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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력 강조했던 김도균 감독, 아쉬웠던 경기운영능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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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력 강조했던 김도균 감독, 아쉬웠던 경기운영능력
  • 한찬희 객원기자
  • 승인 2022.05.26 1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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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 한찬희 기자] 김도균 수원FC 감독은 선수들의 정신력을 강조했다. 그러나 결과는 0-1 패배. 수원FC5경기째 승리를 챙기지 못했다.

수원FC는 지난 22일 경기도 수원종합운동장에서 열린 2022 하나원큐 K리그1 14라운드 홈경기에 전북 현대를 불러들였으나 곽윤호의 자책골로 0-1로 졌다. 이에 따라 수원FC는 지난달 10일 김천 상무와 경기에서 승리한 이후 5경기에서 2무 3패, 단 1승도 추가하지 못했다.

김도균 감독의 인터뷰 내용처럼 수원FC 선수들은 이날 투지 넘치는 모습을 경기장에서 보여줬다. 전반 초반부터 라인을 깊숙이 내려 수비에 가담했고 공격 상황에서도 수비를 염두에 두며 경기를 이어 나갔다. 상대가 역습 기회를 얻었을 때는 공을 소유한 상대 선수에게 빠르게 접근해 사전에 역습을 차단하기 위해 힘썼다. 김도균 감독이 강조한 정신력이 돋보인 부분들이었다. 이는 경기 후 데이터로도 확인할 수 있었다.

수원FC 김도균 감독 [사진=수원FC 구단공식홈페이지]
수원FC 김도균 감독 [사진=수원FC 구단 공식 홈페이지]

 

K리그 데이터 포털에 따르면 수원FC는 비록 경합(공중·지상)에서는 상대에 밀렸으나 인터셉트(38-36), 클리어링(44-31), 차단(16-10) 등 수비 지표에선 앞섰다. 이는 수원FC가 얼마나 적극적으로 상대를 압박했는가를 알 수 있는 데이터다. 탈압박에선 수원FC가 1, 전북이 5회를 기록했는데, 이 역시 수원FC가 압박을 그만큼 상대보다 많이 했기 때문에 기록된 데이터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축구는 정신력과 투지로만 하는 것이 아니다. 김도균 감독이 경기 전후에 강조했던 정신력은 축구에서 승리를 떠나 모든 팀이 기본적으로 갖춰야 할 대목이다. 또한 김도균 감독이 수원FC의 5경기 무승 탈출 해법을 선수들의 정신력에서만 찾으려고 한 것도 큰 아쉬움이 남는다.

축구 경기 결과는 감독만의 혹은 선수들만의 책임이 아니다. 그러나 경기 운영에 관해서는 직접 경기에 참여하는 선수들보다는 감독에게 그 책임이 더 크다 할 수 있다. 김도균 감독의 문제 인식 및 태도는 같은날 안양종합운동장에서 치러진 K리그2 FC안양과 서울 이랜드의 경기를 지휘한 두 감독의 그것과 상반된다.

해당 경기에서 안양은 후반 이른 시간 퇴장자가 나와 경기 운영에 어려움을 겪었고 서울 이랜드는 킥오프 전 준비운동 중 부상자가 발생해 예기치 못한 상황을 맞았다. 하지만 경기를 무승부로 마쳤던 두 감독은 감독의 역할과 책임을 강조했다. 그리고 자신을 되돌아보며 경기를 객관적으로 바라봤고 결과에 대한 책임을 지도자 본인에게 돌렸다.

한편 김도균 감독은 이날 후반전에 좋은 활약을 펼쳤던 김현을 라스와 교체했는데 이 부분에서도 김도균 감독의 경기 운영 능력이 아쉬움으로 남는다. 김현은 전반전에는 이렇다 할 활약을 펼치지 못했지만 후반전에는 눈에 띌만한 활약을 보였다. 특히 이승우와 호흡이 돋보였다.

[사진=수원FC 구단공식 홈페이지]
[사진=수원FC 구단공식 홈페이지]

 

김현은 후반 2분 센터서클 부근에서 니실라의 패스를 유연한 터치로 받아 수비수 뒷공간으로 파고들던 이승우에게 키패스를 제공했다. 아쉽게 슛이 떴으나 수원FC가 이날 경기 중 보여준 가장 완성도 있는 공격작업이었다.

이후에도 김현은 공격진영으로 넘어온 패스를 발과 가슴으로 컨트롤한 후 슛을 기록했다. 상대 골키퍼의 세이브에 막혔으나 상대에겐 충분히 위협적인 장면이었다. 후반 15분 이승우가 상대의 왼쪽 측면에서 오른발 크로스를 올렸고 문전으로 뛰어들던 김현이 머리를 갖다 댔던 장면도 인상적이었다.

김현과 이승우 조합이 점점 위력을 키워가던 때 김도균 감독은 돌연 김현을 라스로 교체했다. 김현이 교체로 물러났을 때 수원FC 홈관중들이 열렬한 격려와 지지를 보냈던 것은 김현의 이날 경기 활약을 가늠케 했다. 또한 김현은 득점을 기록하지는 못했지만 양 팀 통틀어 최다인 공중볼 성공 8회로 제공권에서도 수원FC에 기여한 바가 컸다. 김현은 이날 경기 후 수원FC에서 가장 높은 평점인 6.8을 받았다.

그러나 김현이 빠지고 라스가 투입된 수원FC 공격진은 더 이상 날카롭지 못했다. 라스는 공격진영에서 유의미한 장면보다는 2% 부족한 공격 모습을 보여줬다. 지난 시즌 18골(6도움)으로 K리그1 득점 부문 2위에 올랐던 그는 이번 시즌에는 약점으로 평가받는 기회 포착 능력 대비 낮은 결정력이 도드라지며 2골(1도움)에 그치고 있고 이날도 반전을 이뤄내지 못했다.

경기 후 김도균 감독은 공식 인터뷰에서 교체 투입된 선수들이 날카롭지 못했다며 이 부분에 대해 인정하면서도 감독 스스로에게는 끝내 책임을 묻지 않았다. 아직 지난 시즌의 폼을 되찾고 있지 못하는 라스를 투입하는 선택보다는 김현을 끝까지 믿는 선택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수원FC2022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로 인한 K리그1 휴식기를 마친 이후 1경기에서도 승리를 따내지 못하고 있다. 그리고 A매치 휴식기에 돌입하기 직전 만날 상대는 현재 1위 팀인 울산 현대다. 과연 김도균 감독은 전북전의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고 휴식기 직전 1승을 거둘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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