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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사위 던진 정찬성, "서울 대회라면" [UF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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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사위 던진 정찬성, "서울 대회라면" [UFC]
  • 안호근 기자
  • 승인 2022.05.18 18: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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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한 경기는 더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은퇴를 암시했던 ‘코리안 좀비’ 정찬성(35·코리안좀비MMA·AOMG)가 별명처럼 다시 일어섰다. 이대로 물러서는 건 좀비답지 않은 엔딩이었고 누구보다 아쉬움이 컸다.

정찬성은 18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결과에 대한 핑계가 아닌 내 자신에 대해 후회도 많이 남는다”며 “그 경기가 100%의 내가 아니었다는 말을 하는 게 아니라 내 소신처럼 시합으로 보여주는 게 맞는 것 같다고 생각해서, 다음 한 경기는 더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고 밝혔다.

은퇴 의사를 내비쳤던 정찬성이 18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경기 출전 의사를 밝혔다. [사진=정찬성 인스타그램 캡처]

 

지난달 10일 열린 UFC 273. 정찬성의 종합격투기(MMA) 커리어에서는 떠올리고 싶지 않은 대회였다. 9년을 간절히 기다린, 다시 챔피언에 오를 수 있는 소중한 기회였지만 결말은 씁쓸했다.

챔피언 벨트를 차지하기 위한 마지막 관문이었던 알렉산더 볼카노프스키(34·호주)는 생각보다 강력했고 정찬성은 커리어 내 어떤 경기보다도 제대로 힘을 써보지 못하고 고개를 숙였다.

어느 때보다 자신감이 넘쳤으나 4라운드 TKO 패로 경기를 마친 정찬성은 “넘을 수 없는 벽을 느꼈다”며 “경기에서 지면 늘 그만하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시간이 조금 더 지나봐야 알겠지만 내가 더 이상 챔피언이 될 수 없다는 걸 느낀다. 이걸 계속 하는 게 맞는지 잘 모르겠다”고 밝혔다. 사실상 은퇴 선언이나 다름없었다.

지난 4일 tvN 유퀴즈 ‘유 퀴즈 온 더 블록’에 출연한 그는 볼카노프스키와 타이틀전을 돌아보며 쉽사리 말을 잇지 못했다. “잘 버텼다고 하는데 그것 밖에 내가 할 수 있는 게 없었던 것 같다”며 많이 울었다고 전했다. 

은퇴에 대한 고민도 털어놨다. “나이가 문제는 아니지만 아픈 게 문제”라며 “세 아이의 아빠로서 격투기를 은퇴한 뒤에도 아이들과 행복하게 살고 싶다. 그렇기에 고민이 많이 된다. 그렇다고 (포기하기엔) 격투기를 너무 사랑하고 있다”고 여운을 남겼다.

결국 정찬성은 마음을 굳혔다. “어쩌면 늙었을 수도, 어쩌면 실력이 없는 것일 수도, 그래서 항상 무대에서 보여주는 게 목표였고 매번 보여준 건 아니지만 그래왔다”며 “마지막 경기에서도 증명하지 못했지만 특별히 아쉬움이 더 많이 남는다. 장기적인 목표는 세우지 못하겠다. 일단 한 경기”라고 경기 출전 의사를 나타냈다.

다만 한 가지 조건을 내걸었다. 서울에서 열리는 대회로 국한한 것. 자신에게 유리한 조건인 동시에 국내 격투기계 부흥을 도모할 수 있는 카드. UFC로서도 흥행 보증 수표인 정찬성의 제안이 솔깃할 만하다. 2015년 11월 서울과 2019년 12월 부산 대회를 통해 국내 격투기 팬들의 갈망이 얼마나 큰지도 이미 확인했다. 주사위는 던져졌다. 이제 결정은 UFC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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