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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우 고희진 권순찬, 여전한 삼성화재 파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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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우 고희진 권순찬, 여전한 삼성화재 파워
  • 김의겸 기자
  • 승인 2022.04.15 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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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김의겸 기자] 최근 프로배구 남녀부 통틀어 3명의 사령탑이 새로 지휘봉을 잡았는데, 모두 과거 남자배구 대전 삼성화재의 전성기를 이끌었던 인물들이다. 

고희진(42) 전 삼성화재 감독은 여자부 대전 KGC인삼공사를 맡았고, 김상우(49) 성균관대 감독 겸 KBSN스포츠 배구 해설위원이 삼성화재에 부임했다. 또 권순찬(47) 전 의정부 KB손해보험 감독이 여자부 인천 흥국생명을 이끈다.

인삼공사는 지난 11일 "차기 사령탑으로 삼성화재 출신 고희진 감독을 선임했다"고 밝혔다.

V리그 출범(2005년) 전 2003년 삼성화재에 입단한 고 감독은 2016년까지 삼성화재에서만 뛰다 은퇴한 뒤 친정팀에서 코치, 감독을 거쳤다. 2020년 4월 감독으로 승격한 뒤 '명가 재건'을 외쳤지만 지난 두 시즌 봄 배구 진출에 실패했다.

고희진 감독의 삼성화재는 시즌 재개 후 3연패를 당했다. [사진=KOVO 제공]
삼성화재와 계약이 만료된 고희진 감독이 KGC인삼공사 지휘봉을 잡았다. [사진=KOVO 제공]

2020~2021시즌에는 외국인선수 부상 및 교체 과정에서 거의 국내 선수들로만 뛰었고, 2021~2022시즌에는 14승 22패(승점 44) 6위로 뒷심이 아쉬웠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 감염 여파를 극복하지 못했다. 봄 배구 마지노선인 준 플레이오프(PO)에 진출한 4위 한국전력(승점 56)과 승점 차는 12였다. 그렇게 20년 몸 담았던 삼성화재를 떠나게 됐다.

인삼공사는 "고 감독은 새로운 변화와 도전, 신인선수 육성 적임자로 판단했다"고 전했다. 고 감독은 "저를 믿고 선택해준 인삼공사에 감사드린다. 선수 육성과 '원 팀'을 만들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고 감독과 계약을 만료한 삼성화재는 또 다른 삼성화재 출신 지도자 김상우 감독과 새롭게 출발한다.

김 감독 역시 실업 시절이던 1995년 삼성화재에 입단해 2007년까지 12년 동안 한 팀에서만 뛰었다. 실업 무대에서 8번, 프로에서 1번 등 총 9차례 우승컵을 들어올린 삼성화재 전성기 주축 미들 블로커(센터)였다.

2010년 LIG손해보험(현 KB손해보험)에서 프로 감독으로 데뷔한 그는 서울 우리카드(2015∼2018년)를 거쳐 세 번째로 프로팀을 지도한다. 연합뉴스를 통해 그는 "고향 팀에서 기회를 주셨을 때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면서도 "최근 삼성화재가 어려운 상황에 놓였는데 (감독직 수락을 두고) 고민을 안 했다면 거짓말일 것"이라고 운을 뗐다.

2005년 프로 출범 후 첫 11시즌간 정규리그 우승 7회, 챔피언결정전 우승 8회 등 통합우승 5회를 차지한 삼성화재는 2018~2019시즌부터는 4년 연속 포스트시즌 무대를 밟지 못했다. 최근 몇 년 새 박철우(한국전력), 박상하(천안 현대캐피탈), 송희채(우리카드), 김규민(인천 대한항공) 등 주요 선수들이 떠났다. 그는 "지금 이대로라면 앞으로도 진짜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며 "구단과 협의해 다각도로 어떻게든 전력을 보강하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김 감독은 우리카드를 3년간 이끌면서 선수 발굴과 육성을 위한 초석을 다졌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는 "3승 33패를 하던 우리카드를 맡았을 때도 힘든 상황이었다"며 "당시의 경험이 분명 이번에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했다.

과거 우리카드를 맡았던 김상우 감독이 친정팀 삼성화재로 돌아왔다. [사진=KOVO 제공]
과거 우리카드를 맡았던 김상우 감독이 친정팀 삼성화재로 돌아왔다. [사진=KOVO 제공]
KB손해보험 권순찬 감독의 시름이 깊어졌다. [사진=KOVO 제공]
KB손해보험 시절 소통이 강점으로 평가받았던 권순찬 감독은 흥국생명에 부임했다. [사진=KOVO 제공]

역시 리빌딩이 한창인 흥국생명은 새 사령탑으로 권순찬 감독을 영입했다. 흥국생명은 "권 감독은 선수들과 소통 능력이 뛰어난 지도자다. 팀을 새롭게 바꿀 적임자라고 판단했다"고 선임 배경을 전했다.

1997~2002년 삼성화재에서 뛴 권순찬 감독은 2003년부터 울산제일고, 성지공고 등을 거치며 지도자 경력을 쌓았다. 2009년 우리캐피탈(현 우리카드)을 시작으로 대한항공 등에서 코치로 수련한 뒤 2017년부터 2년간 KB손보 감독으로 일했다. 권 감독이 이끌던 때 KB손보는 2017~2018시즌 4위, 2018~2019시즌 6위로 마쳤다.

흥국생명은 최근 8년간 함께한 박미희 전 감독과 재계약하지 않았다. 2018~2019시즌 통합우승을 차지한 뒤 전력을 크게 강화했지만 이재영·다영 쌍둥이 자매의 불미스러운 사건으로 큰 파장을 초래했다. 이미지에 큰 타격을 받은 이후 김세영(은퇴), 김연경(해외) 등이 떠나면서 전력이 약해졌다. 지난 시즌은 6위로 마감했다. 흥국생명은 자유계약선수(FA) 영입보다 현재 선수들을 중심으로 전력을 재편하겠다는 내부 기조를 세웠다.

권 감독은 "제의를 받은 뒤 많이 고민했다. 흥국생명은 크게 성장할 수 있는 팀이라고 판단해 받아들였다"고 했다. 그는 "경험 많은 선수가 적다는 건 알고 있다. 당장 성적을 내기는 쉽지 않은 환경이지만, 팀 목표를 성장으로 잡고 전진하겠다"며 "과거 지도자 생활을 했던 팀들은 대부분 리빌딩했던 팀이다. 리빌딩 하나만큼은 자신 있다"고 결의를 내비쳤다.

이미 삼성화재 출신 최태웅(현대캐피탈), 장병철(한국전력), 석진욱(OK금융그룹), 차상현(서울 GS칼텍스) 감독 등이 V리그에서 활약하고 있는 가운데 선수 시절 삼성화재 전성기에 일조한 젊은 감독 3인방이 V리그에 다시 출사표를 던진다. 어떤 바람을 불러일으킬지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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