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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아림 명품샷-성실한 팬서비스, KLPGA가 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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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아림 명품샷-성실한 팬서비스, KLPGA가 뜬다
  • 안호근 기자
  • 승인 2022.05.03 08: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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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시대에 오히려 유례 없는 호황을 맞은 골프산업. 2년 만에 관중 입장을 허용한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에도 팬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선수들은 화려한 플레이와 정성스런 팬서비스로 이에 화답하고 있다.

지난 1일 경기도 포천 일동레이크 골프클럽(파72)에서 막을 내린 KLPGA 투어 시즌 첫 번째 메이저대회 크리스 F&C KLPGA 챔피언십(총상금 12억 원)에선 김아림(27·SBI저축은행)이 최종 합계 12언더파 276타로 정상에 섰다.

2019년 MY문영 퀸즈파크 챔피언십 제패 이후 미국여자프로골프(LPGA)에 나섰던 그는 2년 9개월 만에 KLPGA 투어에서 다시 우승을 맛봤다. 개인 통산 3승 째.

6개월 만에 국내 대회에 나선 김아림이 장타에 정교함까지 더해 김효주를 제치고 통산 3승 째를 따냈다. [사진=KLPGA 제공]

 

2020년 12월 US여자오픈 우승을 계기로 작년부터 LPGA 투어로 무대를 옮긴 김아림은 자신의 의류 스폰서이기도 한 크리스 F&C 초청을 받아 6개월 만에 나선 국내 대회에서 정상에 다시 정상에 섰다. 메이저대회 우승 트로피와 우승 상금 2억1600만 원까지 손에 넣었다. KLPGA 투어 시드는 덤.

쉽게 예상하기 힘든 결과였다. 선두 김효주(27)가 첫날부터 쾌조의 샷 감각을 보이며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을 노리고 있었기 때문.

그러나 김효주(27·롯데 골프단)가 극심한 난조를 겪었다. 선두 경쟁을 이어가던 김효주는 11번 홀(파4) 더블 보기, 14번 홀(파4)에서 벙커에서 벙커를 전전하며 트리플 보기를 적어냈고 이후 완전히 무너져내렸다. ‘숏게임 천재’라는 별명이 무색했다. 16번 홀(파4)에서도 티샷이 벙커에 빠지는 바람에 보기를 범했다. 이날만 7오파 79타로 공동 4위로 추락했다.

이 사이 김아림이 치고 나섰다. 3타 뒤진 채 최종 라운드를 연 김아림은 시속 20㎞를 넘나드는 강풍 속에서도 특유의 장타력을 과시하며 역전극에 시동을 걸었다. 

김아림은 9번 홀까지 버디 3개를 더하고도 보기 2개로 1타만 줄였으나 경쟁 선수들은 이보다 심한 부진을 겪으며 선두로 뛰어오를 수 있었고 결국 우승까지 거머쥐었다.

버디를 성공시키며 주먹을 불끈 쥐고 있는 김아림. 그는 경기 내내 화려한 샷과 그 못지 않은 세리머니로 갤러리들을 열광케 했다. [사진=KLPGA 제공]

 

김아림은 “KLPGA투어에서 가장 우승하고 싶은 대회에서 우승해 기쁘다”며 “바람이 강하고 핀 위치가 어려워 지키는 플레이를 한 게 주효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최고 강점인 초장타에도 정교함은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던 김아림이지만 코치진 3명의 도움을 받으며 완성도를 높였다. 정확도가 강점인 김효주를 제치고 정상에 선 건 더 의미 깊은 일이었다.

그는 “그동안 미국에서 뛰면서 다양한 샷을 구사하는 능력과 체력을 단련한 효과를 이번 대회 우승으로 확인했다”며 “미국에서 US여자오픈 두 번째 우승에 도전하겠다”고 포부도 밝혔다.

악천 후 속에도 타수를 지키는 김아림의 뛰어난 샷과 경기 운영, 누구도 예상치 못한 김효주의 추락 등은 골프가 얼마나 어렵고 예상하기 힘든 일인지를 실감케 했다. 이를 현장에서 지켜본 수많은 갤러리들은 이러한 골프의 묘미에 더욱 빠져들었고 선수들의 샷 하나하나에 웃고 울었다.

이날 경기가 열린 포천 일동레이크 골프클럽엔 8000여 갤러리가 몰렸다. 날씨가 좋지 않았음에도 뜨거운 관심이 이어지고 있다. 대회 조직위원회는 나흘 동안 1만5000여 관객이 입장했다고 밝혔는데, 이번엔 유료 관중 집계여서 그 의미가 더 깊었다.

이날 강한 바람에도 포천 일동레이크 골프클럽엔 8000여 갤러리가 운집했다. 여자골프에 대한 높은 관심이 지속되고 있다. [사진=KLPGA 제공]

 

만족스런 샷을 구사할 때마다 김아림은 포효하며 관중들을 덩달아 신나게 했다. 악천후에도 다양한 구질을 자유자재로 구사하며 갤러리들에게 값비싼 레슨도 제공했다. 

선수들은 경기력은 물론이고 팬들과 소통에도 적극적으로 나서며 경기장을 찾은 이들의 마음을 훔쳤다. 특히 이날 극심한 부진으로 우승을 눈앞에서 놓친 김효주도 아쉬워하기보다는 100여 명 팬들의 사인과 사진 공세 등에 밝게 화답했다. 30분이 넘도록 팬서비스를 펼친 김효주는 “골프가 원래 이런 것”이라며 “좋을 때도, 나쁠 때도 있다”고 말했다.

다만 갑작스럽게 높아진 열기 속에 옥에 티도 남았다. 골프는 매 샷마다 고도의 집중력을 요하고 이것이 승부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기도 한다. 선수들에게 뜨거운 응원을 보내다가도 샷을 위해 준비에 들어간 이후엔 정숙해야 하는 게 매너. 그러나 박결(26·삼일제약)의 샷을 담기 위해 휴대전화로 연속 사진을 촬영한 갤러리도 있었다. 순간 집중력이 흐트러진 박결의 샷은 홀컵에서 크게 벗어났고 그는 샷 이후 허탈함을 감추지 못했다.

타 스포츠에선 관중이 경기에 방해가 되는 행위를 할 때 퇴장 조치를 당하거나 심하게는 평생 경기장 출입 금지 등 제재를 받기도 한다. 그러나 골프에선 아직까지 이와 관련한 특별한 규정이 없다. 그만큼 자신들의 행동이 선수들의 플레이에 영향을 미치지 않게끔 스스로 주의를 기울이는 성숙한 관람 문화 형성이 뒤따라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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