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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비 머금은 '장미꽃길', 윤지성의 미로 [인터뷰Q]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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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비 머금은 '장미꽃길', 윤지성의 미로 [인터뷰Q]
  • 김지원 기자
  • 승인 2022.04.29 18: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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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김지원 기자] '가랑비에 옷 젖듯 스며들고 싶다'는 아티스트, 차근차근 꽃길을 만들어 가는 윤지성을 만났다.

윤지성은 최근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DG엔터테인먼트 사옥에서 스포츠Q(큐)와 만나 세 번째 미니앨범 '미로(薇路)' 발매 기념 인터뷰를 진행했다. 

윤지성은 "1년 만에 앨범이 나오게 됐다. 자작곡으로 컴백하게 돼서 설레고 긴장도 된다"면서 "의도치 않게 계속 봄에 앨범을 내고 있다. 봄의 아이돌, '스프링돌' 이미지를 가져가고 싶은 마음이 있다"고 밝혔다.

 

[사진=DG엔터테인먼트 제공]
[사진=DG엔터테인먼트 제공]

 

'미로'는 '장미꽃길'이라는 뜻으로, 복잡하고 어려운 삶의 기로에 서있는 이들에게 우리들만의 꽃길을 그려나가자는 희망의 메시지를 담은 앨범이다. 팬들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정해진 이름이기도 하다.

앨범명을 '미로'로 정한 이유를 묻자 "팬덤 명이 '밥알'인데, 후보로 밥알, 동화, 미로 세 가지가 있었다. 나머지는 앨범이나 노래로 언젠가 보여드리도록 하겠다고 말씀을 드렸었다. 동화는 군입대하면서 팬송으로 발매했고, 팬분들과 했던 약속을 지키고 싶어서 '미로'를 앨범 명으로 정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장미 미'에 '길 로'자 써서 우리가 함께 걷고 있는 어지러운 길이 결국에는 장미꽃길일 것이라는 의미를 담았어요. 앨범 스토리가 '로'에서 '미'로 가는 순서거든요. 콘셉트 포토도 '로'부터 공개를 했어요. '그 길을 걷다 보니 결국 그 길이 꽃길이었다'고 전하고 싶었어요."

 

[사진=DG엔터테인먼트 제공]
[사진=DG엔터테인먼트 제공]

 

◆ 한 곡 한 곡 정성 가득... "자작곡 발매가 버킷리스트"

'미로'에는 타이틀곡 '블룸(BLOOM)'을 비롯해 윤지성의 반려견이 함께한 '토독토독(With.베로)', '서머 드라이브(SUMMER DRIVE)', '걷는다(Florescence)', '슬립(SLEEP)'까지 다양한 장르의 다섯 곡이 수록됐다. 윤지성은 이 중 '블룸', '토독토독', '썸머 드라이브', '슬립' 등 네 곡의 작사 및 작곡에 참여했다.

타이틀곡 '블룸'은 경쾌한 밴드 사운드와 레트로한 감성이 만난 컨템포러리 팝 장르의 곡으로 윤지성 만의 감성적인 보컬이 더해져 곡의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윤지성은 "군 뮤지컬을 하고 밤에 서울에서 부대로 복귀하는데, 내 마음과는 다르게 야경이 너무 예쁘더라. 밤에 핀 꽃 같았다"라며 "그때의 감정과 느낌들을 담아 작업하게 된 곡"이라고 소개했다.

"타이틀곡하자고 빡빡 우겼어요. 전역 후 버킷리스트 중에 자작곡 발매하는 게 있었어요. 팬  분들께 발전하고 도전하는 모습 보여드리고 싶었고 제 이야기를 담고 싶었어요. 예전에 실으려고 했었는데 '러브 송'에 밀렸거든요. 이번에는 무조건 이 곡으로 했으면 좋겠다, 제 욕심이 담겼다고 할 수 있습니다."

3번 트랙 '서머 드라이브'는 에이비식스(AB6IX) 이대휘가 만든 곡으로, 뉴이스트 출신 김종현이 피처링으로 참여해 완성도를 높였다. 윤지성은 "이번 앨범에 제 이야기를 담으려고 노력하다 보니 저를 잘 아는 친구가 노래를 줬으면 했다"면서 "대휘가 노래를 3, 4곡 정도 보내줬고 가장 잘 맞을만한 노래를 받아서 종현이에게 피처링 부탁했다. 선뜻 응해줘서 제가 자차를 끌고 직접 모시러 갔었다"고 비하인드를 전했다.

앨범 전반에 참여한 만큼, 가장 애착이 가는 수록곡이 궁금했다. 윤지성은 "다 자식 같은 곡들"이라며 고민하다 '토독토독'을 언급했다. '토독토독'은 윤지성이 지난해 2월 입양한 반려견 '베로'와 함께 작업한 곡이다. 윤지성은 "반려견이 유기견 출신이거든요. 유기 동물들에게 조금 힘이 됐으면 하는 마음으로 노래해서 더 애착이 간다"고 밝혔다.

"반려견과 함께 부른 트랙 '토독토독'이 좀 뜻깊은 것 같아요. 토독토독을 영문으로 표기할 때 'to dog' 이렇게 표현할 수도 있거든요. '강아지에게' 이런 느낌? 너무 귀여운 곡이에요. 노래에 '더 이상 불안해하지 않아도 돼'라는 가사가 있는데 그 부분 녹음하다가 펑펑 울었어요. 제 얘기 같기도 하더라고요."

 

[사진=DG엔터테인먼트 제공]
[사진=DG엔터테인먼트 제공]

 

◆ "힘든 시기에 만든 앨범... 완성도는 별 네 개"

앨범의 만족도를 묻자 윤지성은 "별 다섯 개 중에 네 개 정도"라며 "많이 고생하고 힘들어하면서 만든 앨범이라 저에게 고생했다는 의미로 주고 싶다. 나머지 하나가 정말 큰 빈자리라고 생각한다. 앞으로 차곡차곡 채워가고 싶다"고 이야기했다.

싱그러운 봄기운, 밝은 희망의 메시지를 담은 앨범이지만, 작업 당시 심적으로 힘든 시간을 보냈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윤지성은 "1년 정도 앨범 준비하면서 정서적으로 많이 불안정한 상황이었다. 그래서 곡 녹음하면서도 많이 울고, 못하겠다고 한 적도 있었다. 그래서인지 아무래도 저한테는 더 애착이 가는 앨범"이라고 담담하게 고백했다.

"큰 사건이 있었다기보다는 제가 하던 일에 대한 매너리즘에 빠졌다고 할까요. 제가 전역 후에 앨범, 드라마, 뮤지컬까지 쉴 틈 없이 일을 했어요. 그런데 '마마' 무대 후에 '윤지성 휴가 나와서 공연하는 거냐'고 하시더라고요. 나름 바쁘게 힘들게 살고 있는데 아직 잘 몰라주시는구나, 마음이 좋지 못했던 부분도 있었어요. 내가 일한 만큼 피드백이 없었던 거죠. 그런 부분들이 조금 힘들었던 것 같아요."

윤지성을 다시 일으키고 달릴 수 있게 해준 원동력은 '책임감'이었다. 그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해야 되는 이유가 있지 않나. 이번 '미로'도 팬분들과 했던 약속을 지키고 싶어서 낸 앨범"이라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그룹 생활, 솔로, 군백기 지내면서 제 옆에 계신 팬분들이 사실 순탄치 않았다는 걸 너무 잘 알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항상 나를 응원해 주는 사람들에게 좋은 모습 보여주고 약속을 지켜내고 좋은 모습 보여주고 싶다는 책임감이 있다"고 단단한 눈빛을 보였다.

"팬분이 해 주신 말씀 중에 '지성아 너는 소나기 같은 사람은 아니지만 가랑비에 옷 젖는 줄 모르게 하는 사람이야. 어느새 너에게 스며들었어'라는 말이 큰 힘이 됐어요. 많은 사람들이 지켜보지 않아도 지금 이 자리에서 열심히 하고 발전해나간다면 모르는 사이 대중분들께 스며들어있지 않을까 생각해요."

 

[사진=DG엔터테인먼트 제공]
[사진=DG엔터테인먼트 제공]

 

◆ 자작곡부터 세계관까지, 윤지성이 차근차근 만드는 꽃길

윤지성은 오는 5월 첫 단독 콘서트로 팬들을 만난다. 콘서트를 앞둔 소감을 묻자 "기분이 되게 이상하다. 설레고 신기하다. 공연장에서만 느낄 수 있는 것들을 많이 준비했다"고 설레는 마음을 전했다.

"제가 세계관이 따로 없는 솔로이다 보니 의미 부여 하고 서사 만드는 걸 좋아하거든요. 5월 14일이 입대한 날짜인데 그날 콘서트를 해요. 저를 배웅해 준 팬분들께 멋지게 돌아왔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어요. 콘서트 이름이 '미로 프롤로그'에요. 공연을 보고 나면 그 뜻을 알게 되실 거예요. 공연장에 오셔야만 느낄 수 있는 서사를 담으려고 노력했으니 많이 보러 와주셨으면 합니다."

정성을 가득 담은 '미로'로 2022년 첫 발걸음을 뗀 윤지성, 앞으로의 행보는 어떨까. 그는 "올해는 조금 더 제 얘기 많이 담은 정규 앨범을 하나 발매하고 싶다. 드라마나 뮤지컬도 꾸준히 오디션을 보고 있다. 작품을 안 하게 되더라도 오디션 보고 미팅하는 것만으로도 큰 공부가 된다. 작품 하게 되면 좋겠지만 꾸준히 공부하면서 발전하고 싶다"고 포부를 전했다.

"음악방송 1위라던가 음원 1위처럼 거창하고 큰 기대보다는 가수로서 이 일에 도전 의식 가지고 열심히 작업하고 있다는 걸 보여드리고 싶어요. '열심히 노력하고, 도전하고 있어요'라는 메시지를 전하는 앨범일 것 같아요. 앞으로도 좋은 기회가 된다면 여러분들께 꾸준히 제 이야기 담은 노래를 하고 싶습니다."

[취재 후기] 장미는 봄비가 내린 다음날 더욱 만개한다. 잠시 내렸던 비를 뒤로하고 더 활짝 피어난 '장미꽃길'을 걸어가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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