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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온 드라마, 괴물 주연 할로웨이 어깨에 달렸다 [프로농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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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온 드라마, 괴물 주연 할로웨이 어깨에 달렸다 [프로농구]
  • 안호근 기자
  • 승인 2022.04.19 14: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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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5년만의 4강 플레이오프(PO) 진출, 그러나 5위팀의 챔피언결정전 진출 사례는 전무. 심지어 서울 SK 상대 시즌 전적은 1승 5패. 더 높은 곳을 원하는 고양 오리온이 험난한 4강 PO 일정을 준비하고 있다.

오리온은 20일 오후 7시 서울시 송파구 잠실학생체육관에서 SK와 2021~2022 KGC인삼공사 정관장 프로농구 4강 PO를 시작한다.

여러 악재 속에도 오리온이 기대감을 나타내는 이유. 시즌 막판 리그 톱급 외국인 선수로 성장한 머피 할로웨이(32)가 있기 때문이다.

고양 오리온 머피 할로웨이(가운데)가 5년 만에 팀의 4강 PO행을 이끌었다. [사진=KBL 제공]

 

여전히 SK의 무난한 결승행을 예상하는 전문가들이 많다. 역대 4강 PO에서 5위팀이 챔프전으로 향한 적은 없었다. 반면 1위팀의 진출 확률은 91.7%.

여기에 SK는 올 시즌 중반 이후 SK는 아무도 막을 수 없는 팀이었다. 15연승 포함 무서운 상승세를 타며 정규리그 정상에 올랐다. 오리온도 SK전 좀처럼 해법을 찾지 못했다.

외국인 매치업에서 약세가 두드러졌다. 오리온에 거둔 유일한 1승도 자밀 워니가 결장했던 5차전에서 거둔 것이었다. 할로웨이는 자밀 워니를 상대로 맥을 추지 못했다. 워니는 올 시즌 22.1점 12.리바운드를 기록했다. 득점 1위, 리바운드 2위로 올 시즌 외국인 최우수 선수(MVP)를 차지했다.

할로웨이 또한 15.1점 10.8리바운드로 눈에 띄는 활약을 펼쳤고 뛰어난 센스와 넓은 활동 반경을 바탕으로 2.2스틸, 이 부문 1위에도 올랐다. 그러나 집요하게 골밑을 파고들어 득점을 쌓는 페인트존 득점 1위 워니는 할로웨이에겐 버거운 상대였다. 신체 조건에서도 워니(199㎝ 116㎏)가 할로웨이(196㎝ 110㎏)에 앞서 있어 상대가 쉽지 않았다.

외국인 MVP 자밀 워니(가운데)는 오리온 할로웨이와 맞대결에서 우위를 점했다. 할로웨이로선 워니를 이겨내야 더 높은 곳을 바라볼 수 있다. [사진=KBL 제공]

 

그러나 시즌 후반 오리온은 확실히 자신감을 챙겼다. 치열한 순위 경쟁에서도 살아남았고 울산 현대모비스를 3연승으로 제압하고 4강 PO에 올랐다. 

할로웨이의 역할이 컸다. 이대성은 “건강을 되찾고 출전시간이 늘어나며 할로웨이의 수비와 에너지를 상대가 버거워 한다는 걸 느꼈다”며 “원주 DB와 2연전에서 어려운 첫 경기를 넘기며 팀 스스로가 수비와 여러 부분에서 경쟁력 있다는 걸 체감하고 자신했다. 할로웨이 공이 가장 큰 것 같다”고 밝혔다.

인천 전자랜드(대구 한국가스공사 전신)에서 큰 기대를 받았으나 부상 등으로 아쉽게 마무리했던 할로웨이. 올 시즌을 앞두고 오리온에서 2옵션 외인으로 다시 시작했다. 연봉은 20만5128달러(2억5300만 원)로 최저 수준. 중반 이후 1옵션으로 올라서며 오리온 상승세를 이끌었다.

강을준 감독은 “몸값이 낮은 선수였고 은퇴 생각도 했었다. 불러줘서 고마워했다. 연봉은 적지만 올해 진가를 보여준 다음에 내년에 평가받자, 도와주겠다고 했다”며 “자유투가 약했는데 이걸 안 고치면 또 똑같이 평가받을 것이라고 강조했고 3라운드부터 굉장히 좋아졌다. 들어가다보니 요즘 자신감이 넘친다”고 전했다.

오리온은 할로웨이(왼쪽)와 이대성, 이승현을 앞장세워 언더독 드라마 집필에 나설 계획이다. [사진=KBL 제공]

 

워니와 매치업이 가장 큰 변수다. 시즌 중엔 워니만 만나면 작아졌다. 1,2,3차전 워니에게 평균 26점을 내줬고 할로웨이는 15.7점으로 크게 밀렸다. 4라운드에선 할로웨이가 14점 11리바운드, 9점 15리바운드의 워니를 잘 묶었다. 5,6라운드에선 워니가 결장했는데 특히 최종전 할로웨이는 31점 16리바운드로 훨훨 날았다.

강을준 감독은 “체력 회복이 최우선이다. 가장 관건은 5,6차전에서 희망과 대응할 수 있는 비법을 찾았다는 것”이라며 “잘 준비해 1차전부터 전투적으로 해보려고 한다. 가장 아쉬운 게 할로웨이가 워니한테 좀 밀린 것이다. 어떻게 이겨내느냐, 버텼을 때 다른 곳이 찬스나는 것을 어떻게 활용할것인지다”라고 밝혔다.

할로웨이도 기대가 크다. “비슷한 레벨의 둘이 만나는 게 기대된다. 최준용과 워니를 상대로 최고 폼을 유지하면 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SK에 MVP 둘이 있지만 이대성과 나도 못지않게 강한 조합“이라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시즌 막판 할로웨이는 절정의 기량을 과시하며 오리온 상승세를 이끌었다. 공교롭게도 그 사이 치른 2차례 대결에서 워니는 결장했다. 직접적인 비교가 어려운 상황. 할로웨이의 상승세와 자신감이 매치업 상성에서 불리했던 오리온에 얼마나 큰 자산이 될 수 있을지가 이번 시리즈 최대 승부처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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