걸렸다. 이 옷을 2년 만에 입었다”고 말했다. ‘절친’ 이대성(고양 오리온)과 2년 전 특별한 날에 입자며 맞춘 파란 코트를 이날 입고 나선 것. 최준용은 200만 원 가량 파란 코트를, 이대성은 붉은 정장을 마련했고 베스트 5에도 나란히 이름을 올린 둘은 그 약속을 동시에 지켰다.

이어 “데뷔 때 신인상을 제가 받을 줄 알았고 MVP도 곧 받을 줄 알았는데 쉽지 않았다”며 “MVP를 한 번 받아보니 재미있다. 챔피언결정전 MVP도 받고 싶다”고 자신했다.

올 시즌 놀라운 반등을 하기까지 힘겨운 시간이 있었다. 시상식 뒤 기자회견에 나선 최준용은 “(지난 시즌) 안 좋은 일이 생기고 개인적인 사정에 다치기까지 하면서 많이 힘들었다”며 “이렇게 다시 올라오니 내려가는 것에 대한 두려움은 없어진 것 같다. 인생이 너무 재미있다”고 소감을 밝혔다.

전희철 감독의 숨은 공로가 컸다. 최준용은 이번 수상의 의미에 대해 “증명이다. 감독님이 내게 ‘사람들이 붙인 물음표가 느낌표로 바뀔 때까지 증명해 보자’고 하셨다”며 “아직 마침표는 못 찍은 것 같다. 내 농구 인생이 이제 시작이니까 이 자리를 향해 계속 도전하겠다”고 전했다.

이날 최준용(왼쪽)은 이대성과 2년 전 맞췄던 옷을 입고 함께 나서 시선을 끌었다. [사진=KBL 제공]

 

통합우승을 이룬다면 그때는 시상식에서 빨간색 옷을 입겠다고 했다. “감독님이 고려대를 나왔으니까 빨간색 입을 것”이라며 “오늘 파란색 옷 입고 왔다고 감독님이 뭐라고 하시더라. 감독님이 꼰대 아닌 척하지만 꼰대”라고 끝까지 웃음을 줬다.

신인상은 이우석(23·울산 현대모비스)이 차지했다. 고려대 3학년을 마치고 지난 시즌 데뷔한 그는 부상으로 나서지 못했던 데뷔 시즌의 아쉬움을 떨치듯 52경기에서 평균 12득점 4.2리바운드 3.2어시스트로 높이 날아올랐다. 109표 중 76표를 얻어 하윤기(수원 KT·32표) 등을 제치고 가장 밝은 샛별이 됐다.

전희철 감독은 프로농구 역사상 처음으로 대행 기간을 거치지 않은 순수 사령탑으로 데뷔 첫해 정규리그 1위를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고 감독상까지 수상했다.

외국 선수 MVP는 이번 시즌 리그 득점 1위(22.1점), 리바운드 2위(12.5개)를 기록한 SK 자밀 워니가 가져갔다. 워니에게도 최준용과 마찬가지로 상금 1000만 원이 돌아갔다. SK는 국내·외 선수 MVP와 감독상을 휩쓸며 얼마나 뛰어난 시즌을 보냈는지를 증명했다.

베스트 5엔 최준용, 워니를 비롯해 이대성, 허웅(원주 DB), 전성현(안양 KGC인삼공사)이 선정됐다. 인삼공사의 문성곤과 허웅은 각각 3년 연속 최우수 수비상과 인기상의 주인공이 됐다. 인천 전자랜드를 인수해 연고지를 옮겨 이번 시즌 재창단한 대구 한국가스공사는 포워드 전현우가 식스맨상을, 차바위가 수비 5걸상을 받으며 값진 성과를 냈다.

■ 2021~2022 정관장 프로농구 시상식 수상 결과

△ 국내 선수 MVP = 최준용(SK)
△ 외국 선수 MVP = 자밀 워니(SK)
△ 베스트 5 = 최준용, 자밀 워니(이상 SK) 이대성(오리온) 허웅(DB) 전성현(인삼공사)
△ 감독상 = 전희철(SK)
△ 신인선수상 = 이우석(현대모비스)
△ 인기상 = 허웅(DB)
△ 최우수 수비상 = 문성곤(인삼공사)
△ 수비 5걸 = 문성곤(KGC인삼공사) 정성우(KT) 이승현, 머피 할로웨이(이상 오리온) 차바위(한국가스공사)
△ 식스맨상 = 전현우(한국가스공사)
△ 기량발전상 = 정성우(KT)
△ 심판상 = 장준혁 심판
△ 이성구 페어플레이상 = 허훈(kt)
△ 플레이 오브 더 시즌 = 하윤기(KT·2021년 12월 11일 DB전 ‘인 유어 페이스’ 덩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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