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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몸 아끼지 않은 최윤아 "즐기면서 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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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몸 아끼지 않은 최윤아 "즐기면서 했어요"
  • 박상현 기자
  • 승인 2014.03.28 20: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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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 무릎 부상 이겨내면서 허슬플레이…연장서 9득점 모두 관여

[안산=스포츠Q 박상현 기자] "우리끼리 농담으로 챔피언결정전 끝나면 휠체어 준비해달라고 해요. 휴가도 한달 가지고는 힘들 것 같아요."

베테랑 가드 최윤아(29·안산 신한은행)가 허슬 플레이와 연장 원맨쇼로 위기에 빠졌던 소속팀을 구해냈다. 그야말로 노련미가 묻어난 베테랑의 힘이었다.

최윤아는 28일 안산와동체육관에서 열린 우리은행 2013~2014 여자프로농구 챔피언결정 3차전에서 연장에만 5득점을 올리고 쉐키나 스트릭렌의 4득점을 모두 어시스트(2개)하면서 춘천 우리은행을 76-71로 꺾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 [안산=스포츠Q 노민규 기자] 안산 신한은행 최윤아(오른쪽)가 28일 안산와동체육관에서 열린 우리은행 2013~2014 여자프로농구 챔피언결정 3차전에서 춘천 우리은행 노엘 퀸의 저지를 받고 있다.

신한은행이 연장에 올린 득점이 9점이었으니 최윤아의 손에서 승부가 결정난 셈이다.

최윤아는 언제나 그렇듯 경기가 끝나면 늘 생글생글 웃는다. 동그란 얼굴에 귀여운 외모로 남자 팬들도 적지 않다. 그러나 코트에 들어서면 귀엽던 최윤아는 사라지고 악바리로 변한다. 한때 신한은행에서 한솥밥을 먹었던 전주원 우리은행 코치도 최윤아의 악바리 근성에는 엄지를 치켜올릴 정도다.

지금 최윤아는 왼쪽 무릎이 좋지 않다. 그럼에도 1쿼터 초반 공을 잡아내기 위해 허슬 플레이를 펼쳤다. 그러다가 오른쪽 무릎을 다쳤다. "지금 왼쪽 무릎이 안좋아서 오른쪽 무릎으로만 뛰는데 하필 넘어지면서 오른쪽 무릎을 다쳤다"며 "그래도 시즌 거의 다 끝났는데 이제 와서 쉴 수는 없다. 어떻게든 버텨야 한다"고 말하는 최윤아다.

그럼에도 최윤아는 여유가 넘친다. 오히려 3차전을 '즐겼다'고 한다.

▲ [안산=스포츠Q 노민규 기자] 안산 신한은행 최윤아(오른쪽)가 28일 안산와동체육관에서 열린 우리은행 2013~2014 여자프로농구 챔피언결정 3차전에서 심판 판정에 다소 아쉬운 표정을 짓고 있다.

최윤아는 "정말 부담없이 했다. 1차전에서 별다른 활약을 하지 못했는데 오늘 궂은 일이라도 제대로 하자고 마음 먹었다"며 "사실 챔피언결정전에 단 한번도 못오는 선수가 얼마나 많나. 3패로 끝나지 않아 정말 다행이다. 우승할 수 있다는 희망을 얻었다"고 말했다.

이어 최윤아는 "오늘 정말 재미있는 경기였다. 실수해도 서로 웃어주고 농담도 중간중간 해가면서 재미있게 경기했다"며 "최대한 열심히 하고 후회없는 경기를 하자고 마음 먹다보니 오히려 잘 풀렸던 것 같다. 솔직히 우승하지 못해도 이런 경험은 우승한 만큼의 충분한 가치가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오는 29일 오후 7시에 열리는 4차전에 대해서도 최윤아는 잃을 것이 없다며 베테랑 다운 여유를 보이기도 했다.

최윤아는 "우리은행이 3차전에서 끝내겠다고 마음을 먹고 나와서 그런지 무거워보였다"며 "이제 전술적으로는 보여줄 것 다 보여줬다고 생각한다. 결국 집중하는 팀이 이긴다. 4, 5차전도 오늘처럼 이기려고 달려들지 말고 부담없이 즐기면 기회가 오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여태껏 최윤아는 단 한번도 챔피언결정전에서 올시즌처럼 위기에 몰린 적이 없었다. 하지만 베테랑의 여유가 보이고 여러 차례 챔피언에 올랐던 노련함마저 묻어나고 있다. 최윤아가 4차전에도 자신의 몸을 아끼지 않는다면, 그리고 즐기는 자세로 이리저리 뛰다보면 오는 31일에 춘천에서 5차전을 볼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tankpark@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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