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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의 무대 향하는 우상혁, 긍정은 나의 힘! [높이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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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의 무대 향하는 우상혁, 긍정은 나의 힘! [높이뛰기]
  • 안호근 기자
  • 승인 2022.04.20 21: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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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올림픽이라는 높은 벽 앞에 선수생활을 포기하려 했던 우상혁(26·국군체육부대)은 이제 한국 육상 대들보가 됐다. 2m30은 가볍게 뛰어넘는 ‘월드클래스’로서 국내 육상 팬들의 눈을 즐겁게 했다.

우상혁은 19일 대구 스타디움에서 열린 항저우 아시안게임 대표 선발전을 겸한 제51회 전국종별육상경기선수권대회 남자 높이뛰기 일반부 결선에서 2m30을 넘어 우승을 차지했다.

지난해 도쿄올림픽을 통해 세계가 주목하는 점퍼로 발돋움한 그는 이제 세계적인 스타들과 우승 경쟁을 펼칠 후보로 손꼽히며 새로운 도전을 준비한다.

우상혁이 19일 제51회 전국종별육상경기선수권대회 남자 높이뛰기 일반부 결선에 2m30을 넘어선 뒤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상전벽해다. 지난해까지 우상혁은 세계 높이뛰기에서 크게 이목을 끌던 선수가 아니었다. 올림픽 기준 기록(2m33)은 넘지 못했고 랭킹 포인트 인정 마지막 날에서야 개인 최고인 2m31을 넘어서는 등 어려움이 많았다. 결선 진출자 중 개인 최고 기록도 가장 낮았다.

높이뛰기 선수로는 유리할 게 없는 체격이었다. 여덟 살 때 당한 교통사고 후유증으로 오른쪽 발이 왼발에 비해 10㎜가량 짧아 신체 균형이 잘 맞지 않았다. 균형 감각을 키우기 위해 남들보다 더 많은 땀방울을 흘려야 했다. 

흔히 높이뛰기 선수는 자신의 키의 50㎝ 이상을 뛰기 어렵다고 알려져 있다. 신장 188㎝우상혁이 2m38을 목표로 세운 것도 이 때문.  

도쿄올림픽을 계기로 우상혁은 한 단계 높은 수준으로 올라섰다. 1997년 이진택이 세운 종전 한국 기록을 넘어선 우상혁은 2m35를 넘으며 금메달리스트와 단 기록 차는 단 2㎝에 불과했다.

이후 베오그라드 세계실내육상선수권 우승(2m34), 체코 실내육상경기에서 한국 기록(2m36)을 새로 쓴 그는 이젠 명실상부 세계 톱 기량 선수가 됐다.

10개월 만에 치른 국내대회. 어느새 한국 육상 최고 스타가 돼 있었다. 2m26을 넘어 1위를 확정한 뒤 특유의 쾌활함과 미소로 박수 유도를 한 뒤 2m30을 훌쩍 뛰어넘었다. 2m34에 도전한 세 차례 시기는 모두 바를 건드리며 아쉬움을 자아냈지만 올해 처음 나선 실외경기였고 이미 1위를 확정한 터라 크게 신경 쓸 부분은 아니었다.

가뿐하게 2m30을 넘으며 세계선수권 등 국제무대 출전을 앞두고 경기 감각을 가다듬은 우상혁. [사진=연합뉴스]

 

이제 그의 시선은 꿈의 무대로 향한다. 대한육상연맹은 경기력향상위원회에서 국제 경쟁력 등을 고려해 아시안게임 대표 선수를 최종 선발한다. 대표 선발전에서 종목별 1위를 차지한 선수는 우선 선발 대상으로 분류된다. 대표 선발전 우승까지 차지하며 사실상 아시안게임 출전권을 확보한 우상혁은 다음달 13일 세계육상연맹 도하 다이아몬드리그(카타르 도하), 오는 7월 세계육상선수권대회(미국 오리건주 유진) 준비에 돌입한다.

이제부터가 진짜다. 다이아몬드리그는 세계 상위랭커들이 출전하는 육상 선수라면 꿈꾸는 무대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우상혁 또한 “10년 전부터 세계육상연맹 다이아몬드리그 경기를 유튜브로 보며 저 대회에 출전하고 싶다고 생각했다”고 설렘을 감추지 못했다.

우상혁은 도쿄올림픽에서 2m37을 뛰어 공동 1위를 차지한 무타즈 에사 바심(31·카타르), 장마르코 탬베리(30·이탈리아)와 ‘빅3’로 꼽힌다. 앞서 정상에 오른 세계실내육상선수권에선 바심이 불참을 선언했다. 탬베리는 당시 3위를 차지한 뒤 우상혁에게 존중의 뜻을 표했다.

특히 현역 최고로 꼽히는 바심을 상대로 최강자에 오를 가능성을 점검해 볼 계기다. 바심은 2017년 런던, 2019년 도하 세계선수권대회에서 2회 연속 정상에 선 ‘인간새’다. 2012년 런던,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는 2회 연속 은메달을 목에 걸었지만 도쿄에선 가장 높은 자리에 올라섰다.

최고 기록은 우상혁과는 큰 차이를 보인다. 남자 높이뛰기 세계 신기록은 하비에르 소토마요르(쿠바)가 1993년에 세운 2m45인데, 바심은 2m43으로 그 뒤를 잇고 있다. 탬베리의 최고 기록은 2m39.

아직은 도전자의 자세로 나설 수밖에 없는 우상혁. “당연히 바심과 탬베리를 이기고 싶다”면서도 “세계실내육상선수권에서 탬베리보다 좋은 기록을 냈다고 해서 그를 넘어섰다고 말할 순 없다. 바심과 탬베리는 정말 최고의 기량을 갖춘 선수”라고 존경심을 나타냈다.

우상혁은 변함 없는 긍정적인 자세로 경기에 나서 팬들과 취재진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쟁쟁한 상대와 경쟁을 벌여야 할 국제대회에도 긍정의 힘으로 새 역사를 쓰겠다는 각오다. [사진=연합뉴스]

 

늘 그렇듯 즐기는 마음가짐으로 대회를 준비할 계획이다. “어느 정도 수준에 오른 선수끼리 경쟁하면 승리와 패배를 반복한다. 다이아몬드에서는 내가 이길 수도, 바심이나 탬베리가 이길 수도 있다. 중요한 것은 세계선수권이나 올림픽 등 주요 대회에서 그들을 이기는 것”이라며 “2024년 파리올림픽을 겨냥한 큰 그림도 그려놨는데 자세한 건 나중에 말씀드릴 생각”이라고 거대한 포부를 품고 있다는 걸 암시했다.

가장 어려운 시기를 넘어섰고 이젠 스스로도 어디까지 올라설 수 있을지 기대감에 차 있다. “세계실내선수권대회를 집중해서 준비한 시간이 100일 정도다. 그런데 그 시간은 하나도 힘들지 않았다”며 “유진 세계선수권도 3개월 정도 남았는데, 준비 기간이 지루하거나 길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나는 정말 훈련이 즐겁다”고 전했다.

더 높이 날아오르기 위해선 도약에 필요한 스피드와 점프력이 모두 중요하다. 그렇기에 체중 관리도 필수적이다. 지난해 말부터 식단 조절에 애를 쓰고 있고 특히 좋아하는 라면은 입에도 대지 못하고 있다. 우상혁은 “세계실내육상선수권을 준비하면서 몸무게를 15㎏ 줄였다. 지금도 최적의 몸무게인 68㎏을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가 칼로리 걱정 없이 즐기는 거의 유일한 음식은 당도가 없는 커피다. 우상혁은 자신에게 많은 지원을 해주고 있는 육상 관계자들에게 감사함을 담아 이날 커피차도 준비했다.

더 높은 곳을 향한 확고한 목표가 있기에 우상혁은 오늘도 웃는다. “많은 분이 ‘웃는 게 보기 좋다’고 말씀하신다. 그 덕에 더 기분 좋게 경기하고 있다”고 전했다.

오는 7월 세계선수권과 9일 아시안게임은 실외에서 치르는 경기. 걱정은 없다. 우상혁은 “세계실내선수권에서 우승했으니 실외에서도 좋은 결과를 내야죠”라고 자신감 넘치는 말로 밝은 미래를 기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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